Ⅰ. 서 론
Ⅱ. SMP-REC 가격 변화 추이와 상호관계
1. 선행연구
2. 제도적 설계에 기반한 SMP-REC 가격의 상호관계
3. SMP-REC 가격 변화 추이
4. SMP-REC 가격 비대칭성 고려 필요성
Ⅲ. 분석모형 및 자료
1. 분석모형
2. 자료
Ⅳ. 분석결과
1. 전 기간 (2017.04.-2024.05.)
2. 전반기 (2017.04.-2021.10.)
3. 후반기(2021.11.-2024.05.)
Ⅴ.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Ⅰ. 서 론
한국은 재생에너지 도입 초기인 2002년, 발전차액지원제도(Feed-in-Tariff, FIT)를 채택하여 경제성 확보가 어려운 태양광, 풍력 등의 발전원에 계약기간 동안 고정된 가격을 보장함으로써 보급을 견인하였다. FIT 제도 하에서 발전사업자는 생산한 전력을 한국전력거래소에 계통한계가격(System Marginal Price, SMP)으로 판매하고, FIT에서 책정된 기준가격과 SMP와의 차액을 전력기반기금을 통해 보상받았다. FIT는 발전사업자가 가격 불확실성에 노출되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양한 재생에너지 원별 기준가격을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기준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될 경우 보급이 위축되고, 반대의 경우 불필요한 재정적 지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또한 FIT 하에서는 발전사업자 간 경쟁 유인이 없기 때문에, 발전사업자의 기술개발 및 비용최소화 노력 부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비용하락이 지연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FIT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enewable Portfolio Standard, RPS)를 2012년 도입했다. RPS는 500MW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로 하여금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이다. RPS 시행 이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누적 보급 용량은 2012년 약 8.2GW에서 2022년 33.8GW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했고, 발전량은 2012년 약 19.5GWh에서 2022년 57.8 GWh로 증가했다.1) 따라서 RPS는 재생에너지의 양적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RPS 하에서 공급 의무자로 지정된 발전사업자는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거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newable Energy Certificate, REC)를 구매해서 의무 공급량을 충당할 수 있다. 따라서 RPS하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주요 수익구조는 생산된 전력을 전력시장에 판매함으로써 얻게 되는 SMP 수익과 재생에너지 전력에 대응하여 발급받는 REC를 공급 의무자에 판매함으로써 얻는 수익으로 구성된다. FIT의 기준가격과 달리 RPS하에서 REC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가격발견 실패로 인한 비효율의 발생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현물시장과 자체계약 등 일부 시장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SMP 변동과 REC 가격 변동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이중 가격 불확실성에 노출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밖에 복잡한 REC 가중치 체계와 RPS 시장의 다양성 등이 비효율을 유발하는 요인들로 지목되고 있다(이수일 외, 2015; 이석호・조상민, 2017; 조상민, 2024).
RPS 하에서 신재생에너지 전력에 대한 적정 보상수준은 생산원가인 LCOE (Levelized Cost of Electricity)를 회수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익 구조상 SMP와 REC 보상가격이 상호 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RPS하에서 SMP와 REC 가격은 역방향 관계임을 상정할 수 있고, 실제로 REC 가중치 체계 등 주요 정책수단 또한 이러한 전제하에 설계되었다. 하지만 전체 REC 시장의 가격, 나아가 RE100 가격 형성을 주도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현물시장의 경우 2021년 코로나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공급망 위기 이후 SMP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REC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용이 증가하면서 시장의 비효율성이 부각되고, RPS가 비용효율적 신재생에너지 보급이라는 설계 목적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REC 현물가격과 SMP의 가격 전이효과를 분석함으로써, 제도 설계 의도대로 장기적으로 두 가격 사이에 음의 관계가 유지되는지 확인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RPS의 효율성을 판단해 보고자 한다.
Ⅱ. SMP-REC 가격 변화 추이와 상호관계
1. 선행연구
RPS를 시행 중인 국가들을 대상으로 REC 혹은 거래가능녹색인증서(Tradable Green Credit) 시장을 분석한 선행연구들은 비교적 다수가 존재한다. 하지만 전력 가격과 REC 가격 사이의 관계를 논의의 중점에 두고 실증분석을 수행한 선행연구는 매우 드물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어도 저자들이 확인한 바로는 국내 시장에 대한 실증 연구는 Li et al.(2023)이 유일하다. Li et al.(2023)은 한국 REC 현물시장의 가격 결정요인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2012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의 월간 자료를 활용하였으며, 자기회귀시차분포(Autoregressive Distributed Lag, ARDL) 추정 방법론을 통해 REC 현물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였다. 추정 결과에 따르면 REC 누적 초과 공급량과 REC 현물시장에서의 계약 체결량, RPS 관련 정책 변화(고정가격계약 선정입찰, REC 가중치 개편) 등을 REC 현물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제시했다. 추정된 계수 값들의 장기 관계를 살펴보면 REC 계약 체결량과 REC 현물가격은 양의 관계를 나타냈고, REC 누적 초과공급량과 REC 현물가격은 음의 관계를 나타냈다. 그리고 REC 가중치의 증가와 고정가격계약 선정입찰과 같은 정책 변수들은 REC 현물가격의 하락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Li et al.(2023)은 SMP와 REC 현물가격 간 유의미한 관계를 찾지 못했다. 그 이유로는 시간 가변적인 효과를 추정하지 못한 점과 SMP가 공공기관에 의해 규제받는 한국의 전력 정책 상황을 제시하였다.
Schusser and Jaraitė(2018)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의 주간 자료를 바탕으로 Vector Autoregressive(VAR) 방법론을 활용하여 스웨덴-노르웨이의 전력-REC-배출권 시장의 가격신호와 상호작용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력 가격에 대한 상방 충격(변화)은 REC 가격에 단・장기에 걸쳐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전기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기수요와 함께 REC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으로 해석하였다.
Shrestha and Kakinaka(2023)는 2011년 4월부터 2020년 6월을 대상으로 웨이블릿 일관성 분석(Wavelet Coherence Analysis) 방법론을 활용하여 인도의 전력 및 REC 가격의 관계에 대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기적으로 전력 가격과 REC 가격 간에 가격 동조화(co-movement)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동조화 현상은 대체로 전기가격의 변화가 REC 가격의 변화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두 가격 간의 방향성은 시기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전력 가격과 REC 가격 간 가격 동조화 현상은 REC 시장이 개설된 초기에 발생하였고, 제도가 자리를 잡아가는 후반기로 갈수록 음(-)의 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2)Shrestha and Kakinaka(2023)는 상반된 방향성이 도출된 결과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로는 전반기에 나타난 REC와 전기가격 간 양(+)의 관계는 REC 시장 초기 단계에서 REC의 공급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시장에서 협상력을 누렸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기수요의 증가는 전기가격의 상승을 야기하고, 의무 공급사의 의무량을 증가시켜 REC 수요량 증가에 따른 REC 가격 상승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반면 분석 기간 후반기에 관찰된 REC와 전기가격 간 음(-)의 관계는 인도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이 다른 에너지원과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전기 판매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이 충분히 생산비용을 회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 REC를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석하였다.
2. 제도적 설계에 기반한 SMP-REC 가격의 상호관계
RPS에서 신재생에너지의 생산비용인 LCOE는 전력과 REC 판매 수익으로 보상된다(이철용, 2015). 따라서 REC 시장이 효율적임을 가정하면 이론적으로 「LCOE =SMP+REC 가격」이라는 수식이 성립된다. 시장을 통해서 LCOE를 회수할 수 있는 수준으로 SMP와 REC 보상가격이 상호 조정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SMP와 REC 가격은 역방향 관계임을 상정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RPS가 설계 및 운영되는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RPS에서 핵심 정책수단은 REC 가중치 체계이다. REC 가중치는 경제성과 정책성을 고려하여 산정되는데, 이중 경제성 가중치는 기준이 되는 신재생에너지 전원 대비 타 신재생에너지 전원의 요구 REC 비율을 기반으로 산정된다. 여기서 요구 REC는 다음 식 (1)과 같이 산정되며 해당 전원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REC 가격 수준을 의미한다(Cho et al., 2024). 식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REC 가중치 체계는 기본적으로 「LCOE=SMP+REC 가격」이라는 전제에 기반한다.
여기서 는 전원 의 요구 REC, 는 전원 의 균등화발전원가, 는 기준SMP, 는 기준전원의 요구 REC를 의미한다.
3. SMP-REC 가격 변화 추이
그렇다면 SMP와 REC 가격이 제도 설계 의도대로 상호 보완적으로 움직였는지 확인해 보자. [그림 1]을 보면, 육안상 쉽게 구분하기 힘들지만, 2017년부터 2019년 초반까지는 SMP는 상승하는 반면 REC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이어서 2019년 초반부터 2020년 후반까지는 SMP와 REC 가격이 모두 하락하고 있다. 그리고 2020년 후반부터 2023년 초반까지는 SMP와 REC 가격 모두 상승하고 있으며, 2023년 초반부터 2024년 5월까지는 SMP는 하락하고 REC 가격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기간별로 SMP와 REC 가격의 변화방향이 다르게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서 연도별로 SMP와 REC 가격의 변화방향을 구분해 보기 위해 산점도를 그려보았다([그림 2]). 산점도가 SMP의 REC 가격에 대한 영향을 보여준다고 할 때, 연도별로 상이한 기울기는 SMP가 REC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연도별로 비대칭적이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세선을 기준으로 판단해 보면 2017년, 2018년, 그리고 2023년은 추세선이 음의 기울기를, 해당 연도를 제외한 나머지 연도에서는 추세선이 양의 기울기 나타내고 있다.
결론적으로 SMP와 REC 가격 간의 관계가 상호 보완적이지 않을 수 있고, 기간에 따라 혹은 연도별로 차별적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SMP가 REC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방식의 선형 회귀식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며, SMP 상승과 하락이 REC 가격에 비대칭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4. SMP-REC 가격 비대칭성 고려 필요성
분석을 수행하기에 앞서 REC 가격에 대한 구조적 변화가 발생했는지 확인을 선행하였다. REC 현물가격이 2021년 중반까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2021년 중반을 기점으로 상승추세로 반전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Zivot-Andrews 단위근 검정을 수행하여 REC 현물가격에 로그를 취한 변수의 구조변화 시점(break point)을 검정한 결과, 2021년 10월에 구조변화가 발생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전 기간(2017.04.-2024.05.)을 대상으로 모형을 추정한 결과를 제시함과 동시에 구조변화 시점을 기준으로 분석 기간을 전반기(2017.04.-2021. 10.)와 후반기(2021.11.-2024.05.)로 구분하여 모형을 추정하여 결과를 비교했다.3)
[그림 3]은 전반기와 후반기를 구분한 SMP와 REC 현물가격의 선형 관계를 보여준다. 추세선을 통해 기간을 구분하지 않을 경우, 변수가 유의하지 않거나 추정식의 설명력이 낮을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후반기 추세선의 기울기가 상반되는 점에서 SMP와 REC 현물가격의 비대칭성을 고려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반면 [그림 4]는 SMP의 양과 음의 누적 부분 합과 REC 현물가격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 비대칭성을 고려하지 않은 [그림 3]과 비교하여 비대칭성을 고려할 경우 추정식의 설명력이 제고될 수 있음을 시각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전반기(2017. 04.-2021.10.)의 경우 SMP가 상승하면 REC 현물가격이 하락하고, SMP가 하락해도 REC 현물가격은 하락하는 분포를 보인다. 후반기(2021.11.-2024.05.)에는 SMP가 상승해도 REC 현물가격이 상승하고, SMP가 하락하면 REC 현물가격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즉, SMP의 변화방향과 상관없이 전반기에는 REC 현물가격이 감소하고, 하반기에는 REC 현물가격이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REC 가격이 SMP와 상관없이 다른 요인에 의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추정케 한다. 이러한 특성을 실증분석을 통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Ⅲ. 분석모형 및 자료
1. 분석모형
본 연구에서는 REC 현물가격과 그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간의 장단기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비선형(nonlinear) ARDL 모형을 분석모형으로 선택하였다. ARDL 모형은 Pesaran and Shin(1999)이 소개했고, 이후 Pesaran et al.(2001)에 의해 확장되었다. Nkoro and Uko(2016)는 ARDL 접근법의 이점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첫째, 변수들이 안정적이거나 차수가 1인 단위근이 존재하거나, 혹은 이 두 가지의 조합이든 상관없이 ARDL 모형을 적용할 수 있다. 둘째, 잔차 상관이 없어 내생성 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셋째, 간단한 선형 변환을 통해 장기 정보의 손실 없이 오차수정 모형으로 변형이 가능하다.
Shin et al.(2014)는 ARDL을 기반으로 독립변수를 양과 음의 부분합(partial sums)으로 분해하여 비선형 ARDL 모형을 제안하였다. 장기 균형식인 에서 설명변수인 를 분해하면 과 같다. 이때 는 회귀변수의 벡터를 의미한다. 는 초기값을 의미하고, 와 는 아래 수식 (2)와 같은 양과 음의 누적 부분 합을 의미한다.
따라서 비대칭 장기 균형식은 으로 다시 쓸 수 있고, 이를 ARDL(p, q)에 결합하면 식 (3)과 같은 비선형 ARDL(p, q) 모형을 설정할 수 있다.
비대칭 장기 균형식에서의 비대칭 계수값인 와 는 각각 와 로 표현되며, 는 자기회귀 파라미터, 와 는 비대칭적인 시차분포항의 파라미터이다. 즉, 𝜌, 𝜃는 장기 균형 관계를 나타내는 계수들을 의미하고, 와 는 단기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계수이다.
비선형 ARDL 모형에서 공적분 관계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이라는 귀무가설을 F-검정을 통해 검증한다(Pesaran et al., 2001). 그리고 장기 효과의 비대칭성은 라는 귀무가설을 통해 확인한다. 비대칭 장기 균형식의 와 이 서로 같은지 확인하는 개념이다. 또한 단기효과의 비대칭성은라는 귀무가설을 검정하여 확인한다. 이러한 검정은 통상적으로 Wald test를 활용한다.
본 연구에서는 REC 현물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규명하기 위한 장기 균형식으로 와 같은 함수를 설정하였다. 여기서 는 t기의 REC 현물가격, 는 t기의 계통한계가격, 는 t기의 현물시장 REC 거래량을 의미한다. 앞서 설명한 변수는 모두 자연로그를 취하였다. 그리고 REC 현물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외생변수의 벡터인 를 고려하였다. 이어서 위의 장기 균형식을 바탕으로 SMP 변화의 비대칭적 영향을 확인하고, 기타 외생변수들의 영향을 추정하기 위해 식(4)의 비선형 ARDL 모형을 추정했다. 이때 REC 현물가격에 대한 비선형 ARDL 회귀식의 자귀회귀 변수와 시차분포항의 시차는 SBIC의 기준을 적용하여 결정하였다.
2. 자료
REC 현물시장은 2012년 2월 개설되었다. 따라서 분석을 위해 REC 현물가격()과 현물시장 거래량()에 대해 해당 시점부터 2024년 5월까지의 월간 자료를 확보하였다. 이때 REC 현물가격()은 해당 월에 거래된 REC의 가중평균 가격을 의미한다. RPS 시행 초기부터 고정가격계약 선정입찰 제도는 시행되어 왔다. 초반의 고정가격계약은 REC에 대한 고정가격 장기계약을 의미하지만, 2017년 이후 고정가격계약 선정입찰 제도는 REC와 SMP의 합산가격(SMP+REC)에 대해 고정가격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즉, 고정가격계약을 체결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 구조는 계약 체결 시기에 따라 다르다. 2017년 이전에는 REC 고정가격()과 변동하는 SMP()의 합산 값을 기준으로 정산 수익이 발생했을 것이다. 반면, 2017년 이후에는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정산 수익은 로 정해진다. 그리고 고정가격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현물시장에 REC를 판매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정산수익은 변동하는 SMP()와 현물시장에서의 REC 판매가격()의 합으로 결정된다(<표 1>).
본 연구는 분석 대상 기간을 고정가격계약 체결방식의 변화 시점인 2017년 4월부터 2024년 5월까지로 설정하였다. 고정가격계약 체결 방식의 변화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현물시장 또는 고정가격계약 선정입찰 참여 여부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현물시장의 REC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REC 가격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중요한 이유는, 2017년 4월 이후 도입된 SMP와 REC 합산 고정가격계약 방식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적정 보상수준을 제시함으로써 전체 REC 시장에 대한 일종의 참조 가격을 제공하고, 이러한 참조 가격이 입찰이라는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에 기반하여 도출된다는 점이다. 즉 「LCOE=SMP+REC 가격」 이라는 제도 운영의 전제와 시장 효율성 달성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해당 시기 이후 REC 현물가격에 대한 시장의 기대 가격 역시 변화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SMP는 한국전력거래소에서 발표하는 육지와 제주 통합 SMP를 활용하였다.4) 이상에서 논의된 주요 변수들의 기초 통계량은 <표 2>와 같다. 분석 대상 기간 동안 REC 현물가격은 69.8원/kWh, SMP는 114.7원/kWh 수준이었다. 그리고 월 평균 약 78.3만 REC가 현물시장에서 거래되었다.
<표 2>
주요 변수의 기초 통계량
변수명 | 단위 | 설명 | obs | mean | s.d | min | max |
원/kWh | REC 가격 | 87 | 69.8 | 29.1 | 29.5 | 131.4 | |
원/kWh | SMP | 87 | 114.7 | 50.9 | 49.8 | 267.6 | |
천REC | REC 거래량 | 87 | 783.3 | 405.7 | 83.2 | 1,680.3 |
자료: REC 가격 및 물량은 한국에너지공단(2024), SMP는 한국전력거래소(2024)를 활용하여 저자 작성
한편, 추정식에 연도별 더미변수를 추가하였다. REC 현물가격은 수급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데이터 확보의 한계로 인해 REC 현물시장 거래량을 제외한 REC 수급 관련 변수를 충분하게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한적이지만 연도별 더미변수가 각 연도별 수급 변화를 설명해 줄 것으로 기대하였다. 예를 들어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REC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초과 공급의 시기였던 반면, 2022년부터 2023년은 REC 초과수요가 발생한 시기이다([그림 5]). 앞서 구조변화 발생 시점으로 구분한 2021년 10월은 REC 초과 공급의 시기에서 초과수요의 시기로 전환되는 시점과 일치한다. 이를 통해 REC 초과 공급 시기에는 SMP와 무관하게 REC 현물가격이 낮아질 유인이 발생하고, 초과수요 시기에는 REC 현물가격에 상승 압력이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Ⅳ. 분석결과
1. 전 기간 (2017.04.-2024.05.)
먼저, SMP와 REC 현물가격의 장기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전 기간에 대한 공적분 분석을 수행하였다. <표 4>의 장기 공적분 관계 추정 결과와 <표 3>의 공적분 검정결과를 확인할 때, SMP와 REC 현물가격은 공적분 관계가 존재한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장기 관계를 나타내는 추정계수 , 와 단기 효과를 나타내는 시차분포항의 추정 계수들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단기 및 장기 비대칭성 역시 확인할 수 없다(<표 4>). 반면, 외생변수인 REC 현물시장 거래량과 연도별 더미변수에서만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더미변수의 경우 구조변화 시점으로 파악하고 있는 2021년 이전과 이후의 유의성이 구분된다. 이상의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SMP는 장단기적으로 REC 현물가격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REC 시장의 수급 상황이 REC 가격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 전반기 (2017.04.-2021.10.)
SMP와 REC 현물가격의 공적분 관계를 나타내는 모수 𝜌, , 의 추정치는 𝜌를 제외하고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추정되었다(<표 4>). 공적분 존재 여부를 검정하는 통계량5)과 통계량6)을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기준으로는 귀무가설을 기각하지 못했지만, 기준으로는 10% 유의수준에서 귀무가설을 기각하며 공적분 관계가 존재함을 보였다(<표 >3).
각 모수를 통해 추정한 장기 균형 관계를 살펴보면, SMP의 상승할 때와 하락할 때의 계수값 와 은 각각 -1.18과 0.65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결과이다. 따라서 SMP가 상승하면 REC 현물가격은 하락하고, SMP가 하락해도 REC 현물가격은 하락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SMP가 상승하는 기간에는 SMP와 REC 현물가격 사이에 음의 관계가 관측되었지만, SMP가 하락하는 기간에는 REC 현물가격이 함께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서 SMP의 상승 및 하락이 REC 현물가격에 미치는 영향의 장기 비대칭성을 검정하였다. 비대칭성은 계수값이 동일하다는 귀무가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장기 관계에 대한 비대칭성 검정 결과는 귀무가설(=)을 5% 유의수준 하에서 기각하였다. 따라서 SMP의 상승과 하락 변동은 REC 현물가격에 비대칭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 효과를 나타내는 와 의 부호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또한 SMP가 상승할 경우의 REC 현물가격 변화폭이 SMP가 하락했을 때의 REC 현물가격의 변화폭보다 더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SMP 변화율 등락의 REC 현물가격 변화율에 대한 단기적인 영향을 나타내는 계수인 와 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리고 SMP 변화율의 하락과 상승의 단기적 영향이 대칭적이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하였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비대칭성 역시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SMP를 제외한 외생변수의 영향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REC 현물시장 거래량은 REC 현물가격의 변화율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REC 현물시장의 수요 증가로 인한 거래량 증가는 REC 가격의 변화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연도별 더미변수는 2021년을 제외하고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3. 후반기(2021.11.-2024.05.)
후반기에 해당하는 기간의 추정결과를 확인해 본다(<표 4>). SMP와 REC 현물가격의 공적분 관계를 나타내는 모수 𝜌, , 의 추정치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추정되었다. 균형으로의 회복속도를 의미하는 𝜌는 -0.791로 매우 큰 값을 보인다. 공적분 검정 결과 역시 통계량7)과 통계량8) 기준 모두 귀무가설을 기각하며 공적분 관계가 존재함을 보였다(<표 3>).
각 모수를 통해 추정한 장기 균형 관계를 살펴보면, SMP의 상승할 때와 하락할 때의 계수값인 과 은 각각 0.179와 -0.195로 나타났다. 모두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결과이다. 따라서 SMP가 상승하면 REC 현물가격은 상승하고, SMP가 하락해도 REC 현물가격은 상승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전반기의 추정 결과와 반대이다. 즉 SMP와 REC 현물가격 사이의 음의 관계가 SMP의 하락 기간에 관측되었지만, SMP가 상승하는 기간에는 REC 현물가격이 함께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장기효과의 추정 계수의 절대값이 전반기에 비해 매우 작음을 확인할 수 있다. 러-우 전쟁의 영향으로 천연가스 현물가격이 급등하며 SMP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한 것에 비해 REC 현물가격의 변동폭은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리고 SMP의 상승 및 하락이 REC 현물가격에 미치는 영향의 장기 비대칭성을 검정하였다. 장기 관계에 대한 비대칭성 검정 결과는 귀무가설(=)을 1% 유의수준 하에서 기각하였다. 따라서 SMP의 변동은 REC 현물가격에 비대칭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검정되었다.
한편, SMP의 REC 현물가격에 대한 단기적인 영향을 나타내는 시차분포항의 추정계수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추정되었다. SMP 등락에 따른 REC 현물가격변화율의 변화방향은 장기 관계와 동일하다. 그리고 SMP 변화율의 하락과 상승의 단기적 영향이 대칭적이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하며 단기적인 비대칭성의 발생을 확인하였다.
REC 현물시장 거래량은 전반기의 분석 결과와 동일하게 REC 현물가격 변화율에 양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더미변수는 대체적으로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021년 더미변수는 5% 유의수준에서 유의하게 추정되었다. 기준 더미가 2024년임을 감안하면, 음의 값으로 추정된 2021년 더미변수의 계수값은 2021년이 REC 초과공급이 발생했던 기간인 점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표 3>
비선형 ARDL의 공적분 검정 결과
전 기간 (2017.04.-2024.05.) |
전반기 (2017.04.-2021.10.) |
하반기 (2021.11.-2024.05.) | |
(𝜌=0) | 0.515 | 1.627 | -3.784** |
() | 4.886* | 4.928* | 7.495** |
<표 4>
비선형 ARDL 모형 추정결과
종속변수: |
전 기간 (2017.04.-2024.05.) |
전반기 (2017.04.-2021.10.) |
하반기 (2021.11.-2024.05.) |
장기 공적분 관계 추정 결과 | |||
0.037 | -0.251 | -0.791*** | |
(𝜌) | (0.072) | (0.154) | (0.209) |
-0.090* | -0.296** | 0.142* | |
() | (0.046) | (0.120) | (0.071) |
0.085** | 0.163** | -0.155** | |
() | (0.042) | (0.065) | (0.065) |
장기효과 [+] | 2.443 | -1.180** | 0.179*** |
(-) | (0.286) | ( 4.285) | (9.004) |
장기효과 [-] | -2.319 | 0.650* | -0.195*** |
(-) | (0.264) | (2.893) | (13.06) |
장기 비대칭성 | (0.289) | (5.068)** | (37.82)*** |
(=) | |||
단기 추정결과(AR 및 시차분포항) | |||
-0.178 | 0.029 | -0.057 | |
() | (0.123) | (0.181) | (0.161) |
0.176 | -0.153 | 0.502*** | |
() | (0.122) | (0.157) | (0.146) |
-0.090 | -0.185 | -0.276** | |
() | (0.111) | (0.170) | (0.114) |
단기 비대칭성 | (1.923) | (0.015) | (12.42)*** |
() | |||
외생변수 추정결과 | |||
0.098*** | 0.086*** | 0.062* | |
(0.021) | (0.026) | (0.032) | |
D18 | -0.001 | 0.029 | - |
(0.034) | (0.036) | ||
D19 | 0.037 | 0.038 | - |
(0.062) | (0.063) | ||
D20 | 0.108 | 0.070 | - |
(0.096) | (0.098) | ||
D21 | 0.236* | 0.278** | -0.132* |
(0.128) | (0.132) | (0.073) | |
D22 | 0.333** | - | 0.048 |
(0.135) | (0.062) | ||
D23 | 0.426*** | - | 0.052 |
(0.153) | (0.033) | ||
D24 | 0.478*** | - | - |
(0.164) | |||
_cons | -0.732* | 0.784 | 1.973*** |
(0.415) | (0.851) | (0.635) | |
N | 84 | 53 | 31 |
Ⅴ.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본 연구는 SMP와 REC 가격이 음의 관계를 보이는지 한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실증분석을 통해 분석하였다. 공급망 위기가 발생한 이후 SMP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REC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관찰하면서, RPS가 당초 설계 목적에 부합하게 효율적으로 작동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비선형 ARDL 방법론을 적용하여 양 가격 간의 전이효과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전 기간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단・장기적으로 SMP는 REC 현물가격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RPS는 SMP와 REC 현물가격의 음의 관계를 기본 전제로 REC 보조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LCOE의 하락을 바탕으로 REC를 통한 보조가 없이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이 전력시장에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결과는 RPS의 설계 의도대로 시장이 작동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둘째, 수급 요인으로 인한 구조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 전후로 분석기간을 나누어 분석한 결과를 통해 SMP가 REC 현물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비대칭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그리고 SMP의 양의 충격과 음의 충격은 REC 현물가격에 기간별로 각각 반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전반기(2017. 4.-2021.10.)의 경우 SMP가 상승하면 REC 현물가격이 하락하는 음의 관계를 보였다. 그리고 SMP가 하락할 경우에는 REC 현물가격 역시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반면, 후반기(2021.11.-2024.05.)에는 SMP가 하락하면 REC 현물가격은 상승하며 음의 관계를 나타냈다. 하지만 SMP가 상승하면 REC 현물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수급 여건이 REC 현물시장 가격 상승 및 하락뿐만 아니라 SMP와 REC 현물가격 사이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수급 여건에 따라 시장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반기의 SMP 및 REC 가격 동반 하락과 후반기의 동반 상승은 수급 변동에 따른 시장 불안정을 시사한다. 전반기 양의 관계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를, 하반기 양의 관계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용의 상승을 가중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전반기에는 REC 초과 공급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원가 하락이, 후반기에는 REC 초과 수요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REC 공급 조정이 REC 가격 변동을 초래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는 RPS의 효율적・안정적 운영을 위해 공급 확대 및 수요의 탄력적인 조정 등 수급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고,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시장제도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와 같은 시사점은 Li et al.(2023)이나 Hustveit et al.(2017)의 연구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우리나라 REC 시장을 분석한 Li et al.(2023) 역시 REC 시장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REC 수요와 공급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REC 가격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신재생에너지의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Hustveit et al.(2017)은 스웨덴-노르웨이 REC 시장의 특성을 분석하면서, REC 수요의 작은 변화도 REC 가격의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이들은 REC 가격 안정화를 위해 수요 할당량의 주기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연구결과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은 단기적 관점과 중장기적 관점에서 다음 두 가지로 요약이 가능하다. 첫째, REC 현물시장의 수급, 더 나아가 RPS하에서 REC 수급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신재생에너지 의무 공급량은 사전에 공표되고 탄력적으로 조정될 수 없다. 의무공급사의 발전량에 따라 소폭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REC 수요량은 사전에 정해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의 수급 균형을 위해서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공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매년 적정한 수준으로 시장에 진입하는지 관리하거나 유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 RPS 시장은 현물시장과 자체계약 위주로 구성되어 신규 사업에 대한 진입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수급 불균형 발생 가능성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이와 같은 수급 불균형은 REC 가격의 변동성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현물시장의 이중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용 역시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현물시장은 REC 시장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분석 결과에서도 현물시장 거래량 증가는 REC 가격의 변화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급 관리와 가격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한 고정가격계약의 비중을 확대하고 현물시장의 비중 축소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장기적으로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시장제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RPS는 효율성과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전 기간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통해 REC 시장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였다. 또한, 기간별로 발생하는 SMP와 REC 현물가격 간 양의 관계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소비자 또는 생산자의 부담이 가중되며, 신재생에너지 시장 가격 상승 또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저해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당초 REC 현물시장은 연말 의무량 부족분과 계약 미체결 등과 같은 일시적 수급 문제를 조절하기 위해 개설되었으나, 현물시장 거래 비중에 대한 제약이 없어 설계 의도와 달리 현물시장의 비중이 큰 상황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현물시장의 수급 불일치 및 불안정 등이 시장의 비효율성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임을 감안할 때 현물시장 축소를 위한 수단들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미봉책일 뿐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시장제도, 가령 경매제도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경매제도는 가격입찰을 통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보급을 유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시장의 진입 관리와 수급 안정화에 유리하다. 그리고 낙찰된 가격으로 고정가격계약이 체결되므로, REC 가격이나 SMP의 변동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비효율을 야기했던 RPS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9) 또한 시장진입을 위한 경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전력 판매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
본 논문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LCOE=SMP+REC 가격”이라는 등식의 성립을 전제로 SMP와 REC 가격의 관계를 논의하였다. 하지만 항등식 관계가 현실적으로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김종익・조상민(2024)은 LCOE의 변화, REC 수급,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이윤극대화 동기 등의 요인들에 의해 SMP와 REC 가격 간 양의 동조화 현상이 발생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REC 현물시장의 수급 관련 변수를 충분하게 고려하지 못한 점 역시 본 연구의 한계이다.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통제 변수를 활용하여 추정모형을 정교하게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후속 연구가 수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