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Ⅱ. 자 료
1. 에너지집약도
2. 총요소생산성
3. 에너지 가격
Ⅲ. 분석 방법 및 결과
1. 분석 방법
2. 분석 결과
3.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차이
Ⅳ. 결 론
◎ 부 록 ◎
Ⅰ. 서 론
전 세계적으로 집약적인 에너지 사용은 경제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수행하였다. 우리나라 역시 산업화를 압축적으로 겪으며 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였고, 이는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에너지집약도1)로 나타나고 있다(Hille and Lamberned, 2020).
선행연구는 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대표적으로 류상윤・박기주(2016)는 1985년 이후 제조업을 대상으로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한 효과는 에너지집약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지만, 산업 내에서의 에너지 사용이 증가하여 에너지집약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 전체적인 에너지집약도가 증가했음을 보였다. 또한, 박세영・이창근(2022)은 산업을 서비스업까지, 기간을 1970년까지 확장하여 1990년 이전에는 산업구조의 변화가 오히려 에너지집약도를 증가시켰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산업 부문의 에너지집약도에 대한 선행 연구는 모두 분해기법을 사용하여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산업 내 에너지집약도 변화의 기여도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산업 내 에너지집약도 상승이 우리나라의 전체적 에너지집약도 상승에의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함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원인 혹은 결정 요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다.2)
따라서, 우리는 산업 내 에너지집약도의 변화 원인을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그 주요 결정요인으로 총요소생산성(TFP, Total Factor Productivity)에 주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총요소생산성은 기술 진보를 비롯해 경영방식, 조직문화 등 산업과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요소를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따라서, 생산성의 증가는 일반적으로 재화를 생산하는데 적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에너지 자원의 수요를 감소시켜 에너지집약도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Doms and Dunne, 1995; Moghaddasi and Pour, 2016). 반대로 에너지 효율성이 총요소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도 있지만(Santos et al., 2021) 양자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여전히 증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
본 연구는 1970년부터 2005년까지의 우리나라의 중분류 수준 산업 자료를 사용하여 총요소생산성 증가가 에너지집약도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에너지집약도 증가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기존의 연구를 확장한다. 첫째, 중분류 수준에서 산업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KLEMS 기반 자료를 활용, 총요소생산성과 에너지집약도 간 관계를 추정하였다. 기존 연구의 대부분은 제조업에 국한되어 있으며, 총량자료를 분석하고 있어 산업 내부 변화에 대한 정보를 다루기에 한계가 있었다. 둘째, 분해 기법을 사용하여 에너지집약도 상승에 산업 내 에너지집약도 상승이 상당 부분 기여했음을 제시한 기존 문헌에서 더 나아가 에너지집약도 변화의 결정요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셋째, 분석기간을 1971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경제의 고도성장기를 포함하는 긴 기간에 대해 두 변수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김기진 외(2020)에서 1980년대 기간을 포함하여 두 변수 간 관계를 분석하기는 하였으나, 이 또한 총량자료를 사용한 분석이고, 1970년대의 기간까지 포함하여 산업수준에서 분석한 연구는 없다.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제Ⅱ장에서는 자료를 소개한다. 제 Ⅲ장에서는 분석방법과 결과를, 제Ⅳ장에서는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며 마무리한다.
Ⅱ. 자 료
본 연구는 생산성이 에너지집약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총 세 가지 자료를 결합하여 활용한다.
1. 에너지집약도
에너지집약도는 Mulder and de Groot(2012)가 구축한 자료를 활용. 이들은 EU-KLEMS와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자료를 기반으로 하여 OECD 18개 회원국의 에너지집약도 분석을 위한 자료를 만들었다. 이 자료는 에너지사용액만이 제시되어 있는 EU-KLEMS 자료에서 더 나아가 에너지사용액을 산업별로 물리단위인 에너지투입량(석유환산톤, TOE3))으로 변환시켜 제공한다.4) 에너지집약도는 에너지투입량(TOE)을 산출로 나눈 값을 사용하는데, 본 논문에서는 산업별 에너지집약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각 산업의 에너지 투입량을 실질부가가치(백만원)로 나누어 사용하였다(식 (1)).
[그림 1]은 에너지집약도의 연도별 변화추이를 보여준다. 패널 A는 주요 산업의 에너지집약도를 보여주는데, 운송업의 에너지집약도가 다른 산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운송업을 제외한 다른 산업들의 추이를 패널 B에 표시했다. 제조업, 서비스업에서는 1990년 이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후 1990년 이후부터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건설업의 경우에는 에너지집약도가 다른 산업에 비해 매우 작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로부터 우리는 에너지집약도의 산업 간 이질성이 상당히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운송업이나 건설업처럼 극단적인 값을 가지는 산업이 추정 결과에 편의를 낳을 수 있으므로, 전체 산업을 대상으로 한 분석 후 상위, 하위 10%, 20% 산업들을 제외하고 추가로 실시한 분석결과를 제시할 것이다.
[그림 1]에서 관찰되는 또 하나의 특징은 1990년에 에너지집약도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모습이 다. 본 연구의 선행연구인 박세영・이창근(2022)은 이러한 에너지집약도의 급감이 각 중분류 산업 내 하위산업의 구성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본 연구는 증가율을 사용하므로 이처럼 세부산업 구성 변화가 미칠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11989~1990년을 제외한 분석결과를 추가로 제시하여 결과의 강건성을 확보한다.
2. 총요소생산성
본 연구는 EU-KLEMS 자료를 이용하여 각 산업의 총요소생산성을 추정하였다. KLEMS 자료는 경제성장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들을 연구하는 목적으로 구축되었다. 특히, 생산성을 추정하는데 필요한 자본(K)과 노동(L), 에너지(E), 중간재(M), 서비스(S)투입에 관해 산업별로 신뢰성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는 각 산업별 총요소생산성을 콥-더글라스 생산함수를 가정하고, 성장회계방정식을 통해 추정하였다.5)
식 (2)에서 Y는 실질 부가가치, A는 총요소생산성, K는 실질 유형고정자산, L은 노동시간, E는 에너지투입량, M은 원재료비, S는 서비스투입량이다. 상첨자(𝛽)는 각 요소의 탄력성이다. 산업의 연도의 각 투입요소의 탄력성은 식 (4)에 따라 계산하였다. 성장회계 관점에서 TFP를 추정할 때에는 통상적으로 탄력성들의 합이 1이라고 가정하고(식 (3)), 즉 규모에 따른 수확불변(constant returns to scale)을 가정하고 다음과 같이 탄력성을 계산한다. 이 때, 탄력성은 해당연도와 전년도의 평균을 사용한다.
탄력성을 계산한 후에는 식 (2)에 로그를 취하여 식 (5)와 같이 소문자로 표현된 로그 변수의 방정식으로 전환 하고, 식 (6)과 같이 TFP를 표현한 후 1차 차분을 하여 식 (7)과 같은 성장회계방정식으로 변환한다. 마지막으로, 식 (8)을 통해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율을 계산한다. 는 증가율을 의미한다.
[그림 2]는 총요소생산성의 추세를 보여준다. 여기서 총요소생산성은 시작 연도인 1970년의 총요소생산성을 100으로 놓고 식 (8)을 통해 얻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사용하여 계산한 수치이다. 우선, 제조업의 총요소생산성은 2000년까지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 그 이후에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비스업의 경우는 1998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추세가 시작된다. 건설업은 변동이 있기는 하지만, 1970년부터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3. 에너지 가격
본 연구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집약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리하고자 이를 통제변수로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가격을 포함하여 분석하고자 할 때는 각 산업이 같은 에너지 가격을 가지고 있는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각 산업의 에너지 조합(Energy mix)의 문제와 연관되어있는데, 산업의 기술적 특성에 따라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있고, 이 경우 의존도가 낮은 에너지원의 가격이 비싸질 경우 다른 에너지원으로의 대체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여 각 산업의 실질적인 에너지 가격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원별 사용 비중을 반영하여 각 에너지 가격의 가중평균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Mulder and de Groot(2012)의 자료에서는 각 에너지 자원의 사용량이 아닌 총 에너지 투입량만을 제공하므로, 이러한 방식으로 총 에너지 가격을 산업 수준에서 측정하고, 산업 간의 변이를 회귀분석에 사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결국 차선책으로 모든 산업에 공통적인 가격 변수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에너지 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원유가격(Crude Oil Price)6)을 분석에 활용하였다. [그림 3]은 에너지 가격의 연도별 추이를 보여주며, 에너지 가격은 1973년~1974년 1차 오일쇼크 때 증가한 후 1979년 2차 오일쇼크 때 한 번 더 급격하게 증가한 뒤 그 이후로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주다 2000년대 들어 다시 급격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표 1>은 위의 세 개의 데이터를 결합하여 만든 에너지집약도, 총요소생산성, 에너지 가격에 대한 기초통계량을 제시한다.
Ⅲ. 분석 방법 및 결과
1. 분석 방법
본 연구는 제조업, 서비스업이 포함된 35개 산업7)에 대해 앞에서 설명한 과정을 통해 구축한 1970년부터 2005년까지의 패널 데이터를 활용하여 총요소생산성이 에너지집약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였다. 각 산업별로 가지고 있는 관찰되지 않는 고유 특성이 분석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본 연구에서는 식 (9)와 같이 이를 통제하는 고정효과모형을 사용하였다.
여기서 는 산업, 는 연도를 의미하며, 는 에너지집약도, 는 총요소생산성, 는 에너지가격을 의미한다. 𝜃는 산업 고정효과를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총요소생산성 계산을 위해 성장회계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식 (9)를 차분 형태로 변환한 다음 식(10)을 바탕으로 분석을 실시하도록 한다. 차분시 산업별 고정효과는 제거되지만, 변화 자체에 산업별 특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산업 고정효과가 없는 경우와 있는 경우 모두를 고려한다.
본 연구는 식 (10)뿐만 아니라 연도 고정효과를 포함한 식 (11)의 추정치도 함께 제시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모든 산업에 같은 에너지 가격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연도고정효과를 포함할 경우 에너지 가격의 설명력이 연도 고정효과에 흡수된다.
2. 분석 결과
<표 2>
전체 산업 분석 결과(종속변수: 로그 에너지집약도 변화)
(1) | (2) | (3) | |
-0.325*** | -0.311*** | -0.295*** | |
(0.053) | (0.055) | (0.053) | |
-0.028* | -0.028* | ||
(0.017) | (0.017) | ||
연도고정효과 | X | X | O |
산업고정효과 | X | O | O |
관측치 | 1,203 | 1,203 | 1,203 |
R-square | 0.032 | 0.048 | 0.200 |
<표 3>은 전체 분석 결과를 표시했다. (1)열은 에너지 가격만 포함한 결과를, (2)열은 에너지 가격과 산업 고정효과를, (3)열은 연도 고정효과와 산업 고정효과를 모두 포함한 결과를 보여준다. 우선, 모든 열에서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에너지집약도에 음(-)의 효과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2)열을 바탕으로,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율이 1% 포인트 증가할 때, 에너지집약도의 증가율은 0.3% 포인트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림 1]의 에너지집약도에서 알 수 있듯, 건설업, 운송업과 같이 에너지집약도가 매우 높거나 낮은 산업들이 결과에 편향을 만들어 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를 확인하고자 상하위 10%와 20%를 제외하고 분석을 다시 실시하고 그 결과를 <표 3>에 표시하였다.
<표 3>
분석 결과(종속변수: 로그 에너지집약도 변화)
상하위 10%산업제거 | 상하위 20%산업 제거 | |||||
(1) | (2) | (3) | (4) | (5) | (6) | |
-0.455*** | -0.444*** | -0.426*** | -0.337*** | -0.337*** | -0.282** | |
(0.067) | (0.069) | (0.067) | (0.103) | (0.103) | (0.110) | |
-0.025 | -0.025 | -0.025 | -0.025 | |||
(0.020) | (0.020) | (0.024) | (0.024) | |||
연도고정효과 | X | X | O | X | X | O |
산업고정효과 | X | O | O | X | O | O |
관측치 | 945 | 945 | 945 | 665 | 665 | 665 |
R-square | 0.049 | 0.065 | 0.203 | 0.019 | 0.019 | 0.130 |
<표 3>의 결과 역시 모든 열에서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에너지집약도를 감소시켰음을 보여준다. 계수의 유의성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앞서 확인된 관계의 강건함을 확인한다.
또한 II절의 자료에 관한 설명에서 언급했듯이 1990년 자료에서 나타나는 에너지집약도의 급격한 하락을 고려하여 1989~1990년 기간을 제외한 분석결과를 부록의 <부록 표 2>에서 제시했다. <부록 표 2>의 결과에서도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에너지집약도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는 결과를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에너지집약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한 선행연구와 맥락을 같이한다(Haider and Bhat, 2019).
에너지 가격의 경우, 계수가 <표 2>에서는 유의한 음의 인과관계를 보여주지만, 상하위 10%, 20%를 제외한 분석결과에서는 유의성을 보이고 있지 않다. 이는 에너지 가격이 에너지집약도에 유의한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한 외국의 선행연구와는 대비되지만(Hang and Tu, 2007), 에너지 가격의 유의한 영향을 확인하지 못한 우리나라 대상의 선행연구와는 같은 결과다(김기진 외, 2020). 이는 우리나라에서 산업용 에너지 가격이 낮게 유지될 뿐(김태헌, 2016) 아니라 대체 가능한 에너지원이 적어 가격 변화에 대한 산업의 반응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김지환・김윤경, 2024)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표 4>
분석 결과(종속변수: 로그 에너지집약도 변화)
상위 20%산업 | 하위 20%산업 | |||||
(1) | (2) | (3) | (4) | (5) | (6) | |
-0.480*** | -0.481*** | -0.467*** | -0.121 | -0.121 | -0.061 | |
(0.061) | (0.061) | (0.058) | (0.104) | (0.104) | (0.087) | |
-0.044* | -0.044* | -0.017 | -0.017 | |||
(0.024) | (0.024) | (0.040) | (0.040) | |||
연도고정효과 | X | X | O | X | X | O |
산업고정효과 | X | O | O | X | O | O |
관측치 | 280 | 280 | 280 | 258 | 258 | 258 |
R-square | 0.190 | 0.203 | 0.453 | 0.006 | 0.006 | 0.534 |
전반적인 효과를 살펴본 데 이어, <표 4>는 <표 3>에서 제외했던 상하위 20% 산업들에 대한 분석결과를 추가적으로 제시하여 이질적 효과를 보인다. 표를 살펴보면, 상위 20%, 즉 에너지집약도가 높은 산업에서만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에너지집약도를 유의하게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율이 1% 포인트 증가할 때, 에너지집약도의 증가율은 0.5% 포인트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수치는 전체산업을 분석했을 때의 계수보다 높은 수치인데, 이는 에너지집약도가 높은 산업에서의 기술혁신 또는 조직혁신이 상당 부분 에너지집약도 개선에 맞추어졌음을 시사한다. 반면, 에너지집약도가 낮은 산업에서는 총요소생산성 개선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 산업은 원래도 에너지집약도가 낮았기 때문에 총요소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졌더라도 그 방향은 에너지가 아닌 다른 요소의 절감에 초점이 맞추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3.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차이
이 연구는 거시자료를 사용한 선행연구와 달리 산업별 자료를 활용한다. 자료의 이점을 살려, 한 분석에 더해 산업군을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나누어 분석을 실시 한다. 이는 산업의 특성이 생산성-에너지집약도 간 관계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예컨대 제조업은 유형의 제품을 생산하고 대규모의 시설이 필요하므로 에너지 절감의 유인이 크고, 자동화 또는 표준화된 생산기술을 통해 총요소생산성 증가를 비교적 쉽게 실현할 수 있 반면, 서비스업은 무형의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제조업에 비해 에너지 의존도가 낮아 에너지 절감에 대한 유인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서비스 산업에서의 총요소생산성 증가는 자동화나 생산기술 표준화보다는 노동조직 개선과 사업방식의 혁신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러한 변화는 제조업에 비해 덜 가시적이고 그 효과의 크기도 상대적으로 작다(하봉찬, 2006). 반대로 서비스업은 자본과 중간재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반면 중간투입 중 에너지의 비중은 제조업보다 높으므로, 오히려 총요소생산성 증가의 효과가 더 크게 추정될 가능성도 있다.8)
<표 5>에 산업군별 분석 결과가 제시되어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모두 총요소생산성의 중가는 에너지집약도를 하락, 즉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에너지집약도를 개선하는 정도는 서비스업에서 오히려 더 크게 나타나는데, 이는 앞서 제시했듯이 에너지의 비중이 서비스업에서 더 크므로, 생산성 증가의 방향이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서비스산업에서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에너지집약도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까지 연구를 통해 규명된 바가 없어,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밝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표 5>
분석 결과(종속변수: 로그 에너지집약도 변화)
제조업 | 서비스업 | |||||
(1) | (2) | (3) | (4) | (5) | (6) | |
-0.147** | -0.150** | -0.165*** | -0.413*** | -0.413*** | -0.349*** | |
(0.062) | (0.063) | (0.059) | (0.081) | (0.081) | (0.083) | |
-0.022 | -0.022 | -0.029 | -0.029 | |||
(0.015) | (0.015) | (0.029) | (0.029) | |||
연도고정효과 | X | X | O | X | X | O |
산업고정효과 | X | O | O | X | O | O |
관측치 | 490 | 490 | 490 | 643 | 643 | 643 |
R-square | 0.016 | 0.035 | 0.295 | 0.042 | 0.042 | 0.221 |
Ⅳ. 결 론
본 연구는 한국의 35개의 세부산업의 데이터를 1970년부터 2005년까지 패널자료로 구축하여 총요소생산성 증가가 에너지집약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패널고정효과모형 분석결과, 총요소생산성 증가는 에너지집약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효과는 에너지집약도가 높은 산업에서 더 강하게 관찰되며 에너지집약도가 낮은 산업에서는 관찰되지 않는다. 또한, 산업 간 분석에서는 서비스업에서 제조업보다 총요소생산성의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는 기술혁신 또는 조직혁신을 통한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에너지집약도를 개선시켰음을 보여준다. 또한, 에너지집약도가 높은 산업과 총 비용에서 에너지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에서 타 산업보다 이 효과가 크다는 것은 에너지 절감 유인이 큰 산업에서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에너지집약도 개선에 맞춰서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에너지집약도가 낮은 산업은 원래도 에너지집약도가 낮았기 때문에 총요소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졌더라도 그 효과가 에너지 절감이 아닌 노동력 절감 등의 다른 요소의 절감으로 이어졌을 것이며, 에너지 절감 유인이 크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기존의 연구가 잘 다루지 않았던 주제를 다루고 새로운 발견을 제시했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점이 존재한다. 첫째, 총요소생산성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에너지집약도 개선으로 이루어졌는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이는 보다 미시적인 자료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추후 규명될 필요가 있다. 특히 서비스 산업에서 총요소생산성의 증가가 에너지집약도 개선으로 이어지는 정도가 제조업보다 크다는 점은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둘째, 에너지 가격의 역할을 제한적으로만 다루었다. 자료의 제약으로 인하여 모든 산업에 대해 같은 에너지가격을 사용하였으나, 실제로는 각 산업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원이 다르므로 에너지원별 사용비중을 반영하여 각 에너지 가격의 가중평균하여 사용해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 경우에도 내생성을 감안하여 에너지원별 가격에 따른 에너지 믹스 조정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추후에는 이와 같은 한계점을 보완하여 후속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