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Ⅱ. 시나리오 설계
1. 시나리오 생성 및 분석 체계
2. 사회경제 발전 경로(SEP)와 전제 도출
3. 정책 수단 경로와 시나리오 분류
Ⅲ. 분석 모형: 에너지-경제-환경 통합 분석 시스템 (STEM, System of Three E-Models)
1. 경제 모형
2. 에너지 모형
3. 환경 모형
Ⅳ. 시나리오 분석 결과
1. 총에너지 수요와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 배출
2. 최종 소비와 온실가스 직접 배출
3. 발전 부문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
Ⅴ. 결 론
Ⅰ. 서 론
현재의 결정은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지만, 미래 전망은 항상 불확실성의 위험을 안고 있다. 최근에는 전망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확정적 점 추정보다 시나리오 형태의 범위를 제시하는 방안이 점차 널리 사용되고 있다. 불확실성에 대응한 최근의 연구 경향은 다수의 모형과 시나리오를 결합한 앙상블 기법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후변화 분야로 국한해서 보면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IPCC의 평가보고서를 들 수 있다. 2022년 발간된 IPCC 6차 평가보고서의 WG III은 시나리오가 미래 세계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강력한 도구이고, 이에 따라 다양한 분석 도구와 폭넓은 정성적・정량적 시나리오를 채택했다고 밝히고 있다(Guivarch et al., 2022).1) IPCC 6차 평가보고서에 사용된 시나리오는 공통 사회경제 경로(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SSP) 개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O’Neill et al., 2014), 대표 장기 복사강제력인 RCP(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와 결합하여 매트릭스 구조로 시나리오를 생성한다(van Vuuren et al., 2014; Riahi et al., 2017).2) 공통 사회경제 경로는 저감과 적응 측면의 도전 과제 정도에 따라 다섯 개의 사회경제 경로를 선택하였다(O’Neill et al., 2017).3) 각 사회경제 경로에 대해 인구 및 인적 개발(KC and Lutz, 2017), 경제성장(Crespo Cuaresma, 2017; Dellink et al., 2017; Leimbach et al., 2017), 도시화(Jiang and O’Neill, 2017) 등의 전제가 정량적으로 설정되었다. 또한 참여 모형의4) 자율성을 인정하면서도 공통 기후 정책 가정(Shared Climate Policy Assumptions, SPA)을5) 마련하여 시나리오 비교를 개선하였다(Kriegler et al., 2014). IPCC의 시나리오가 다른 전망에 비해 갖는 차별성은 정책 수단의 불확실성만이 아니라 미래 사회경제의 불확실성까지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IPCC는 SSP와 SPA를 공개하고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참여함으로써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이는 장기 기후 변화 분석의 불확실성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안으로 평가된다.
불확실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는 국내에서도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Cho et al.(2025)는 AIMHub-Korea2, GCAM-KAIST 등 국내 상황에 맞게 수정된 다섯 개의 통합평가모형을 활용하여 국내 발전부문의 탄소중립 경로에 대한 다모형 분석을 시도하였다. 에너지경제연구원(2022)은 최종 소비 부문 전기화와 에너지 효율 개선이라는 정책 조합의 구성 변화에 따라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의 경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학술적 연구만이 아니라 현실 정책에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최근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순배출량 대비 53~61% 줄이는 안을 확정하고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공식 발표하였다(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2025.11.10).6) 그 이전인 2021년 확정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2021)’도 국내 흡수와 탄소포집저장활용(CCUS)에 대한 가정에 따라 A안과 B안 두 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한편, 2035 NDC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발전 부문은 68.8~75.3%, 산업 부문 24.3~31.0%, 건물 부문 53.6~56.2%, 수송 부문 60.2~62.8%를 감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부문별 배출 감축 목표는 서로 독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는 부문별 감축 목표가 대부분 에너지 사용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 건물, 수송 등 에너지 최종 소비 부문의 배출 저감 수단은 에너지의 전기화가 핵심이고, 최종 소비 부문의 감축 수준에 따라 발전 부문의 감축 난이도가 달라진다. 하지만 2035 NDC를 비롯하여 2050 탄소중립의 부문별 목표와 이에 따른 에너지원별 수급이 전력, 가스, 효율 등 다수의 에너지 계획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본 연구는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과 전망의 정책 활용을 목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를 다섯 편의 논문으로 소개한다. 시나리오 측면에서 보면, 대다수 국내 연구는 아직 정책 수단의 불확실성만을 고려하여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인구, 성장률, 기온 등 주요 외생 변수는 개별적으로 전망의 민감도 분석의 도구로만 이용되었다. 즉, IPCC와 같이 정책 수단과 사회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을 모두 고려한 시나리오 분석은 아직 국내에서 진행된 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첫 번째 논문인 본 고에서는 에너지 수급과 온실가스 배출의 장기 전망에서 마주하는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경제 발전 경로와 정책 및 기술 경로를 결합하는 시나리오 생성 방법과 분석 결과를 개괄적으로 소개한다. 이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사회경제 경로와 정책 경로를 공개함으로써 파편적으로 이루어지는 기후 및 에너지 분야의 시나리오 분석 연구에 공통의 가정과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공통의 가정과 기준은 다수의 모형 참여를 통해 연구의 내용과 저변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정책적 측면에서, 복잡한 상호작용을 하는 기후 에너지 정책과 기술을 통합적으로 살펴봄으로써 개별 에너지원과 부문으로 나누어진 에너지 계획들이나 국가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시나리오 설계는 IPCC 6차 평가보고서의 공통 사회경제 경로를 참고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인구, 경제발전, 산업구조의 상황과 시나리오 결과의 정책 활용을 염두에 두고 수정하였다. 두 번째 논문인 이승호 외(2026)에서는 시나리오 생성 체계를 소개하고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도출을 단계별로 살펴본다. 사회경제 발전 경로는 정성적 설명인 내러티브와 정량적 수치인 전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러티브와 전제는 내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러티브와 전제는 산업, 건물, 수송, 전환 부문의 에너지 수요와 온실가스 배출을 전망하는 데 사용된다. 나머지 세 개의 논문 신힘철 외(2026), 이화랑 외(2026), 추다해 외(2026)는 각각 최종 소비 부문인 수송, 산업, 건물 부문의 시나리오 결과를 비교 분석한다.
본 논문의 제2장에서는 시나리오 생성 체계와 사회경제 발전 경로별 내러티브, 정책 수단 경로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어서 제3장에서는 분석에 사용된 에너지-경제-환경 통합 분석 시스템인 KEEI-STEM(System of Three E-Models)을 소개한다. 에너지 모형은 발전/열생산 모듈과 4개의 최종 소비 부문 모듈로 구성되며, 본 논문에서는 전체 시스템을 개략적으로 설명한다. 제4장은 사회경제 발전 경로와 정책 수단 경로의 조합인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비교한다. 제5장은 사회경제 발전 경로 시나리오의 활용 방안을 포함해서 시나리오 분석 체계를 정리하고 시사점을 제시한다.
Ⅱ. 시나리오 설계
1. 시나리오 생성 및 분석 체계
사회경제 발전 경로를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 분석 체계는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크게 두 개의 경로 설계, 모형 분석, 시나리오 활용 등의 단계로 구성되며, 각 단계에서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연구그룹을 구성하여 전문가 검토(experts’ validation)를 거친다.7) 첫 번째는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내러티브와 주요 전제의 생성이다. 이를 위해 인구, 경제, 산업 등의 분야 전문가로 사회경제 연구그룹을 구성하고 불확실성으로 구분한 미래 사회경제 경로(Socioeconomic Pathway, SEP)의 논리적 기초를 만들고 모형 분석을 위해 정량화가 필요한 주요 변수들에 대한 수치를 추정하였다.
두 번째 단계이며 첫 번째 단계와 동시에 상호 교차 논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작업은 정책 수단 가정의8) 생성이다. 시나리오 분석에서의 정책 수단은 국가 또는 행정기관에서 시행하는 정책이 아니라 연구자가 분석 목적에 따라 의도를 가지고 변경할 수 있는 변수를 의미한다. 이는 사회경제적 정책 및 제도와 물리적 기술을 모두 포함한다. 정책 수단은 주요 내용과 모델 적용 방법에 따라 크게 기술혁신 경로와 기술수요 경로로 구분한다. 기술혁신은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나 기존 기술의 혁신적 개선에 대한 가정이며, 기술수요는 개발된 기술의 확산 정도에 대한 가정이다. 정책 수단 가정은 주요 기후-에너지 기술과 부문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문가위원회의 검토를 통해 작성되었다.
시나리오 분석의 세 번째 단계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KEEI-STEM을 사용하여 정량적 결과인 시나리오를 도출하는 것이다. KEEI-STEM과 분석 결과는 이어지는 장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시나리오 분석의 마지막 단계는 분석의 기초 정보와 결과를 공개하여 타 연구나 정책 수립에 활용하는 작업이다. 정책 활용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계획을 수립하는 담당 부처 책임자와 실무 기관 책임자로 구성된 에너지계획 협의회를 운영한다. 또한 기초 정보와 결과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국가에너지통계종합정보시스템(KESIS, https://kesis.keei.re.kr/)을 통해 공개한다.
2. 사회경제 발전 경로(SEP)와 전제 도출
사회경제 발전 경로는 정성적 내러티브와 정량적 전제로 구성된다. 내러티브는 사회경제 주요 변수들에 대한 논리적 설명으로, 전제 변수 외에도 수치나 모형화하기 어려운 사회경제 주요 변수들에 대한 설명을 포함한다. 내러티브는 각 변수들의 내적 일관성이 중요하며, 전제와 정책 수단 경로의 작성, 모형 분석 등을 수행할 때 제약 조건으로 작동한다.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내러티브와 주요 전제는 다음과 같이 작성한다(이승호 외, 2026). 사회경제 발전 경로는 IPCC 6차 평가 보고서의 공통 사회경제 경로 설정 방식에 착안하여 이행 난이도(횡축)와 경제성장률(종축)의 조합으로 분류하였다([그림 2]). 정책 수단 이행 난이도 순서에 따라 사회경제 경로를 지속가능, 추세유지, 분열갈등으로 구분하며, 경제성장률의 크기에 따라 고성장, 중간성장, 저성장으로 구분한다. [그림 2]는 정책 수단 적용 환경과 경제성장률의 가능한 조합을 예시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본 연구가 채택한 사회경제 발전 경로를 보여준다. 사회경제 발전 경로와 성장률의 관계가 반드시 정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장 동력은 사회경제의 성격에 따라 다르며, 동일한 성장이라도 성장의 분배 등 사회 성격이 달라진다. 사회경제 내러티브는 이러한 관계를 설명한다. <표 1>은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주요 내러티브를 보여준다.
<표 1>
사회경제 발전 경로별 주요 내러티브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내러티브를 정의한 후, 이에 따라 인구, 경제, 산업, 에너지 가격, 기온에 대한 정량적 전제를 작성한다. 인구 전제는 통계청의 출산율과 기대수명 시나리오(통계청, 2023) 중에서 사회경제 발전 경로 내러티브와 가장 유사한 시나리오를 선택하였다.9) 에너지 가격과 기온도 동일한 방법으로 IEA(2024)와10) 기상청의 시나리오11)에서 전제를 선택하였다.
경제성장률과 산업별 산출은 KDI의 장기 잠재성장률 전망과 산업연구원의 산업구조 전망을 기초 자료로 활용하되 KEEI-STEM을 이용하여 사회경제 발전 경로별 전제를 재작성하였다.12) KDI의 장기 잠재 경제성장률 전망을 이용하여 각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경제성장률 전제를 작성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KDI는 통계청의 인구 중위 전망과 총요소생산성의 추세를 이용하여 장기 잠재성장률을 전망하므로 이를 SEP2의 성장률로 가정한다. KEEI-STEM의 경제 모형을 이용하여 투자 경로 및 자본재 규모, 총요소생산성, 경제활동 참여율, 고용율 등을 추정한다.
SEP2와 SEP3의 경제성장률은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내러티브에 맞게 경제활동 참여율, 고용률, 설비 및 건설투자 증가율, 기술개발 투자 증가율, 고정자본 소모율 등을 조정하여 도출한다. 이 과정에서 가정한 투자 증가율이나 고정자본 소모율 등은 KEEI-STEM의 에너지 모형에서 각 경로별 에너지 수급을 전망할 때 신규 설비의 규모의 제약 조건으로 작용한다. [그림 3]은 모형 작업과 사회경제 연구그룹의 검토를 거친 사회경제 발전 경로별 경제성장 전제를 보여준다. 2025~2060년 SEP1, SEP2, SEP3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각각 1.5%, 1.0%, 0.5%로 전망되었다.
업종별 부가가치와 산출액은 산업연구원의 전망을 SEP2의 전제로 사용하였다.13) SEP1과 SEP3의 업종별 부가가치와 산출액은 각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내러티브와 일관되게 성장에 기여하는 업종의 경중을 사회경제 연구그룹에서 정성적으로 검토하고, 그에 따라 사회경제 경로별 GDP의 차이를 업종에 배분하였다.
3. 정책 수단 경로와 시나리오 분류
앞서 정의한 것처럼 정책 수단은 모형 측면에서 연구자가 설정할 수 있는 변수를 의미하며, 여기에는 에너지 및 온실가스 배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경제적 제도 및 정책과 생산 기술이 포함된다.14) 정책 수단은 그 내용과 모형 적용 방법에 따라 기술혁신과 기술수요로 분류한다. 기술혁신과 기술수요의 속도와 수준은 정부와 민간의 계획을 반영하지만,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내러티브와 더불어 기술개발 투자와 기술에 대한 가격, 보조금, 규제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추가적인 기술혁신과 기술수요가 없는 정책 수단 경로는 현재까지의 자연적인 효율 개선과 에너지 전환 추세가 이어지는 기준 정책 경로를 생성한다. 기준 정책 경로는 새로 도입되거나 강화되는 정책의 효과를 추정하기 위한 기준선(baseline)을 제공한다. 강화된 정책은 정책의 특성에 따라 혁신 주도 경로 또는 수요 주도 경로로 구분할 수 있다. 기술혁신과 기술수요를 동시에 최대한 적용하는 경로는 자연스럽게 기술적 최대저감 정책 경로를 생성한다. 최대저감 정책 경로는 정부가 선언한 감축 목표의 달성을 가정하지 않으며, 발표된 계획과 정책의 내용 그리고 그 지원 수단 등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정책 경로 가정이다. 최대저감 정책 경로가 국가 목표 달성에 미흡할 경우, 국가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술혁신과 기술수요의 수준을 추정하는 목표 시나리오를 분석할 수 있다. [그림 4]에서 볼 수 있듯이, 기술혁신과 기술수요 수준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정책 수단 경로를 생성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준 정책 경로와 최대저감 정책 경로를 분석 시나리오로 선택하였다. 각 정책 경로에 포함되는 부문별 주요 정책과 기술은 특별호에서 이어지는 신힘철 외(2026), 이화랑 외(2026), 추다해 외(2026) 등 부문별 시나리오 분석 논문에 자세히 소개한다.
정책 수단 경로는 각 사회경제 발전 경로와 결합하여 하나의 시나리오를 생성하며, 시나리오는 분석 결과인 2050년까지의 누적 배출량으로 구분한다. 이는 주어진 사회경제 경로(SSP)와 목표 복사강제력(RCP)에 따라 시나리오를 분류하는 IPCC 6차 평가보고서와 다른 점이다. 그 외에도 본 연구와 IPCC는 시나리오를 사전에 분류하는지 아니면 사후에 분류하는지 차이가 있다. IPCC의 시나리오는 사전에 선정된 복사강제력 목표(2.6, 3.4, 4.5, 6.0W/m2)에 도달하는 배출 경로 전망이다. 반면 본 연구의 시나리오는 사회경제와 정책 수단 경로에 의해 도출되는 에너지 수급과 온실가스 배출의 전망 결과에 따라 분류된다.
시나리오별 배출량 분석 결과를 설명하기에 앞서 시나리오 분류를 위해 미리 설명하면, 각 사회경제 발전 경로와 기준 정책 경로의 조합은 우리나라 배출 정점인 2018년 이후 2050년까지 에너지 부문의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을 160~170억 톤으로 전망하였다. 이에 따라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기준 시나리오를 각각 SEP1-170, SEP2-160, SEP3-160으로 분류하였다. 최대저감 정책 경로는 세 개의 사회경제 발전 경로 모두 약 130억 톤의 누적 배출량이 전망되어, SEP1-130, SEP2-130, SEP3-130 등으로 분류하였다. [그림 5]는 사회경제 발전 경로와 누적 배출량의 시나리오 분류 매트릭스를 보여준다.
Ⅲ. 분석 모형: 에너지-경제-환경 통합 분석 시스템(STEM, System of Three E-Models)
KEEI-STEM은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개발하여 장기 에너지 수급과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 배출 전망에 사용하는 모형으로, 에너지, 경제, 환경 모형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 시스템이다. 본 장에서는 전망 시스템의 전반을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1. 경제 모형
경제 모형(Economy Model)은 전제로 입력된 경제 변수들을 에너지 모형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하며, 또한 에너지 모형의 결과를 이용하여 고용, 투자, 총요소생산성, 업종별 중간투입 및 총산출 등과 같은 주요 경제 변수를 추정한다. 경제 모형은 거시 모듈과 산업 모듈로 구성되어 있는데, 거시 모듈은 12개의 행태 방정식을 포함한 소규모 거시계량 모형이며, 산업 모듈은 간단한 투입산출 모형으로 이루어져 있다(김수일, 2023).
[그림 6]은 경제 모형의 거시 모듈과 산업 모듈이 에너지 모형과 관계된 자료의 교환과 연산 흐름을 보여준다. 에너지 모형과 거시 모듈은 투자 변수를 통해 밀접하게 연결되며, 에너지 수요는 산업 모듈의 최종수요 및 중간투입과 연결된다. 에너지 모형의 산업과 서비스 모듈에서 전망하는 생산설비와 주택의 신규 보급 규모는 경제 모형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행태식의 변수로 사용된다. 또한, 수명에 따라 계산되는 멸실 설비와 주택은 고정자본소모를 추정하는 데 사용되며, 투자와 고정자본소모는 영구재고법을 이용하여 생산함수의 변수로 사용되는 자본스톡을 계산하는 데 사용된다. 에너지 모형과 경제 모형의 순환 연산을 통해 거시, 산업, 에너지 수급의 균형해가 도출된다.
2. 에너지 모형
에너지 모형(Energy Model)은 KEEI-STEM의 핵심 모형으로, 4개의 최종 소비 부문과 하나의 발전/열생산 모듈로 구성된 시뮬레이션 모형으로, 국가 단위의 에너지 최종 소비, 발전/열생산 부문 연료 투입, 총에너지 수요를 전망한다. 최종 소비는 산업, 수송, 가정, 서비스 등에서 재화의 생산이나 소비를 위해 사용한 에너지로, 각 부문은 생산 업종, 수송 수단, 주택 형태 등에 따라 에너지 소비 주체가 세분되며, 에너지 소비 주체는 용도별로 개별적인 에너지 소비 함수를 가지고 있다. 최종 소비 부문에서 전망된 전기, 열, 수소 수요를 이용하여 발전/열생산 부문 모듈은 해당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발전설비의 구성과 연료 소비를 계산한다. 이때 수소 수요는 발전/열생산 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요를 포함한다. 한편, 최종 소비의 연료 소비와 발전/열생산 부문의 연료 소비를 합산하면 국가 총에너지 소비가 된다. [그림 7]은 에너지 모형의 구조와 연산 흐름을 보여준다.
최종 소비 부문의 에너지 소비 함수는 부문별, 용도별 특성에 맞게 설정되지만, 에너지 소비는 모두 에너지원단위와 활동수준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j 용도로 사용하는 i 에너지 상품 소비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에너지 수요를 요인 분해한다.
여기서, 우변의 첫 번째 항은 j 용도에서 에너지 상품 i가 차지하는 비중이고, 두 번째 항은 j 용도 에너지의 활동 집약도(에너지원단위)를 의미한다. Activity는 부문마다 특성에 맞게 설정할 수 있으며, 산업이나 서비스 부문의 경우 산출액을 activity로 사용한다. 에너지 용도는 산업 부문의 경우 원료, 건물관리(LHVAC, 내부수송), 공정용(직접가열, 간접가열, 동력, 전기화학)으로 구분하며, 가정과 서비스 부문은 난방/온수, 취사, 냉방, 기기로 구분한다. 수송 부문은 목적에 따라 여객과 화물, 소유형태에 따라 사업용과 비사업용, 방식에 따라 도로, 철도, 해운, 항공으로 구분되며, 사용 연료까지 포함 총 67개의 수송 수단으로 분류된다.
위의 식에서 용도별 에너지원단위는 다시 설비의 연령에 따라 분리할 수 있다. 여기서는 기존 설비와 신규 설비로 구분한다. 설비당 산출액이 설비의 연령에 상관없이 동일하다는 가정15)을 하면, 식 (1)은 다음과 같이 변형할 수 있다.
여기서, s는 에너지 상품의 비중, int는 에너지원단위, capa는 설비 규모를 의미하며16), 하첨자 o는 기존 설비, n은 신규 설비를 나타낸다. 식 (2)는 에너지원단위가 기존 설비와 신규 설비의 가중평균으로 계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때, 신규 설비의 에너지원단위()는 기존 설비의 에너지원단위()와의 상대적 차이로 표현되며, 신규 설비의 에너지원단위는 미래의 기술 발전을 반영하여 가정한다. 미래의 에너지원단위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선도 기술 에너지원단위의 과거 실적을 식별해야 하는데, 산업 부문이나 수송 부문은 확률 변경 분석(Stochastic Frontier Analysis) 패널모형을 사용하여 선도 기술의 에너지원단위 실적을 추정한다. 반면, 가정과 서비스 부문을 포괄하는 건물 부문은 소득(또는 산출액), 가구원수, 냉방도일, 난방도일, 에너지 가격지수, 에너지 효율 지수 등을 변수로 하는 단위 에너지 소비 함수를 사용하여 계수를 추정하고, 미래 에너지 효율 지수에 대한 가정을 통해 신규 설비와 기존 설비의 에너지 수요를 구한다. 한편, 식 (2)의 에너지 상품 비중()은 에너지 상대가격을 변수로 하는 로짓비중함수를 사용한다.
신규 설비는 수명에 따른 멸실 설비와 전제에 의해 결정되는 총 설비규모를 이용하여 계산한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SP는 연령별 멸실 확률 밀도 함수이며, 는 데이터 시작 시점을 나타낸다. 위에서 식 (3)은 신규 설비 규모가 총 설비의 변화와 대체가 필요한 멸실 설비의 합으로 계산되는 것을 보여준다. 멸실 설비는 식 (4)처럼 설비 연령에 따른 멸실률과 연도별 신규 설비의 곱을 합산하여 계산된다. 기존 설비는 전년도의 총 설비에서 당해연도의 멸실설비를 뺀 값이 된다().
기술혁신 정책 수단은 신규 설비의 에너지원단위, 기술수요는 신규 설비의 비중을 통해 미래 에너지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 에너지 상품 비중은 기술수요에 포함되는 가격 제도 및 규제나 연료를 전환하는 기술혁신 모두의 영향을 받는다.
3. 환경 모형
환경 모형은 [그림 6]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에너지 모형의 결과를 이용하여 CO2, CH4, N2O 등 온실가스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계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에너지 상품별 수요와 배출계수를 곱하여 계산한다. 환경 모형은 특히 CCUS를 통해서 에너지 모형과 상호작용을 한다. 탄소 활용이나 저장도 에너지에 영향을 미치지만, 탄소 포집의 경우 포집에 대한 정책 가정은 화석연료에 대한 에너지 전망과 결합하여 포집에 사용되는 전기와 열의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발전/열생산 부문의 연료 투입을 변경시킨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모형화하기 위해 환경 모형은 독립된 모형이 아니라 에너지 모형 내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독립 모듈에서 계산한다.
Ⅳ. 시나리오 분석 결과
1. 총에너지 수요와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 배출
본 장에서는 KEEI-STEM을 이용하여 사회경제 발전 경로와 정책 수단 경로를 조합한 시나리오의 정량적 분석 결과를 소개한다. [그림 8]은 사회경제 발전 경로와 정책 수단 경로에 따른 총에너지 수요 및 온실가스 배출 결과를 보여준다. 기준 정책 경로의 총에너지는 2023년 286.3Mtoe/yr에서 2060년 263~333Mtoe/yr 수준으로 변화하며,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 배출은 2023년 569.2MtCO2e/yr에서 2060년 306~387MtCO2e/yr로 감소한다. 기준 정책 경로에서는 지속가능 사회경제 경로(SEP1)의 총에너지 수요나 온실가스 배출이 분열갈등 사회경제 경로(SEP3)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는데, 이는 사회경제의 정성적 특성보다 경제성장과 산업구조라는 정량적 특성이 더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IPCC의 시나리오 설계와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IPCC의 지속가능한 사회경로는 감축해야 하는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적은 경로로 정의되고 이를 위해 에너지 효율이 매우 빠르게 개선된다고 가정하고 있다.17) 따라서 경제성장률이 더 높은 SSP1의 에너지 수요와 온실가스 배출이 경제성장률이 낮은 SSP2나 SSP3에 비해 더 느리게 증가한다. 반면, 본 연구는 정책 변화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지속가능 사회에서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기준 정책 수단 경로의 정책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기준 시나리오에서 SEP1의 에너지 수요와 온실가스 배출이 더 빠르게 증가한다.
사회경제 경로의 특성은 최대저감 정책 경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최대저감 정책 경로의 총에너지는 2060년 262~309Mtoe/yr로 예상되어 기준 정책 경로와 차이가 크지 않다. 반면 온실가스 배출은 2060년 104~106MtCO2e/yr로 크게 하락한다. 이는 [그림 9]에서 에너지원단위는(x축)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배출원단위(y축) 차이는 크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시나리오 분석 결과는 몇 가지 특징을 보여준다. 첫째, 모든 정책 수단 경로의 가정은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이 국가 감축 목표에 도달하는 데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18) 이는 감축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목표 달성을 위한 추가적인 정책의 개발과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둘째, 사회경제 경로의 내러티브는 에너지나 온실가스 수준보다 정책 효과의 크기에 영향을 미친다. 즉, 온실가스 배출 감축 크기는 SEP1, SEP2, SEP3의 순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SEP1의 내러티브가 에너지 효율이 높고 배출이 적거나 없는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셋째, 정책 수단의 효과는 에너지 수요보다 온실가스 배출에서 크게 나타난다. 정책 경로에 따라 총에너지 수요 차이가 크지 않은 이유는 최종 소비 부문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발전/열생산 부문의 전환 손실 증가가 서로 상쇄되면서 총에너지 수요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넷째, 에너지 수급과 정책 효과의 경로 의존성은 변화의 누적성을 의미한다. 누적 효과로 인해 총에너지 수요의 에너지 상품 구성은 2040년대 이후에야 눈에 띄게 달라진다. [그림 10]에서는 2030년까지 정책 시나리오의 총에너지 구성에 큰 차이가 없으며, 2060년에는 총에너지의 구성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 최종 소비와 온실가스 직접 배출
기준 정책 경로의 최종 소비 부문 에너지 소비는 2023년 213.7Mtoe/yr에서 2060년 186~241Mtoe/yr가 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하지만 최대저감 정책 경로의 화학산업의 납사 대체 원료, 철강업의 수소환원제철, 산업 공정 연료의 전기화, 수송 부문의 전기차 확대, 건물 부문의 히트펌프 확대 등은 최종 소비 부문의 에너지 소비를 2060년 149~169Mtoe/yr 수준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그림 11]의 왼쪽). 최종 소비 부문의 에너지 정책은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 목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 효과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060년 최종 소비 부문의 온실가스 직접 배출은 기준 정책 경로에서 239~292MtCO2e/yr이지만, 최대저감 정책 경로에서는 78~86MtCO2e/yr까지 감소한다([그림 11]의 오른쪽). 하지만 최종 소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은 여전히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수송 부문만이 감축 목표에 근접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최종 소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은 원료 대체 및 연료 전환이 핵심 역할을 하지만 에너지 효율 개선은 여전히 에너지 수요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본적인 정책 수단이다.19) 기준 정책 경로의 최종 소비 부문 에너지원단위 개선은 주로 수송 부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정책 수단 도입으로 인한 에너지원단위 개선은 산업 부문에서 주로 발생한다([그림 12]). 생산 부문(산업, 서비스)은 사회경제 발전 경로에 따라 에너지원단위에 미치는 정책 효과의 차이가 크지만, 소비 부문(수송, 가정)은 그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3. 발전 부문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
최종 소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은 그 정책 수단을 고려할 때 전기 및 열 수요의 증가를 의미한다. 기준 정책 경로의 전기 수요는 2023년 548.9TWh에서 2060년 607~747TWh로 증가한다.20) 반면, 최종 소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수단의 도입은 2060년 전기 수요를 810~924TWh까지 증가시키며, 정점인 2040년대 말 기준으로는 최대 1,039TWh에 도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기 수요 정점 이전은 최종 소비 부문의 전기화가 수요 증가를 주도하고, 정점 이후는 전기 기기의 효율 개선이 둔화된 전기화를 상쇄하고 전기 수요 감소를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 수요는 2023년 2.8Mtoe/yr에서 2060년 1.5~2.6Mtoe/yr로 감소한다.21) 열 수요는 전기 수요보다 이른 시점인 2030년대 후반에서 2040년대 초반에 최대 정점에 도달할 전망이다. 열 수요의 감소는 건물 부문의 히트펌프 보급 확대의 결과이다. 전기 및 열 수요는 사회경제 발전 경로와 더불어 발전/열생산 부문의 시나리오 분석을 위한 전제 조건을 형성한다([그림 13]).
기준 정책 경로의 발전/열생산 부문 투입 에너지는 2023년 120.0Mtoe/yr에서 2060년 127~155Mtoe/yr 수준으로 증가한다. 최종 소비 부문의 정책 수단은 전기 수요를 큰 폭으로 증가시키고, 이는 다시 발전/열생산 부문의 투입 에너지를 176~208Mtoe/yr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전기 수요와 동일하게 발전/열생산의 투입 에너지의 규모는 SEP1, SEP2, SEP3의 순서로 나타났다([그림 14]의 왼쪽). 한편, 발전/열생산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은 2023년 220.8MtCO2e/yr에서 2060년에는 기준 정책 경로의 경우 68~94MtCO2e/yr, 최대저감 정책 경로의 경우 20~26MtCO2e/yr까지 감소한다([그림 14]의 오른쪽).
연료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SEP1에서는 전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지만 동시에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 무배출 발전원의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발전/열생산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 투입 에너지의 전망이 사회경제 발전 경로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데 반해 온실가스 배출은 상대적으로 사회경제 발전 경로별 차이가 작다([그림 15]). 이는 발전/열생산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대부분이 석탄화력발전에서 발생하며, 본 연구에서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발전설비 계획에 따라 석탄 발전소의 퇴출을 가정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22)
최종 소비 부문의 배출 감축이 강화될수록 발전/열생산 부문의 배출 감축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발전/열생산 부문의 정책 수단은 배출 목표와 경제성 외에도 발전/열생산 부문의 기술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중에서 몇 가지만 살펴보면, 우선 저장의 어려움과 수급의 동시성을 고려한 설비 규모의 확보 문제가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의 변동성과 적정 예비력 확보와 같은 문제가 이에 해당하며, 에너지 저장장치에 대한 기술개발과 더불어 전력 시장과 요금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둘째, 교류 전류 시스템의 관성 유지를 위한 회전 기반 발전설비의 비중 유지 문제가 있다. 가상 관성 기술(virtual inertia)이나 에너지 저장장치를 이용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전통적인 대형 동기 발전기(synchronous generator)의 유지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셋째, 발전설비의 건설과 운영 기간을 고려할 경우 전기 수요의 급격한 증가와 이어지는 하락으로 인한 설비 계획의 어려움이 있다. 앞서 [그림 13]에서 살펴본 전기 수요는 장기적인 수요 변화이지만 발전 사업자 또는 국가적 차원에서는 하나의 설비 운용 기간 안에 벌어지는 변화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망의 불확실성이 잘못 반영되면 발전설비의 상당 부분이 좌초 자산화 되거나 정책의 경로의존성으로 인해 매몰 비용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송배전망 확충 문제 등 많은 쟁점이 있으며, 이러한 요인들의 상당 부분은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내러티브와 정책 수단 경로에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포함되어 있으나 여전히 전망의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원인으로 남아있다.
Ⅴ. 결 론
본 논문은 미래 전망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경제 발전 상황부터 정책 수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의 불확실성 원인에 대해 가정을 설정하고 시나리오를 분석한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사회경제 발전 경로는 전망의 기본 틀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후 및 에너지 분야에서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시도된 바 없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선행 연구인 IPCC 6차 평가보고서를 참고하여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내러티브와 전제를 작성하고 정책 수단 경로를 가정하여 다수의 시나리오를 도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지속가능-고성장(SEP1), 추세유지-중간성장(SEP2), 분열갈등-저성장(SEP3) 등 세 가지의 사회경제 발전 경로와 기준 정책 및 최대저감 정책 등 두 가지의 정책 수단 경로를 설정하고, KEEI-STEM을 이용하여 여섯 개의 시나리오를 생성하였다. IPCC의 공통 사회경제 경로인 SSP는 저감과 적응 측면에서 남겨진 과제의 정도에 따라 구분되지만, 본 연구의 SEP는 정책 수단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IPCC의 공통 정책 가정인 SPA는 탄소 가격 체제의 기후 정책에 대한 전 세계의 참여와 협력 수준에 대한 공통 가정이지만, 본 연구의 정책 수단 경로는 에너지 관련 사회경제적 제도와 기술의 도입 시기 및 강도에 대한 가정이다. IPCC의 시나리오는 RCP와 SSP의 조합에 따라 사전에 결정되는 반면, 본 연구에서는 SEP와 정책 수단 경로를 조합하여 모형 분석을 거친 후 결과로 도출되는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에 따라 시나리오를 구분한다.
분석 결과, 기준 정책 경로의 총에너지는 2023년 286.3Mtoe/yr에서 2060년 263~333Mtoe/yr,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 배출은 2023년 569.2MtCO2e/yr에서 2060년 306~387MtCO2e/yr로 전망되었다. 최대저감 정책 경로의 총에너지는 2060년 262~309Mtoe/yr로 기준 정책 경로와 비슷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은 2060년 104~106MtCO2e/yr로 크게 하락한다. 기준 정책 경로에서의 에너지 수요와 온실가스 배출 전망에는 사회경제의 정성적 특성보다 경제성장과 산업구조라는 정량적 특성이 강하게 작용하며, 사회경제 경로의 특성은 최대저감 정책 경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본 연구의 시나리오 분석은 KEEI-STEM 하나의 모형에 의존하였지만, 시나리오 생성 체계는 IPCC와 같이 다수의 모형이 참여하는 앙상블 분석을 가능하게 할 수 있으며, 이는 본 연구가 지향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시간을 비롯한 여러 제약으로 인해 정책 수단 경로를 기술혁신과 기술수요 모두 최대한 반영되는 최대저감 정책 경로를 선택하였지만, 후속 연구에서는 기술혁신과 기술수요의 비중을 달리하는 정책 수단 경로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경제 발전 경로의 내러티브를 고려하면, SEP1의 경우 기술수요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이고, SEP3의 경우 기술혁신에 더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인 시나리오일 수 있다.
시나리오 설계와 분석 결과는 기후변화 및 에너지 연구 외에도 여러 목적에 활용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사회경제 발전 경로에 따른 에너지 수요와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정책 수단 경로에 따른 에너지 수급의 유기적 변화는 전력, 천연가스, 집단에너지, 신재생 등의 개별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수요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정책적 활용과 연구의 확대를 위해 본 연구의 상세한 시나리오 정보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국가에너지통계종합정보시스템(KESIS, https://kesis.keei.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