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Korean Energy Economic Review. 31 March 2026. 271-297
https://doi.org/10.22794/keer.2026.25.1.009

ABSTRACT


MAIN

  • Ⅰ. 서 론

  • Ⅱ. 한국형 사회경제 발전경로 구성 및 내러티브

  • Ⅲ. 발전경로별 주요 전제 지표 정량화

  •   1. 인구 및 노동력

  •   2.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

  •   3. 산업구조 전망

  •   4. 에너지 가격

  •   5. 기후 변수

  • Ⅳ. 결 론

Ⅰ. 서 론

장기 에너지 전망은 국가 에너지・기후 정책을 설계하고 평가하는 핵심적인 분석 토대를 제공한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매년 글로벌 에너지 수급 및 전환 경로를 제시하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전 세계 연구진의 협력을 통해 장기 사회경제・배출 시나리오를 구축함으로써 기후 대응의 이정표를 마련하고 있다(IPCC, 2023). 미국 등 주요국 또한 정례적인 전망 발표를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에너지경제연구원을 중심으로 수행된 전망 결과가 전력수급기본계획 및 가스수급계획 등 국가 상위 계획의 공통 전제로 활용되어 부문별 정책 간 정합성을 제고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국제기구와 주요국의 전망 체계는 단일한 기준 전망에서 벗어나 사회적 가치관, 기술 수용성, 국제 협력 등 비정량적 요인을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내러티브(Narrative) 기반 시나리오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탄소중립 달성이 단순한 기술적 선택을 넘어 사회・경제 전반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린 복합적 과정임을 시사한다. 대표적으로 IPCC의 ‘공통 사회경제 경로(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SSPs)’1)는 정성적 서사를 분석의 출발점으로 설정하여 인구, 총요소생산성, 인적 자본, 에너지 자원 등 핵심적인 사회・경제적 요인들과 구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대신 이를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구조화한다.

이러한 정성적 내러티브를 전망 모형의 입력치(Input)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Dellink et al.(2017)은 솔로우 성장 모형(Augmented Solow Growth Model)을 활용하여 내러티브별 글로벌 GDP 경로를 제시하였으며, Fricko et al.(2017)은 중간 경로 내러티브가 인구 구조 및 기술 구성의 변화로 전이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였다. 또한, Bauer et al.(2017)은 SSP 내러티브를 에너지 수요와 전환 기술, 화석연료 공급 측면에서 정량화함으로써 동일한 사회경제적 배경 하에서도 에너지 시스템의 구조와 전환 속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였다.

급격한 인구 감소, 산업구조의 저탄소 전환,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에너지 전환의 성과는 기술 비용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선택할 사회경제적 전개 경로에 크게 의존한다. 그러나 그간 국내 전망은 주로 현재 추세의 지속을 가정하는 BAU(Business-as-Usual) 시나리오와 이에 기반한 정책 시나리오에 한정되어 시나리오에 내포된 성장률, 기술 진보 속도 등 핵심 전제에 대한 체계적인 비교와 논의가 제한된 측면이 있다. 사회경제적 전제가 명시적으로 구조화되지 않는다면 정책 시나리오와의 차이가 실제 정책의 효과인지 혹은 단순히 기준 전제 선택의 결과인지 모호해질 위험이 존재한다.

본 연구는 한국의 제도적・경제적・사회적 특성을 반영한 한국형 정성적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장기 에너지 전망의 기초가 되는 핵심 경제 전제치를 정량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전망의 근거가 되는 암묵적 전제들을 명시적으로 구조화함으로써 정책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으며, 도출된 전제치의 공유를 통해 장기 전망 연구 성과의 학술적・정책적 환류(feedback)를 도모할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 기반 접근은 잠재적 에너지 경로의 범위를 제시하여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구조적 대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 전망 체계를 글로벌 표준과 연계함으로써 대외적 신뢰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결국 내러티브의 도입은 장기 에너지 전망을 단순한 수치 예측을 넘어 정책 선택의 조건과 파급효과를 구조화하는 분석 도구로 사용하는 데 본질적인 의의가 있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한국형 내러티브 설정의 근거와 정량화 과정을 상세히 기술하고, 도출된 경제 전제치가 향후 에너지・기후 정책 설계에 주는 시사점을 논의한다.

Ⅱ. 한국형 사회경제 발전경로 구성 및 내러티브

IPCC의 SSPs는 기후 정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인구, 경제, 기술, 거버넌스 등 핵심 사회경제 동인들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를 서사적 구조로 체계화한 시나리오 프레임워크다. ‘기후변화 완화(Mitigation)’와 ‘적응(Adaptation)’에 대한 사회경제적 도전 수준이라는 두 축을 기준으로 다섯 개의 상이한 경로를 정의한다. 구체적으로 SSP1(지속가능 경로)은 국제 협력과 기술 진보를 통해 완화와 적응의 도전이 모두 낮은 세계를, SSP2(중간 경로)는 현재의 사회경제적 추세가 유지되는 경로를 나타낸다. SSP3(지역 경쟁 경로)은 국가주의 강화로 완화와 적응의 도전이 모두 높은 세계이고, SSP4(불평등 경로)는 국가 내・외의 양극화로 인해 적응 취약성이 지속되는 이중적 구조를 가정한다. 마지막으로 SSP5(화석연료 기반 성장 경로)는 자원 집약적 고성장으로 인해 적응 능력은 높으나 기후 완화 도전이 매우 큰 세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글로벌 SSP 내러티브는 전 세계의 장기적인 생산성 및 GDP 정량화를 위한 개념적 토대를 제공하지만, 글로벌 모형을 전제로 설계되었기에 개별 국가의 특수한 상황을 그대로 투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 집약적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초저출산 및 고령화와 같은 인구 구조의 변화를 겪고 있어 글로벌 평균 수준의 가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 국가적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따라서 SSP에 내재된 추상적 전제들을 한국의 인구 구조, 산업 경쟁력, 제도적 정책 대응 역량과 연계하여 재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SSP의 방법론적 정합성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의 경제・사회적 특성을 반영한 ‘한국형 사회경제 내러티브’를 구축하고, 한국형 사회경제 발전 경로를 정책 수단의 이행 난이도와 경제성장률을 두 축으로 하여 지속가능-고성장(SEP(Socio Economic Pathway)1), 추세유지-중간성장(SEP2), 분열갈등-저성장(SEP3)으로 체계화하였다. 지속가능-고성장, 추세유지-중간성장, 분열갈등-저성장 경로는 SSP 내러티브를 단순히 한국 사회에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의 제도적・경제적・정책적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며 형성할 장기 경로를 구조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특징과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특히, 과정의 엄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사회경제 전제 관련 전문가 연구그룹을 구성하여 각 사회경제 발전경로 내러티브의 내용과 그와 연결된 구체적인 수치의 검토와 조정을 수행하였다. 사회경제 발전경로의 특성을 규명하는 요소는 국제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설정하는 ‘대외 상황’을 포함하여 사회 발전의 주요 요소인 인적 자본과 관련된 ‘인구 및 인적개발’, 경제 활동과 산업 구조의 변화 양상을 포괄하는 ‘경제 및 생활양식’ 및 ‘기술 및 자원’으로 구성하였다. 각 요소에서 내러티브 구성을 위해 구체적으로 고려된 항목은 [그림 1]과 같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구성된 사회경제 발전경로는 한국의 장기 에너지・기후 분석에서 국가 수준의 정책 선택과 사회경제적 전개 양상을 유기적으로 해석하는 능동적인 분석 틀로 기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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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사회경제 발전경로 내러티브 구성

사회경제 발전경로의 내러티브 중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는 전 세계 및 우리나라의 사회경제가 현재의 발전 추세를 지속하는 경로로 기존 BAU에 대응한다. 이 경로에서는 기존 경제 구조와 기술 발전이 지속되지만, 청정에너지 관련 기술로의 획기적인 전환은 제한적이다. 또한, 국내 인구 감소세를 반전시킬 정도의 사회적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교육 및 보건 분야 투자 정체로 인적자본 질적 개선이 둔화된다. 그에 따라 경제성장률도 점차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기술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그 성과의 공유와 확산은 미흡하며, AI 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인해 정보통신 및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빠르게 나타난다.

지속가능-고성장 경로는 전 세계 및 우리나라의 사회경제가 지속가능한 발전 경로를 따르는 상황을 나타내며, 삶의 수준 향상과 성장 공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협력이 원활한 사회구조로 변모하는 발전 과정을 포함한다. 이 경로에서는 저개발 국가 중심으로 세계 인구 증가가 둔화되고, 자원 효율이 향상되며, 환경 기술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증가할 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국제협력도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보육 및 교육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주거비 부담 완화, 이민자 유입 증대, 고용 안정, 사회안전망 강화 등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이 나타나 국내 출산율이 상승한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시스템 전환을 위한 투자와 정책의 사회적 수용성이 높아짐에 따라 친환경 및 에너지 절약 소비 행태가 확산되는 사회이다. 빠른 기술발전과 함께 연구개발 투자가 증가하고, 기술 접근성 향상으로 기업 간 기술 확산과 학습이 원활하게 발생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높이게 된다.

분열갈등-저성장 경로는 전 세계 및 우리나라의 사회경제가 비협조적 성장 경쟁을 하며 국가 간 및 국가 내의 불평등과 갈등이 심화되고 사회적 협력이 약화되는 상황을 나타낸다. 지역 분쟁 확산으로 국제 협력이 약화되고, 자원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생산효율성이 저하된다. 교육과 건강, 보건에 대한 사회적 투자가 감소하여 국내 인구 감소 추세가 심화되고, 지역과 계층에 따른 교육과 보건에 대한 접근성 격차가 확대된다.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가 감소하고 사회갈등이 지속되어 기술 혁신을 위한 사회적 기반이 약화됨에 따라 생산성 개선이 둔화되며, 그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더욱 하락한다. 화석 에너지에 대한 국제 수요가 유지되며, 기술 확산과 학습이 활발히 나타나지 않아 정보와 데이터의 독점에 따른 갈등과 불평등이 심화된다.

연구는 <표 1>에 정리된 각 발전경로의 상대적인 차이에 기반하여 장기 에너지 전망 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한국형 내터리브를 정량화하고 그에 대응되는 핵심 경제 전제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성적 내러티브를 정량화하여 모형에 입력하기 위해 주요 전제를 1) 인구 및 노동력, 2) 에너지 가격, 3) 기후변수, 4)경제성장률(GDP), 5) 산업구조 전환 경로의 5가지로 구성하고, 5가지 주요 전제에 각 발전경로의 내러티브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전제의 수치를 구성하는 과정을 수행하였다.

사회경제 발전경로 내러티브는 구성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복합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구 및 인적 개발 항목 중 교육 수준이나 보건투자는 총요소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 최종적인 경제성장률과 부문별 부가가치 비중을 결정하는 동인이 된다. 나아가 지속가능 경로는 단순한 고성장 추구를 넘어 기후 및 환경 정책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확대를 전제로 하기에, 에너지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타 경로와 차별화된 산업 및 경제 성장 경로를 형성하게 된다. 이와 같이 사회경제 발전경로가 품고 있는 방향성과 요소 간의 상호 관계가 정량화된 수치에 일관성을 갖추어 반영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미래상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표 1>

한국형 사회경제 발전경로 주요 내용

주요 변수 지속가능-고성장 추세유지-중간성장 분열갈등-저성장
1. 인구 및 인적 개발
인구성장 높음 낮음 낮음
출산율 높음 낮음 낮음
사망률 낮음 중간 높음
교육 높음 중간 낮음
보건투자 중간 중간 보건지출 상승
형평성 높음 중간 낮음
사회적 참여 높음 중간 낮음
2. 경제 및 생활 양식
경제성장 높음 중간 낮음
불평등 완화 지속 심화
국제무역 원활 원활 강한 제약
정책 목표 지속가능성장 현재 유지 안보 지향, 총량 성장
사회제도 효과적 제도 정착 현재 유지 사회적 참여 약화
3. 기술 및 자원
기술개발 빠름 중간 느림
배출집약도 낮음 현재 추세 유지 현재 수준 또는 악화
에너지집약도 낮음 현재 추세 유지 현재 수준 또는 악화
화석연료 청정에너지 전환 비전통 자원 활용 화석연료 소비 증가
4. 대외 상황
국제 성장경로 IPCC SSP1 IPCC SSP2 IPCC SSP3 & SSP4
세계 인구 증가 둔화 지속 성장 지속 성장
투자 및 개발 친환경 기술 투자
자원 효율 향상
기존 기술 활용
교육 건강 투자 미흡
생산 효율 저하
국가 간 격차 심화
국제 협력 원활 현재 유지 약화

Ⅲ. 발전경로별 주요 전제 지표 정량화

3장에서는 사회경제 발전경로 내러티브의 정량화를 위한 전제로 선택된 인구 및 노동력, 경제성장률(GDP), 산업구조, 에너지 가격, 기후 변수를 각 경로의 내러티브와 정합성을 갖추도록 구축하는 과정을 간략히 제시한다.

1. 인구 및 노동력

인구는 노동 공급과 소비 기반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외생 변수이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형 사회경제 내러티브에 부합하는 인구 전제치를 설정하기 위해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2023)에서 발표한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인구 전제의 기초 데이터로 활용한다.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추계는 공신력있는 국가 통계로써 주요 국가 계획과 연구기관에서 공통 전제로 활용되며, 본 연구에서도 에너지 전망 결과가 다른 국가 계획과 정합성을 유지하고 학술적 환류가 가능하도록 국가데이터처의 최신 추계치를 채택하였다.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2023)는 2022년 인구 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코호트요인법을 적용하여 총 31개의 인구 성장 경로를 제시하였는데,2) 본 연구는 이 중 한국형 사회경제 내러티브의 정성적 특성에 가장 부합하는 세 가지 경로를 다음과 같이 매핑하였다.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중위 추계 적용): 현재의 인구 변동 추세와 정책 기조가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기존 에너지 수급 전망의 기준 시나리오에서 채택하고 있는 중위 추계를 적용하여 분석의 연속성을 확보하였다.

지속가능-고성장 경로(고위 추계 적용): 사회 시스템의 획기적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지향하는 경로에서는 삶의 질 향상과 양육 환경 개선이 실질적인 출산율 반등으로 이어지고, 보건 의료 투자 확대로 기대수명이 연장되는 낙관적인 사회상을 반영하여 고위 추계를 적용하였다.

분열갈등-저성장 경로(저위 추계 적용): 사회적 신뢰가 약화되고 불평등이 심화되는 경로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초저출산 현상이 고착화되고 사회적 활력이 저하되므로 인구 감소 속도가 가장 가파른 저위 추계를 적용하였다.

[그림 2]는 발전경로별 인구 및 인구 증가율 전망을 보여준다. 모든 경로에서 장기적인 인구 감소는 불가피하나 내러티브에 따른 감소의 폭과 시점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분열갈등-저성장 경로는 2020년대 중반부터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어 2040년대 이후 급격한 인구 절벽을 경험하는 반면, 지속가능-고성장 경로는 정책적 노력과 사회적 변화를 통해 2040년경까지 미세하지만 증가세를 유지한다. 특히 지속가능-고성장 경로는 2050년까지 5,000만 명 이상의 인구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어, 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성장의 하방 압력을 상당 부분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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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사회경제 발전경로별 인구 및 인구 증가율 전망

2.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

경제성장률은 국가 경제의 외연적 규모를 규정할 뿐만 아니라 산업 생산활동 및 에너지 소비 수준과 직결되는 변수로서, 사회경제 발전경로 구축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기초 자료이다. 본 연구는 발전경로 구성 전제의 신뢰성과 정책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사용되는 한국개발연구원(Korea Development Institute, KDI)의 전망치를 활용하였다.3) 특히 국가 에너지 계획 간의 정합성과 일관성을 제고하고자,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4) 수립 시 공통 전제로 채택된 KDI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본 연구의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의 기준선으로 채택하였다.5) 다만, KDI의 전망 시계(Projection Horizon)가 2040년에 국한됨에 따라, 2040년부터 2060년까지의 기간에 대해서는 KDI가 제시한 장기 거시경제 경로를 기초로 하되,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연구진이 미래 산업구조의 질적 전환 및 잠재성장률 변화 추이를 고려하여 성장률 경로를 보정 및 확장하였다. 이를 통해 분석의 시간적 범위를 확보하는 동시에 장기전망의 연속성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지속가능-고성장 및 분열갈등-저성장 경로의 경제성장률은 Dellink et al.(2017)에서 SSPs의 경제성장 전망을 정량적으로 도출하기 위해 적용한 방식을 참조하여 직접 구성하였다. Dellink et al.(2017)은 글로벌 경제 전망 분석 모형인 ENV- Growth model을 기반으로 경제 성장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생산성 요인, 에너지 자원 요인, 인구 요인으로 구분하고 SSP 시나리오별로 각 요소의 수준을 다르게 설정하였다. 그리고 각 요소의 시나리오별 수준 차이를 상대적인 정량 지표로 전환하여 분석 모형에 반영함을 통해 SSP 시나리오별 경제성장 전망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참조하여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와 비교 가능한 형태로 다른 두 경로를 구성하기 위해 자본 축적, 노동 투입, 총요소생산성을 경제성장의 핵심 요소로 선정하고, 내러티브에 따라 발전경로에 적용되는 핵심 요소의 특성 차이에 기반하여 개별적인 경제성장 경로의 구성을 시도하였다.

Dellink et al.(2017)과의 차이점은, 기초 자료로 입력된 경제성장률을 기반으로 자본 축적, 노동 투입, 총요소생산성을 역추적하여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의 성장 요인들을 구축한다는 점이다. 먼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결정된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에 대해 김수일(2023)에 기초한 STEM(System of Three E-Models) 경제 모형을 활용해 경제성장 핵심 요소의 변화 추이를 파악한다. 그리고 각 발전경로 내러티브에 따라 경제성장 핵심 요소의 상대적인 격차를 설정하고 해당 격차만큼의 변화를 경제 모형에 반영함으로써 새로운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도출을 유도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구성된 경제성장률은 각 발전경로에 대한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정성적 내러티브와 정량적 전제 간의 논리적 일관성에 기반한 결과라는 의미를 가진다.

분석에 사용된 경제 모형은 콥더글라스 생산함수 기반의 솔로우 성장모형이며, 식 (1)과 같이 표현된다(김수일, 2023).6)Yt는 t기의 GDP, A는 총요소생산성, L은 취업자수(노동투입량), K는 자본스톡을 의미한다.

(1)
Yt=AtKtαLt(1-α)

또한, 발전경로별 자본 축적 과정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K) 축적에 영향을 미치는 투자를 건설, 설비, 지식재산물 투자로 세분하여 조정하였으며, 그 관계식은 식 (2), 식 (3)과 같다.

(2)
Kt=(1-δt)Kt-1+It
(3)
It=I_cnstt+I_fcltt+I_rndt+Stockt

식 (2)에서 δ는 자본의 감모율로 t기 생산활동을 통해 소진된 자본스톡의 비중을 나타내며, I는 총투자를 의미한다. 따라서 t기의 자본스톡은 t-1기 생산활동 이후 남은 자본스톡과 t기에 이루어진 투자를 합산하여 구성된다. 식 (3)은 총투자의 구성을 나타내며, 총투자는 건설 투자(I_cnst), 설비 투자(I_fclt), 지식재산물 투자(I_rnd), 재고(Stock)의 합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지속가능-고성장 경로와 분열갈등-저성장 경로의 거시경제 시스템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노동 공급과 연관된 경제활동 참여율과 실업률, 총투자를 구성하는 건설, 설비, 지식재산물 투자 증가율에 대해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와 다른 값이 적용되며, 그에 따라 다른 성장 경로를 보이게 된다. 구체적으로 두 발전경로에 적용된 거시경제 지표의 형태는 <표 2>와 같다.

<표 2>

사회경제 발전경로별 주요 거시경제 지표

지속가능-고성장 경로 분열갈등-저성장 경로
건설 투자 증가율 매년 +0.1%p 매년 -0.1%p
설비 투자 증가율 매년 +0.1%p 매년 -0.1%p
지식재산생산물 투자 증가율 매년 +0.05%p 매년 -0.05%p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매년 +0.5%p 매년 -0.5%p
경제활동 참여율 매년 +0.5%p 매년 -0.5%p
실업률 매년 -0.5%p 매년 +0.5%p

주: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 대비 각 경로의 연도별 격차를 의미함.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를 기준으로 지속가능-고성장 경로에서는 건설 및 설비 투자 증가율을 매년 0.1%p, 지식재산생산물 투자 증가율을 0.05%p 상향 적용하였다. 건설 및 설비 투자의 증가 폭을 지식재산생산물 투자보다 높게 설정한 것은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실물 자본 확충을 반영하기 위함이다. 즉, 지속가능-고성장 경로는 기술 개발(R&D) 단계를 넘어 이를 실제 산업 현장과 도시 구조에 구현하는 물리적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이 견인되는 구조를 상정하였다. 반면, 분열갈등-저성장 경로에서는 동일한 폭의 하향 조정을 통해 인프라 투자 지연과 설비 노후화에 따른 성장 둔화 효과를 정량화하였다.

생산성 측면에서는 국가 산업 전반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추세유지 경로 대비 지속가능-고성장 경로에서 0.5%p 가산하고, 분열갈등-저성장 경로에서 0.5%p 차감하였다. 이는 고성장 경로일수록 신기술 도입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과 혁신 역량이 높다는 내러티브를 반영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하여 고성장 경로에서는 경제활동참여율을 0.5%p 상향하고 실업률을 0.5%p 하향 설정하였으며, 저성장 경로에는 이와 상반된 파라미터를 적용함으로써 노동 공급 여건 변화가 잠재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였다.7)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출된 발전 경로별 자본스톡과 노동공급량, 총요소생산성의 성장률은 [그림 3], 발전경로별 국내총생산(GDP) 및 경제성장률은 [그림 4]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준 경로의 역할을 하는 추세유지-중간성장(SEP2) 경로에서 GDP는 2060년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나,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의 구조적 하락에 따라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것으로 전망되었다. 반면, 지속가능-고성장 경로는 자본 확충을 통한 생산 기반 강화로 추세유지 경로 대비 높은 성장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2050년 기준 지속가능-고성장 경로의 GDP 규모는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 대비 13.3% 높은 수준에 도달한다. 대조적으로 분열갈등-저성장 경로에서는 성장 동력 약화가 심화되면서 2050년 기준 GDP가 추세유지 경로 대비 11.6% 낮은 수준에 머물러 발전경로 간 경제 규모의 격차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 관찰된다. 특히 204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경제성장률이 음(-)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역성장 국면이 나타나는데, 이는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 공급의 양적 축소와 투자 위축에 따른 자본스톡의 노후화가 총요소생산성 개선 둔화와 결합되면서 경제의 생산 잠재력이 크게 훼손된 결과로 분석된다.

2023년부터 2050년까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지속가능-고성장 경로가 1.69%,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는 1.22%, 분열갈등-저성장 경로는 0.76%로 산출되었다. 이와 같은 발전경로별 성장세의 뚜렷한 변별력은 향후 에너지 수요의 상한과 하한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될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요구되는 사회적 비용 부담 능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서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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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사회경제 발전경로별 거시경제 지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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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사회경제 발전경로별 국내총생산 및 경제성장률 전망

3. 산업구조 전망

국가 전체의 경제 성장은 GDP라는 거시 지표로 대표되나, 실질적인 에너지 소비 양상과 강도는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구체적인 산업구조의 변화 경로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형 제조업 중심 구조와 반도체, 정보통신(ICT) 등 고부가가치・저소비형 산업 중심 구조는 동일한 경제성장률 하에서도 상이한 에너지 수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 구성한 발전경로 전제를 활용하여 장기 에너지 수급 전망 분석을 수행하는 STEM(김수일, 2023)은 각 업종의 생산 규모를 에너지원별 소비량과 직접 연계하는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합리적인 에너지 수요 및 온실가스 배출 전망을 위해서는 미래 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업종별 성장경로의 정합적이고 정교한 설계가 필수적이다.

국내 산업구조의 장기 전망은 주로 산업연구원(KIET)에 의해 수행되며, 이는 국가 단위의 주요 경제 및 산업 정책 수립 시 핵심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본 연구 역시 산업 전망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연구원의 업종별 성장 전망 자료를 준용하였다. 다만, 산업연구원이 전망 과정에서 상정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본 연구의 기준인 KDI의 전망치와 일치하지 않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KDI의 GDP 전망과 산업연구원의 업종별 부가가치 비중을 적용하여 업종별 부가가치 전망치와 산출액 전망치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수행하였다.

한편, 산업연구원의 기존 전망은 현재의 산업 특성과 정책 기조가 일정 수준 유지되는 추세를 기반으로 하므로, 본 연구가 설정한 지속가능-고성장 및 분열갈등-저성장 경로의 내러티브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발전경로별 보정 작업이 요구된다. 미래 경제 상황에 따라 업종 간 성장경로의 격차는 더욱 확대될 수 있으며, 각 발전경로가 상정하는 미래 사회상에 따라 부가가치의 분배 구조 역시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발전경로의 정성적 특성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에 대하여 전문가 자문을 통해 업종별 성장 가중치를 차등 부여함으로써 각 경로의 내러티브에 최적화된 산업구조 전망을 구축하였다.

구체적으로 지속가능-고성장 경로에서는 첨단 기술 중심의 지속 성장을 상정하여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전자제조업, 정밀제조업, 정보통신서비스업을 고성장 그룹으로 분류하였으며, 증가한 부가가치를 해당 업종에 우선 배분하여 산업 고도화 양상을 정량화하였다. 반면, 분열갈등-저성장 경로에서는 공급망 분절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를 반영하여 석유정제 및 전통 중화학공업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하였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지연되거나 추진 동력이 약화되어 화석연료 의존도가 지속되는 비관적 상황을 묘사한 것으로, 전체적인 성장 둔화 국면에서도 해당 업종의 생산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도록 가중치를 조정하여 발전경로별 변별력을 확보하였다.

각 사회경제 발전경로별 주요 업종의 2023~2050년 연평균 성장률 전망 결과는 <표 3>에 제시하였다. 전망 결과의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장기 전망 기간인 2060년까지 업종별 성장의 방향성 자체가 역전되기보다는, 각 발전경로가 상정하는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라 성장 속도와 상대적 비중에서 차이를 보이는 양상이 나타난다.

<표 3>

사회경제 발전경로별 주요 업종 2023~2050년 부가가치 연평균 성장률(%)

SEP1 SEP2 SEP3 SEP1 SEP2 SEP3
제조업 1.35 0.68 0.23 서비스 1.96 1.50 0.95
철강 0.22 -0.39 -0.79 도소매 1.19 0.87 0.24
화학 2.13 1.51 1.10 음식・숙박 0.93 0.62 -0.01
비금속 1.09 0.48 0.07 정보통신 2.73 1.83 1.42
기계류 1.53 0.70 0.29 교육 0.00 -0.61 -1.01
수송장비 0.46 0.15 -0.48 보건복지 4.66 4.02 3.60
건설 0.87 0.26 -0.14 예술・여가 1.83 1.51 0.88
농림어업 0.54 0.25 -0.40

주: SEP1은 지속가능-고성장, SEP2는 추세유지-중간성장, SEP3은 분열갈등-저성장 경로.

우선, 인구 구조변화에 기인한 업종들은 경로와 관계없이 일관된 방향성을 나타냈다. 보건복지업은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수요 확대로 인해 모든 경로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였으며, 반대로 교육 서비스업은 학령인구 감소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인해 모든 발전경로에서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는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성장의 폭은 다를지라도, 인구 구조라는 근본적인 제약 조건이 산업별 장기 성장의 명암을 결정짓는 핵심 동인임을 시사한다.

[그림 5]는 발전경로별 주요 산업의 산출액 전망 결과를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제조업 부문에서 발전경로 간 경로 격차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거시경제 환경과 전환 비용에 대한 제조업의 민감도가 타 산업 대비 상대적으로 높음을 의미한다.

특히 철강업은 발전경로별 향방이 가장 대조적으로 나타나는 업종이다. 추세유지-중간성장 및 분열갈등-저성장 경로에서는 탄소배출 비용 부담과 에너지 가격 상승 등 가파른 비용 압박으로 인해 산출액이 정체되거나 감소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지속가능-고성장 경로에서는 이러한 비용 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건설 등 전방 산업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고하게 유지됨에 따라 타 경로와 달리 성장세가 꺾이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고성장 경로 하에서의 활발한 실물 자본 확충과 인프라 투자가 철강 수요의 구조적 하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며,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생산 동력을 유지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정보통신업과 보건 및 사회복지업은 경로별 편차는 존재하나 전반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에너지 및 기후 정책 수립 시, 산업별로 상이한 성장 복원력과 환경 변화에 대한 민감도와 노출 정도를 차별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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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주요 업종 사회경제 발전경로별 산출액 전망

4. 에너지 가격

에너지 가격은 최종소비 부문 모형에서 에너지원 간의 상대 가격을 결정함으로써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이다. 한국은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을 대외에 의존하는 순수입국8)으로서, 국제 에너지 가격을 국내 경제 활동의 결과물이 아닌 외부 시장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외생적 변수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는 IEA의 World Energy Outlook(WEO)(IEA, 2024)를 참조하여 원유, LNG, 석탄의 장기 국제 가격 전망치를 구성하였다.9) 국제 에너지 가격 전망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AEO나 IPCC SSP 시나리오 관련 연구(Ebtekar et al., 2024) 등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으나, IEA에서 발표한 WEO는 전 세계 에너지 수급 현황과 정책 변화를 가장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자료로 평가받는다.10) 특히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과 탄소중립 이행 경로를 연계한 가격 시나리오를 제공11)한다는 점에서, 국내 장기 에너지 정책 방향과의 논리적 일관성을 확보하기에 가장 적절한 기준 자료로 판단하였다.

발전경로별 화석연료 가격은 <표 1>의 각 경로의 핵심 내러티브를 반영하였다. 청정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지속가능-고성장 경로는 각국의 탄소중립 공약 이행을 전제한 APS(Announced Pledges Scenario) 가격을 적용하였다. 이는 기후 위기 대응 강화로 인한 화석연료 수요 감소가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유도한다는 시장 논리를 반영한 것이다. 반면, 현행 정책이 유지되는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는 IEA 시나리오 중 STEPS(Stated Policies Scenario)를 기준으로 설정하여 기존 에너지 수급 계획과의 연속성을 유지하였다.

한편, IEA 시나리오 중 분열갈등-저성장 경로에 직접 부합하는 전망치가 부재함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STEPS와 APS 간의 가격 편차를 활용하여 가격 경로를 구축하였다. 자국 우선주의 확산 및 공급망 분절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를 모사하기 위해 STEPS 가격에 다른 두 경로 간의 가격 차를 역으로 가산하였다.12) 이는 온실가스 감축 수행의 편익이 상실되고 공급 리스크가 가중되는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에너지 안보 프리미엄 발생에 따른 고유가 고착화라는 비관적 전망을 정량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2060년 기준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에서 원유는 80USD/bbl, LNG는 550USD/ton, 석탄은 90USD/ton 수준으로 수렴하며,13) 발전경로별 내러티브에 따라 화석에너지 가격은 분열갈등-저성장 경로에서 가장 높고, 지속가능-고성장 경로에서 가장 낮도록 전제치를 구성하였다.

5. 기후 변수

에너지 수요 장기 전망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미래 기온 변화는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1km 격자 단위의 고해상도 일 단위 기후 전망 데이터를 활용하여 구축하였다.14) 기온 전제 설정 시, 본 연구의 세 가지 경로에 대응하여 IPCC의 SSP-RCP 조합(SSP1-2.6, SSP2-4.5, SSP3-7.0)을 매칭함으로써 글로벌 기후 변화 시나리오와의 정합성을 확보하였다.15)

전국을 대표하는 일평균 기온 산출을 위해 기존 기상청 59개 관측소의 지리적 위치와 일치하는 격자점을 추출하고, 해당 지점들의 평균치를 전국 대표값으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관측 기반의 과거 실측 데이터와 미래 전망 데이터 간의 통계적 연속성을 유지하고, 에너지 소비 중심지의 기후 특성을 보다 정확히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도출된 기온 자료를 기초로 난방도일(기준 18°C)과 냉방도일(기준 24°C)을 연도별로 산출하였으며, 이는 최종소비 부문의 냉・난방 에너지 수요 관계식에서 기후 변화의 영향을 결정하는 전제치로 활용하였다.

[그림 6]은 발전경로별 연평균 기온 및 냉・난방도일의 변화 추이를 보여준다. 모든 경로에서 연평균 기온은 장기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나, 강력한 기후 대응을 상정한 지속가능-고성장 경로의 경우 2050년대 이후 기온 상승 폭이 둔화되거나 소폭 하락하는 양상이 관찰된다. 기온 변화에 따라 난방도일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냉방도일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러한 발전경로별 기후 변동 폭의 차이는 향후 부문별 에너지 소비 구조 변화의 동인으로 작용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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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사회경제 발전경로별 기후 전제

Ⅳ. 결 론

본 연구는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글로벌 에너지 환경 속에서 한국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세 가지 사회경제 발전경로를 새롭게 정의하고 각각의 내러티브를 구성하였으며, 이를 장기 에너지 전망의 필수 전제치인 인구, 경제성장률, 산업구조 전망, 에너지 가격, 기온을 정량화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제시하였다. 기존의 단일 경로 중심 전망이나 파편화된 데이터 인용에서 벗어나, 세 가지 발전경로의 내러티브에 따라 각 변수가 상호 간 논리적으로 연계된 통합적 전제치 산출 체계를 보였다는 점에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특히 각 경로에서의 잠재성장률 도출 과정과 업종별 부가가치 비중 조정뿐 아니라 인구, 기온, 에너지 가격까지 모든 전제치의 산출 과정을 투명하게 제시함으로써, 장기 에너지 전망에 대한 신뢰성과 이해도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는 시나리오 분석 결과의 불확실성과 다양한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는 것에 앞서, 다가올 미래 사회의 모습 자체가 가질 수 있는 다양성에 대한 인식의 필요성과 전망 분석 수행에 앞서 필요한 하나의 실현될 경로에 대한 정량화 과정을 종합적으로 제시한다. 이는 다양한 미래상에 대한 제시가 경제성장률 전망에서의 낙관 혹은 비관 전망, 인구 전망에서의 고위 및 저위 추계 등 매우 제한적인 사회경제 지표에 대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주요 사회경제 전제치를 통합한 발전경로로 확장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관련 연구 내용의 적극적인 공유가 아직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국내에서 본 연구는 향후 관련 연구의 발전 및 확장을 위한 시작점의 역할을 한다.

본 논문의 궁극적인 역할은 특정 전망 수치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에너지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공통적 전제조건을 제공하는 데 있다. 이는 IPCC의 SSP 시나리오가 글로벌 기후 변화 연구의 표준적 준거가 된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 에너지 정책 전문가와 연구자들이 동일한 전제 위에서 전망 결과를 비교 및 해석하고 정책적 함의를 도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16). 본 연구에서 제시한 통합적 전제치 도출 체계가 관련 전문가들 사이의 심층적인 논의를 촉진하고, 국내 에너지 시나리오 분석의 정합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실무적 참고점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산업통상자원부의 2025년 에너지통계 출연사업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음.

This paper was written as part of a 2025 project funded by the Ministry of Trade, Industry and Energy’s Energy Information Statistics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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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 (2024). World Energy Outlook 2024. IEA.

각주

[3] 1) IEA의 World Energy Outlook(WEO)와 미국 EIA(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의 Annual Energy Outlook(AEO) 모두 내러티브 기반의 시나리오 구성을 강화하는 글로벌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IPCC의 SSP는 인구 구조, 경제 성장, 불평등, 제도적 역량 및 사회적 가치관 등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결정짓는 근본적인 사회경제적 발전경로를 명시적으로 체계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글로벌 기후・에너지 정책 분석의 표준적인 프레임워크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표성을 지닌다.

[4] 2)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2023)는 출생, 사망, 국제이동을 인구 변동의 핵심 요인으로 설정하고, 각 요인이 중위・고위・저위로 설정되어 조합된 27개 시나리오와 코로나19의 영향, 출산율 변동 등 특수 상황을 반영한 시나리오를 포함해 총 31개 시나리오에 따른 인구 전망 결과를 제시한다.

[5] 3) 한국은행이나 민간 연구소에서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발표한다. KDI의 장기전망은 국민연금 재정 추계 및 공공부문의 중장기 재정부담 분석 등 국가 차원의 정책 설계 시 reference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범정부 차원의 장기 경제정책 수립이나 전력기본계획 등 에너지 분야에서도 국가 상위 계획 간의 정합성 확보를 위한 공통 전제로 채택되어 왔다.

[6] 4) 본 연구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KDI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발표되지 않은 시점에 수행되었다. 본고에서는 분석의 일관성과 동일 특별호에 게재될 타 논문과의 비교 가능성을 위해 기존에 발표된 전망치를 활용하였으며, 이는 연구의 한계로 남을 수 있다.

[7] 5)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이 2023년 상반기에 착수됨에 따라, 경제 및 산업 성장 전제에 관한 논의는 계획 초기 단계인 해당 시점에 수행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인용 및 활용한 KDI의 거시경제 전망치는 2023년 상반기에 공표된 자료를 기준으로 한다.

[8] 6) KDI는 콥더글라스 생산함수에 기반하여 인구 고령화를 핵심 변수로 상정하는 잠재성장률 추계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신석하 외, 2013; 김성태 외, 2017; 정규철 외, 2023). 본 연구 역시 국가 계획과의 정합성 및 모형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KDI와 동일한 함수 형태 및 분석 기조를 채택하였다.

[9] 7) 이 과정에서 적용된 ±0.5%p 및 ±0.1%p의 조정 값은 특정 변수의 절대 수준이 동일한 폭으로 장기간 누적된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기준 경로 대비 발전경로 간 상대적인 격차를 구현하기 위한 시나리오 파라미터(parameterization)로 적용된 값이다. 모형 계산 결과 실업률이 0% 이하로 하락하거나 경제활동참가율이 100%를 초과하는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값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노동시장 변수는 인구 구조와 거시경제 변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조정된다.

[10] 8) 한국은 2023년 기준 연간 약 1,7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를 도입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순수입국이다. 이는 국가 총수입액의 26.7%에 달하는 수치로, 특히 석유(1,140억 달러)와 천연가스(360억 달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처럼 막대한 도입 규모와 대외 의존도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국내 거시경제 및 에너지 전환 비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외생적 변수임을 시사한다.

[11] 9) 본 연구는 분석이 수행되던 시점의 보고서였던 WEO 2024를 기준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 전제를 구성하였다. 이후 발표된 WEO 2025에서는 일부 시나리오 구조가 개편되었으나, 본 연구의 가격 설정 과정은 WEO 2024의 STEPS와 APS 시나리오 간 가격 격차를 참고하여 구축되었기 때문에 연구의 일관성을 위해 해당 보고서를 기준으로 사용하였다. WEO 2025에서는 시나리오 체계가 일부 개편되었다. 기존의 APS를 제외하고, 이미 법제화된 정책만을 반영하는 현행 유지 정책 시나리오(Current Policies Scenario, CPS)와 에너지 보편 접근성 목표를 다루는 ‘ACCESS 시나리오’를 새롭게 제시하였다.

[12] 10) EIA의 AEO 2023은 NEMS 모형을 통해 원유 수급 불확실성을 반영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Ebtekar et al.(2024)은 시스템 다이내믹스(System Dynamics) 기법을 활용하여 IPCC SSP 경로별 유가를 추정하였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SSP1에서는 수요 감소로 유가가 장기 하락(2100년 26~40달러)하는 반면, 지역 갈등이 심화되는 SSP3 및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SSP5에서는 고유가가 유지되는 경향을 보여 본 연구에서 참조한 IEA의 NZE및 STEPS시나리오와 유사하다.

[13] 11) IEA의 WEO는 정책 의지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한다. STEPS(Stated Policies Scenario)는 현행 정책의 연장선을 가정, APS(Announced Pledges Scenario)는 각국의 탄소중립 공약 및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기한 내 100% 이행을 전제, NZE(Net Zero Emissions by 2050 Scenario)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통해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가장 도전적인 경로이다.

[14] 12) 본 연구의 사회경제 발전경로(SEP)는 IEA의 정책 시나리오(STEPS, APS 등)와 일대일로 대응되지 않는다. 따라서 국제 에너지 가격 전제는 특정 시나리오를 직접 차용하기보다는 WEO에서 제시된 STEPS와 APS 간 가격 격차를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 범위의 참고 기준(benchmark)으로 활용하여 설정하였다. 특히 SEP3 경로의 가격 수준은 국제 협력 약화와 공급망 불안정 심화라는 내러티브를 반영하여 기준 경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설정하였다. 해당 가격 경로의 타당성은 EIA 및 IPCC 등 주요 국제기구의 비관적 시나리오 가격 범위와 비교하여 점검하였다.

[15] 13) 2023년 달러 가격 기준 실질가격

[16] 14) 기후 변수는 단기적인 기온 변동을 설명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기후 변화 경향을 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기온 전망 자료를 기반으로 난방도일과 냉방도일을 산출하여 에너지 수요 분석에 적용하였으며, 이러한 지표는 단기적 기온 변동보다는 장기적인 기후 추세를 반영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17] 15)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는 사회경제 경로(SSP)와 복사강제력(RCP)을 결합하여 미래 시나리오를 구성한다(IPCC, 2023). 예를 들면, SSP2-4.5는 SSP2(중간 경로)의 사회경제적 전제하에 2100년 기준 복사강제력을 4.5W/m2 수준으로 통제하는 경로를 의미하며, 이에 대응하는 기온 전망치가 산출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IPCC의 SSP 내러티브와 사회경제 발전 경로 내러티브와의 정합성을 고려하여 추세유지-중간성장 경로는 SSP2-4.5, 지속가능-고성장 경로는 SSP1-2.6, 분열갈등-저성장 경로는 SSP3-7.0 시나리오의 기온 전망치를 연결시켰다.

[18] 16) 연구의 투명성과 재현성 확보를 위해, 분석에 사용된 핵심 정량 데이터는 현재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국가에너지통계 종합정보시스템(KESIS)을 통해 공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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