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Ⅱ. 선행연구
Ⅲ. 분석방법론
1. 계층분석법(AHP)
2. 평가기준(criteria) 설정
3. 설문조사
Ⅳ. 분석결과 및 논의
1. 응답자 그룹별 응답의 일관성 비율
2. 전체 AHP 통합 분석 결과
3. 그룹별 AHP 분석 결과
Ⅴ. 결 론
Ⅰ. 서 론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경유 제품의 가격결정은 1997년 이전까지는 주로 정부에서 가격을 통제 및 관리하는 방식이었으므로, 정유사에서 주유소에 공급되는 가격이 비교적 일괄적이었고 시장의 효율성보다는 제품의 안정적 공급을 우선시하였다. 1997년부터는 유통단계에서 판매자의 방침에 따라 가격을 결정하도록 하는 석유제품 가격 완전자유화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가격 자유화 방식 이후 주유소 사업자 수는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휘발유・경유 제품의 최종판매자인 주유소 수준에서는 능동적인 가격경쟁의 유인 및 여지가 적어, 가격 자유화 방식의 주요 기대효과 중 하나인 소비자가격 경쟁 활성화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다.
이와 같은 국내 석유제품시장 내 가격경쟁 정도에 대한 의문과 이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 그리고 관련 정책의 실효성 이슈는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예로, 이문배(2008)는 국내 석유시장에서 주요 석유제품 가격결정 시 외부경쟁의 유입이 미진한 상태라고 진단하였고, 김형건(2010)은 석유제품 가격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과 이로 인한 제품시장 유통구조 및 제도에 대한 논란을 지적하였다. 최종판매자인 주유소 사업자 또한 석유제품 유통구조와 정책적 요소로 인해 능동적으로 판매가격을 변화시키기가 쉽지 않음이 지적되어 왔다(김형건・이달석, 2011; 박창수, 2018). 2012년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고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의 적정성 논란에 대해 대응하고자 석유시장 투명성 제고 및 경쟁촉진 정책을 도입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해당 정책이 실제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사회후생 증가로 귀결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각 이해관계자별로 상이한 주장을 펼쳐 왔다. 대표적으로, 알뜰주유소의 경우 해당 정책이 주유소 간 가격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음을 주장하는 연구도 여럿 발견되는 반면(정준환, 2012), 주유소업계는 공공기관이 최저가 입찰을 통해 정유사로부터 일반적인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받으므로 오히려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재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경유 제품의 소비자가격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가격 결정요인(국제 원유가격, 국제 석유제품가격, 환율 등) 외에도 국내 석유제품 시장의 유통구조 및 정책적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특히 최근(2020~2022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코로나19 대유행)와 지정학적 불안정성(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단기간에 큰 폭의 변동을 겪었다. 이에 국제 석유 시장의 변동에 따른 국내에 반영되는 휘발유・경유 제품의 소비자가격이 적절한지를 포함해 석유제품 가격결정 체계의 적정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유사 공급가와 대리점 마진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소비자 가격이 결정되는 국내 석유유통 시장 상황에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여러 정부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꾸준한 논란이 있어 왔으며, 시장에서 소비자가격 경쟁이 충분히 유발되지 못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2012). 석유제품의 원료인 원유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경제 및 생활물가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는 제품이므로 소비자는 석유제품 가격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최근 정부는 국제 석유시장의 가격 상승 영향이 국내에 반영되는 유가 부담을 줄이고자 석유제품 유통 정책 및 유류세 인하 등의 조치를 이행하고 있으나, 휘발유・경유 제품의 소비자가격에 대하여 판매자(주유소)와 소비자 모두의 요구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석유제품 경쟁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이해관계자마다 상이한 견해를 보이지만, 국내 전문가 및 업계의 의견이 종합적으로 분석된 적은 없다. 따라서 국내 석유제품 소비자가격에 대한 전문가 및 업계의 의견을 종합해보고 이를 정책개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주로 실무적 관점에서 국내 석유유통 시장의 정책 및 제도에 대한 영향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찰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국내 석유제품의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도출해 이들을 계층화하고, 해당 요인들이 소비자가격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정도에 대한 국내 에너지 전문가/주유소 업계 의견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석유제품의 가격결정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복잡한 의사결정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많이 이용되고 있는 다기준의사결정기법의 대표적인 방식인 계층분석법(Analytic Hierarchy Process, AHP)을 활용하여 휘발유・경유 제품의 소비자가격 경쟁저해 요인을 분석하였다. 또한 이해관계자별 의견 차이를 식별하기 위해 전체 응답자를 2개의 그룹으로(1그룹: 에너지전문가 / 2그룹: 석유유통 실무자) 나누어 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논문의 이후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제2장에서는 관련된 기존 선행연구를 살펴본다. 제3장에서는 연구에 적용한 분석방법론인 AHP 대해 설명하고, 실증연구가 수행된 절차를 설명한다. 제4장은 분석 결과를 제시해 응답자들의 인식을 정리하고 관련된 함의와 시사점을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결론을 내리고 본 연구의 한계점 및 후속연구방향을 제안한다.
Ⅱ. 선행연구
먼저 본 장에서는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연구들, 그리고 본 연구의 방법론인 AHP를 에너지 부문 이슈에 적용한 연구들, 이렇게 두 가지 측면에서 선행연구들을 검토하고 본 연구로의 시사점을 도출한다.
국내의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석유유통 구조 및 시장, 규제, 원유 가격, 정유산업의 독과점 정도, 알뜰주유소 등이 지적되어 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경화・심가은(2010)은 주유소별로 구별되는 여섯 가지 제품유통방법에 따른 국내 석유제품시장의 경쟁 및 사회후생을 게임이론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주유소가 전량 구매하는 경우보다 현물시장에서 혼합 구매 시, 시장가격이 낮고 사회후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황태희(2014)는 석유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일관성을 갖추지 못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석유혼합판매와 상표 표시규제를 지적하였다. 석유제품 판매에서 가격정보와 품질 및 혼합판매 여부와 비율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를 석유 유통업자 및 석유판매 사업자에게 부여하도록 석유사업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안다영(2016)은 유류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와 하락하는 시기를 구분하여 휘발유가격 결정요소들의 영향력을 비교 및 분석하였다. 이 때 주유소 휘발유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립변수로 구별 자동차 등록대수, 개별공시지가, 셀프주유소 여부, 반경 1km이내 셀프주유소 존재여부, 주유소별 개별 특성, 주요소별 브랜드를 모형에 포함하였다. 분석 결과, 휘발유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주유소 형태 및 가격 상승기/하락기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셀프주유소는 휘발유가격의 상승기와 하락기 모두 일반주유소 보다 휘발유가격을 낮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경쟁 주유소는 휘발유가격의 상승기와 하락기 모두 비경쟁 주유소 보다 낮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승기에 비해 하락기에 그 정도가 더욱 커짐을 확인하였다. 서명식(2014)은 서울시 내 607개 주유소를 기반으로 자료를 수집한 후, 휘발유가격을 종속변수로, 주유소 상표, 소유구조, 셀프주유소, 편의 시설, 공지시가, 반경 1km이내의 주유소 수, 반경 3km이내의 알뜰주유소 유/무, 알뜰주유소와의 거리를 독립변수로 설정 후 헤도닉가격결정모형을 사용하여 휘발유 가격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사용된 종속변수의 추정치는 대부분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 특히 주변에 알뜰주유소가 있는 경우 휘발유가격이 리터당 20원 ~ 50원 낮은 것이 확인되었다.
이 외에도 휘발유 소매가격 결정에 미치는 영향요소 중 주유소들의 암묵적 협조존재 여부와 가격비대칭성이 발생하는 지점(정유사 또는 주유소)을 규명한 이달석・신정수(2006), 주변 경쟁 주유소 수, 자가상표 주유소 존재 여부 등이 국내 주유소의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힌 김형건・이달석(2011), 주유소 주변의 협약주유소 및 관공서 존재 여부가 휘발유 가격에 정(+)의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힌 고규희 외(2021), 서울시 주유소 휘발유 가격결정 요인으로 교통유입량, 입지요인, 지역요인, 주유소 특성 등을 고려한 윤형호・이의영(2008),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 분위가 증가할수록, 가격경쟁 요인들의 영향력은 축소되는 반면 비가격경쟁 요인들의 영향력은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한 김형건(2016) 등 다양한 관점에서 석유제품 가격결정 요인을 다룬 국내 연구들이 존재한다.
해외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정책, 석유유통구조, 규제, 유류 가격, 세금 등이 지적되었다. Provornaya et al.(2020)는 러시아,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석유 제품 가격에 미치는 주요 영향요인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러시아에서 세금 부담 수준이 석유제품 가격 구조의 62%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석유 생산 비용이 사우디아라비아는 정제비용이 석유 제품 가격 내에서 지배적인 요소임을 밝혔다. Wang et al.(2019)은 중국의 석유제품 가격 규제가 유가 변동성과 거시경제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석유제품 가격 규제가 유가 변동성을 감소시킬 수 있고 거시경제 변동성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지만 약한 변동성에서 더 효과적임을 밝혔다. Ederington et al.(2019)은 석유제품 가격과 유가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많은 실증 문헌을 검토하고 원유 가격과 석유제품가격 사이의 인과 관계의 방향에 대한 증거를 논의하였다. 시간 경과에 따른 국가 휘발유 가격의 거의 모든 변동은 세금, 함량 요구 사항 또는 기타 요인의 변동이 아니라 원유 가격 및 주기적 변동에 기인하였다.
본 연구는 평가기준이 다수이며 상호 배반적인 대안들의 체계적인 평가를 지원하는 의사결정기법 중 하나인 AHP 분석법을 적용하였다. 따라서 다음으로 AHP 분석법이 에너지 분야에서 어떻게 적용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고, 해당 방법론 사용의 타당성을 검토한다.
먼저 국내 연구로 정혜진 외(2020)는 원자력발전의 수용성 및 에너지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의 견해를 활용한 AHP 분석을 수행하였다. 허성윤 외(2016)의 연구는 AHP를 이용하여 국내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으며, 전문가는 정부, 학계, 발전사 세 범주로 나누어 의견을 도출하였다. 이준성(2016)은 에너지 신산업의 대표적 기술인 스마트그리드 기술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요인들의 상대적 중요도를 AHP 분석을 통해 측정하였다. AHP를 에너지 분야 연구에 적용한 국외사례로는 Spherical fuzzy-AHP를 적용하여 터키의 풍력발전 입지 선정 문제를 분석한 Kutlu Gündoğdu・Kahraman(2020), 폴란드의 저배출 에너지 기술 개발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영향 평가에 fuzzy-AHP를 적용한 Ligus(2017) 등 다수가 발견된다.
본 연구에서 적용한 AHP는 전문가 집단에 대한 설문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전문가 집단의 오랜 경험이나 직관 등이 평가의 바탕이 되고 있으므로, 신뢰성이 높은 분석기법이다. 선행연구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에너지 분야에서도 의사결정을 위한 평가기법으로 AHP 분석법이 많이 적용되고 있으며, 에너지 관련 의사결정 지원도구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다수의 요인들을 식별하고 체계적이고 분석적으로 탐색하여 요인들의 상대적 중요도, 우선순위 등을 비교 분석할 때 AHP 분석법이 유용함을 여러 선행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석유제품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주는 구성 요소는 단일 요소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복합성을 가지고 있다는 특성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복잡한 의사결정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많이 이용되고 있는 AHP를 분석방법으로 적용하여 요인 간 상대적 중요도를 확인하고자 하며, 이는 석유제품 소비자가격 관련 정책 개발에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Ⅲ. 분석방법론
1. 계층분석법(AHP)
본 연구는 국내 석유제품의 소비자가격 경쟁저해 요인을 계층화하고 해당 요인들의 상대적 중요도를 측정하기 위해 AHP를 활용하였다. AHP 기법은 의사결정 문제가 다수의 평가기준으로 이루어져 있을 때, 우선 평가기준을 계층화한 후 계층에 따라 중요도를 정해가는 다기준 의사결정기법(Multi-Criteria Analysis)으로, 1972년 미국 Thomas L. Saaty 교수가 개발한 의사결정방법론이다(Saaty, 1980). AHP는 복잡한 문제를 계층화하고 요인들로 분해한 후 요인들에 대한 쌍대비교(pairwise comparison)를 통해 중요도를 도출하므로 의사결정을 위한 방법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김의성 외, 2008; 이기현 외, 2018; 홍정만, 2011).
AHP 적용을 위해서는 먼저 계층을 설정한다. 계층구조를 구성한다는 것은 주어진 문제의 요소를 우선 파악하고 요소를 동질적인 집합으로 묶은 후, 이 집합들을 상이한 수준으로 배열하는 것이다. 각 집합들을 계층(level)으로 부르고 각 수준은 요소(element 또는 criteria)로 구성된다. 최상위 목표에서 하위 계층으로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요소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기준에 대해서 요소를 쌍으로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교에 사용되는 기준을 정하기 위하여 최상위 계층부터 시작해서 바로 아래 계층에서 비교되어야 할 요소를 하나의 행렬에 배열한다. 직계 하위계층이 개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면 모두 회의 비교를 Saaty(1980)가 제안한 1~9점 척도에 따라 수집 후 쌍대비교행렬을 작성하며 식 (1)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각 요소의 우선순위의 계량화를 위해서는 요소에 중요도를 부여하고 합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의사결정요소들의 상대적 가중치 추정을 위한 쌍대비교 행렬은 식 (2)처럼 구성할 수 있다. A행렬을 구성하는 는 동일 계층 내에서 비교대상이 되는 요소 j에 대한 요소 i의 상대적 중요도를 나타낸다.
본 연구는 고유치방법(eigenvector)을 활용하여 상대적 중요도를 추정하였다. Saaty에 의해 제안된 고유치방법은 쌍대비교행렬의 고유치(eigenvalue) 중에서 최대치에 대응하는 고유벡터를 요소의 중요도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각 요소에 대한 가중치를 아직 추정하지 못한 쌍대비교행렬 A가 있다면 이 행렬을 라 정의하고 의 추정 가중치 는 식 (3)으로 구할 수 있다.
는 행렬 의 가장 큰 고유치로 n에 근접하는 값일수록 쌍대비교행렬 A의 수치들이 일관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일관성지수(Consistency Index, CI)와 일관성비율(Consistency Ratio, CR)은 각각 식 (4)와 식 (5)로 정의된다.
CR이 0이면 응답자는 완벽한 일관성을 가지고 쌍대비교를 수행하였다는 뜻이다. 보통 CR이 최대 0.1 또는 0.2 이내에 들 경우 대상 쌍대비교행렬은 일관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한다(Saaty, 2001). 0.2 이상일 경우에는 재조사 등을 통해 일관성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AHP는 평가기준(요인)별 상대적 중요도를 도출한 후, 각 평가기준에 대해 상호 배타적인 대안들을 체계적으로 평가하여 궁극적으로 대안 간의 종합적 우선순위를 도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다만 본 연구는 연구의 목적을 고려해 구체적인 대안의 우선순위 도출이 아닌 평가지표(criteria), 즉 국내 석유제품 소비자가격 경쟁저해 요인의 상대적 중요도만 도출하였다.
2. 평가기준(criteria) 설정
국내 석유제품 소비자가격 경쟁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국내 석유유통 시장에서의 공급 구조 및 구매 형태, 시장 제도를 나타내는 『석유유통 구조』, 석유제품 최종 소비자 가격에 대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정부정책』, 석유제품 소비자 가격에 불규칙적으로 직접・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외부요인』이 있다. 위의 3가지 요소들을 구성하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고려항목들을 도출하기 위해서 석유유통 관련 전문가 및 실무자를 대상으로 인터뷰 및 기존의 관련 연구 및 문헌 등을 참고하였다. <표 1>은 해당 요인들에 대한 설명 및 소비자가격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국내 석유제품 소비자가격 경쟁을 저해하는 요인들의 계층 구조는 [그림 1]과 같이 설정하였다. 대항목(1계층)은 『석유유통 구조』, 『정부정책』, 『외부요인』 3개 항목을 소항목(2계층)은 ‘전량구매’‚ ‘현물시장’, ‘사후정산’, ‘알뜰주유소’, ‘전자상거래’, ‘석유혼합판매’, ‘국제유가 및 환율’, ‘신용카드 가맹수수료’, ‘제반경비’ 9개 항목으로 구분하였다.
상기 설정된 평가기준(항목) 중 석유제품 가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유류세가 항목에서 제외된 이유에 대해 간단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유류세는 유류 관련 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을 일컫는 것으로 개별소비세, 교통・에너지・환경세, 자동차세(주행분), 교육세로 구성되어 있으며, 추가로 부가가치세와 수입 유류에 대해서는 관세가 부과된다(이세진・임재범, 2022). 해당 유류세는 석유제품(휘발유, 경유) 소비자 가격 중 시점에 따라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므로, 가격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정책적 요인이다. 실제로 정부는 유류세(율) 조정을 통해 가격조정을 시도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정부는 코로나 시기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11월부터 유류세를 인하하여 2023년 3월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다만 국내 석유제품 소비자 가격에 포함된 유류세는 모든 최종판매자(주유소)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고정값이며, 또한 타 정책 요소에 비해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유류세의 영향 정도는 (석유제품 가격 중 차지하는 비중 계산 등을 통해) 비교적 명확하고 잘 알려져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유류세를 분석의 평가기준으로 포함하지 않았다. 즉 본 연구는 정부 정책 요소의 하위 항목으로, 정부가 과거 경쟁촉진을 목표로 도입한 세 가지 정책요소의 부작용 가능성에 특히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향후 관련 후속연구는 유류세의 소비자가격 경쟁 저해 정도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위 내용을 종합하여, 본 AHP 분석에 사용된 개별 평가항목들에 대한 설명을 <표 1>에 정리하였다.
<표 1>
계층분석법 평가항목 설명
3. 설문조사
국내 에너지 전문가 및 석유유통 실무자를 대상으로 AHP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해당 설문은 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조사연구소를 통해 2021년 11월 약 한 달간 온라인 방식(자기기입식 웹조사)으로 수행되었다. 에너지전문가 그룹과 석유유통 실무자 그룹의 인식을 비교 분석하고자 2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전체 응답자 수는 47명으로 1그룹의 응답자는 29명으로 현재 학계 및 에너지전문기관, 그리고 민간 사업자에서 에너지관련 정책 등에 관한 연구 및 실무를 수행하고 있는 에너지전문가이다. 2그룹의 응답자는 18명으로 석유유통 실무자들로 현재 민간 사업장에서 실제 석유유통 시장에서 실무를 수행하고 있는 임직원들로 구성하였다. 에너지전문가 및 석유유통 실무자 응답자들의 해당 업무 근속년수는 각각 12.4년, 14.8년으로 관련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계층분석법 적용을 위한 설문지의 예시는 <표 2>와 같으며 동일 계층 내 평가 항목들 간의 쌍대비교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Ⅳ. 분석결과 및 논의
1. 응답자 그룹별 응답의 일관성 비율
본 연구는 Saaty(2001)의 연구에 따라 CR이 0.2 이하인 자료만 일관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일반적으로 CR값이 0.1 이내이면 쌍대비교는 합리적 일관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Saaty and Kearns(1985)에 따르면 CR이 0.2 이내일 경우도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총 47개의 응답 중 40개 자료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에너지전문가 그룹의 경우 응답자 29명 중 대부분(28명)이 일관성 비율 기준을 통과한 반면 실무자 그룹의 경우는 응답자 18명 중 12명이 일관성 비율 기준을 통과했다. 전체 및 그룹별 응답자들의 표본 수 및 일관성 비율은 <표 3>에 제시하였다.
<표 3>
응답자 표본 수 및 일관성 비율
| 그룹별 | (1그룹) 에너지전문가 | (2그룹) 석유유통 실무자 | |
| 소속별 분류 | 학계 | 14 (48%) | |
| 정부 및 연구기관 | 11 (38%) | ||
| 민간기업 | 4 (14%) | 18 (100%) | |
| 총 응답자 수(명) | 29 | 18 | |
| 일관성 지수(CR≤0.2)의 응답자 수(명) | 28 | 12 | |
| 일관성 지수(CR≤0.2)의 응답자 비율 | 96.6% | 67% | |
2. 전체 AHP 통합 분석 결과
일관성 지수 기준을 만족한 40개 응답 자료를 사용한 통합 분석결과는 [그림 2]에 제시하였다. 국내 석유제품 소비자가격 경쟁저해 요인 중 대항목의 경우 ‘석유유통 구조(50.0%)’가 상대적 중요도가 가장 높은 항목이었으며, 이어 ‘정부정책(28.4%)’, ‘외부요인(21.6%)’ 순으로 상대적 중요도가 높았다. 하위 계층인 소항목의 가중치는 ‘전량구매(27.4%)’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사후정산(14.1%)’, ‘알뜰주유소(12.0%)’ 순이었다. 높은 가중치(상대적 중요도)를 나타내는 ‘전량구매’, ‘사후정산’은 석유유통 구조 대항목의 하위항목으로서, 응답자들은 현재 국내 석유유통 구조를 석유제품의 소비자가격 경쟁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판단하였다.
현재 국내 석유유통 시장에서 보편화 되어있는 전량구매, 사후정산 계약방식은 공급자(정유사) 단계의 공급가격에 의해 석유제품 소비자 가격이 대부분 결정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먼저 기본적으로 전량구매는 개별 주유소가 복수의 공급자에 대한 탐색 및 거래를 통해 더 낮은 가격의 석유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한한다. 해당 계약 관행으로 인한 문제점은 여러 기존 연구에서도 지적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정준환(2013)은 소매시장 가격경쟁 촉진을 위해 전량구매계약을 줄여나가야 함을 지적하였고, 윤원철・손양훈(2012)은 혼합판매 도입과 활성화를 위해서 전량구매조건의 완화 내지 폐지가 필요함을 제기하였다. 2012년 한국주유소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97.7%의 주유소가 계열 정유사와 전량구매계약을 맺고 있었으며(에너지신문, 2015), 당시 정부는 정책적으로 이와 같은 관행을 개선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해당 정책들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나 분석결과는 찾기 어려우며, 이후에도 정부가 때때로 혼합판매 활성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정유사-주유소 간 최초 거래 계약 시 전량구매 계약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해당 전량구매계약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즉 해당 관행의 현재 시행정도 및 이와 같은 계약방식에 대한 이해관계자(정유사, 주유소 등) 각각의 입장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후정산은 주유소가 석유제품 가격이 정확히 얼마인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제품을 주문 및 정유사 측으로부터 대략적인 가격을 통보받은 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또는 월말 정산가 책정 시 확정가를 통보받는 거래방식을 말한다. 해당 방식 하에서는 주유소가 공급자(정유사, 대리점)로부터 제품을 구매하는 당시에 확정된 구매 가격을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석유제품의 최종 소비자 가격에 대한 능동적인 판매 가격 변화에 제한이 생긴다. 이와 같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유소는 확정가격을 받기 전까지 주변 주유소들과의 가격경쟁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구입 시점에서 가격을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주유소가 정유사를 선택하는 데에도 제한을 받게 된다. 특히 사후정산 방식은 알뜰주유소 시행 이후엔 국내 석유유통 시장에서 알뜰주유소를 제외한 일반주유소에만 주로 적용되고 있다. 이는 하나의 석유유통 시장 내에서 이원화되어 적용되고 있는 불합리한 방식으로 제도적인 보완책 마련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사후정산 거래 방식은 2008년 공정위의 시정명령에 대해 2013년 법원이 불법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며 법적으로는 어느 정도 일단락이 되었고, 주유소들 간에서도 그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에너지플랫폼뉴스, 2022). 그러나 본 AHP 분석결과에 의하면 여전히 소비자 가격경쟁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로 꼽히고 있으므로 정책적 대응방향을 재검토할 여지가 있다.
다음으로 ‘알뜰주유소’ 항목의 상대적 중요도(12%)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알뜰주유소 운영 주체에서는 알뜰주유소에는 공급시점에 가격을 확정하여 공급하기 때문에 주유소의 구매선택을 제한하는 사후정산 방식를 개선하여 국내 석유유통 시장 구조를 수평적이고 경쟁적인 석유유통 시장으로 변화시켰다는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확하게는 국내 석유유통 시장에서 해당 공공기관을 통하여 휘발유・경유 제품이 공급되는 알뜰주유소에만 사후정산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일반주유소에는 여전히 사후정산 방식이 통용되고 있다. 즉 국내 석유유통 시장은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로 이원화 되어 각기 상이한 조건 하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알뜰주유소에만 적용되고 있는 공급가격 확정 제도가 일반주유소에도 적용되어야 주유소 간 소비자 가격에 대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이 조성될 것이다. 또한 알뜰주유소가 전국단위로는 최종소비자 평균가격을 일부 낮추어 순전히 최종소비자 측면에서는 후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알뜰주유소 확대에 따른 일반주유소의 휴・폐업이 가속화 된다는 주장도 있다. 본 AHP 응답자들은 후자와 같은 부정적 효과를 보다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종합하면 국내 관련 전문가 및 주유업계에서는 석유제품 소비자가격의 경쟁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전량구매 계약관행, 사후정산 방식, 알뜰주유소 정책을 꼽고 있었다. 따라서 향후 관련 정책 마련 시 해당 요소들에 초점을 두어 각 요소의 장단점과 효과를 명확히 규명하는 등 심도 있는 논의가 지속되어야 한다. 그 외 나머지 요소의 가중치는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10% 이하의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3. 그룹별 AHP 분석 결과
다음으로 응답자를 에너지전문가(1그룹) 집단과 석유유통 실무자(2그룹) 집단으로 분류하여 경쟁저해 요인에 대한 집단별 상대적 중요도의 차이를 분석한다. [그림 3]은 그룹별 대항목(1계층)의 상대적 중요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이다. 에너지전문가(1그룹) 집단과 석유유통 실무자(2그룹) 집단에서 모두 『석유유통구조』요인이 상대적 가장 중요도가 높다는 결과를 나타냈다. 다만 에너지전문가(1그룹) 집단에서는 1위『석유유통구조(54.3%)』와 2위 『정부정책(24.4%)』요인 간 상대적 중요도의 차이가 비교적 크다. 반면 석유유통 실무자(2그룹) 집단에서는 1위 『석유유통구조(39.6%)』와 2위 『정부정책(39.0%)』의 상대적 중요도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정부가 경쟁을 촉진하려고 도입했던 주요 정책들에 대해 석유유통 실무자들(주로 주유업계)은 별다른 실효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정부는 석유제품 유통의 투명성을 높이고 판매자들 간의 가격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을 시행하였지만 석유유통 실무자들은 해당 정책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실제 해당 정책들이 석유제품 소비자가격 경쟁에 미친 영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소항목(2계층) 각 계층 내 요인 간 상대적 중요도에 대한 그룹별 비교 분석 결과는 더 큰 그룹 간 시각 차이를 나타냈다. 먼저 [그림 4]는 대항목인 『석유유통구조』계층 내 소항목 요인 간 상대적 중요도를 분석한 결과이다. 에너지전문가(1그룹) 집단은 ‘전량구매(61.7%)’ 요인이 매우 높은 중요도를 보여주었으며, ‘사후정산(21.3%)’, ‘현물시장(17.0%)’ 순으로 경쟁저해 요인으로 평가하였다. 반면 석유유통 실무자(2그룹) 집단은 ‘사후정산(48.6%)’ 요인이 높은 상대적 중요도를 나타냈으며, ‘전량구매(36.5%)’, ‘현물시장(14.9%)’ 순으로 경쟁저해 요인의 중요성을 평가하였다. 요컨대 에너지전문가들은 전량구매를, 석유유통 실무자들은 사후정산 방식을 석유제품 소비자가격 경쟁을 저해하는 가장 주요한 유통구조 요인으로 꼽았다.
[그림 5]는 대항목인 『정부 정책』계층 내 소항목 요인간 상대적 중요도를 분석한 결과이다. 에너지전문가(1그룹) 집단은 요인간 비슷한 중요도의 점수를 나타내고 있다. 1위 ‘석유혼합판매(35.9%)’, 2위 ‘전자상거래(33.7%)’, 3위 ‘알뜰주유소(30.4%)’ 결과로 요인간 상대적 중요도의 차이는 각각 1위와 2위는 2.2%, 2위와 3위는 3.3% 차이의 결과를 나타냈다. 석유유통 실무자(2그룹) 집단은 1위‘알뜰주유소(70.4%)’ 요인이 매우 높은 상대적 중요도를 나타냈으며, 2위‘석유혼합판매(19.0%)’, 3위‘전자상거래(10.6%)’ 순으로 경쟁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중요성을 평가하였다. 석유유통 실무자(2그룹) 집단의 1위‘알뜰주유소(70.4%)’ 요인은 에너지전문가(1그룹) 집단의 3위‘알뜰주유소(35.9%)’ 요인과의 비교 결과로도 34.5% 정도의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에너지전문가(1그룹) 집단의 각 요인 간 상대적 중요도의 결과는 크게 차이가 없는 반면, 석유유통 실무자(2그룹) 집단은 매우 높은 상대적 중요도 차이의 결과를 나타냈다. 2그룹에서 알뜰주유소의 상대적 중요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해당 정책의 효과에 대한 해당 그룹의 인식을 잘 보여주는 결과이다. 앞서 4.2절에서 알뜰주유소의 장단점 등에 대해서 논한 바와 같이, 알뜰주유소 도입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났고 해당 정책에 대해 여전히 다양한 논란과 문제점이 발견되는 만큼 알뜰주유소의 사회적 효과 그리고 향후 관련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림 6]은 대항목인 『외부요인』계층 내 요인간 상대적 중요도를 분석한 결과이다. 에너지전문가(1그룹) 집단은 1위‘국제유가 및 환율(45.4%)’ 요인이 매우 높은 중요도를 보여주었으며, 2위‘제반경비(35.3%)’, 3위‘신용카드 가맹수수료(19.3%)’ 순으로 경쟁저해 요인으로 중요성을 평가하였다. 석유유통 실무자(2그룹) 집단은 1위‘신용카드 가맹수수료(67.5%)’ 요인이 매우 높은 중요도를 보여주었으며, 2위‘국제유가 및 환율(16.9%)’, 3위‘제반 경비(15.6%)’ 순으로 경쟁저해 요인으로 중요성을 평가하였다. 에너지전문가(1그룹) 집단의 1위‘국제유가 및 환율(45.4%)’ 요인은 석유유통 실무자(2그룹) 집단의 3위‘국제유가 및 환율(16.9%)’ 요인의 중요도 결과 차이가 28.5%로 나타냈으며, 석유유통 실무자(2그룹) 집단에서의 1위‘신용카드 가맹수수료(67.5%)’요인은 에너지전문가(1그룹) 집단의 3위‘신용카드 가맹수수료(19.3%)’와 중요도의 결과 차이가 48.2%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국내 에너지 원자재는 해외 수입의존도가 높은 산업으로 석유제품의 소비자 가격은 국제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에너지전문가의 견해를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2그룹이 ‘신용카드 가맹수수료’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 결과는 국내 소비자들의 결제 형태가 신용카드 비율이 높은 비중(95%)을 차지하고 있으며, 가격 책정 시 해당 수수료를 고려할 시 가격을 변동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주유소 등에 적용되는 카드수수료는 정률제(판매금액의 1.5%)이므로 제품가격 상승에 따라 수수료는 증가하는 형태이다. 근래 전국적으로 주유소 경영난이 심각해지면서 관련 협회 등에서 카드수수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향후에도 이러한 경향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내외 사례 등을 검토하고 해당 이슈에 대한 정부의 개입 및 조정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Ⅴ. 결 론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에 따른 에너지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석유는 국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1차 에너지원으로 그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 향후에도 상당 기간 석유는 주 에너지원일 것이며 전 세계 석유수요는 2030년 중반 내지 2040년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경유 제품의 소비도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2022년 국내 석유소비량(납사 제외)은 5억61만2000배럴로 연간 소비량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석유제품 원자재인 원유는 절대적으로 수입에 의존 중이며, 경제 및 생활물가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품으로서 석유제품 가격은 국민적 관심 대상이다. 따라서 향후에도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적정한 수준으로 이끄는 정책적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그간 정부에서도 다양한 국내 석유제품 유통 구조의 정책 개선 및 가격 경쟁 촉진 정책을 시행하여 석유유통 시장에서의 판매자들의 가격 경쟁을 통한 소비자가격 인하를 유도하고자 했으나, 소비자가격 변화에 대한 최종 판매자(주유소)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경유 제품의 소비자가격 결정에 영향을 주는 구성 요소는 단일 요소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복합성을 가진 특성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복잡한 의사결정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많이 이용되고 있는 다기준의사결정기법의 대표적인 방식인 AHP를 활용하여 국내 에너지전문가 및 석유유통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2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경유 제품의 경쟁저해 요인의 상대적 중요도를 분석하였다.
먼저, 전체 응답자 대상의 분석 결과는 전량구매 및 사후정산이라는 석유유통 구조 내 관행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에너지전문가 그룹에서는 전량구매, 사후정산, 국제유가 및 환율 요인이 높은 상대적 중요도를 나타냈다. 석유유통 실무자 그룹에서는 알뜰주유소, 사후정산, 전량구매, 신용카드 가맹수수료 요인이 소비자가격 경쟁저해 요인의 상대적 중요도를 나타냈다. 즉 전량구매, 사후정산, 알뜰주유소, 신용카드 가맹수수료 등 일부 소항목의 상대적 중요도의 경우 두 그룹 간 시각 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해당 차이의 원인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두 그룹에서 공통적으로 국내 석유유통 시장에서 보편화 되어있는 전량구매, 현물시장, 사후정산의 해당되는 유통구조 및 계약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으며, 정부정책 하위계층의 요인에서는 알뜰주유소, 외부요인 하위계층의 요인에서는 신용카드 가맹수수료 요인에 대한 개편과 보완을 통해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유통시장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본 연구의 한계점과 후속연구 방향은 다음과 같다. 우선 본 AHP 분석은 앞서 언급된 여러 이유를 고려해 유류세를 요인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유류세(비중)가 제품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해당 정책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국내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의견종합을 주요 목적으로 요인 간 상대적 중요도 도출에 초점을 두었으므로, 특정 정책대안에 대한 평가는 수행하지 않았다. 향후 보다 범위를 좁혀 특정 정책 대안(예: 알뜰주유소 확대/축소 등)에 대한 평가를 시행할 수 있다. 셋째, 일부 전문가 집단 범주를 포함하지 못한 한계점이 있다. 본 연구는 여러 제약으로 인해 에너지전문가와 석유유통실무자를 두 개의 주요 그룹으로 설정했는데, 향후에는 정책입안자 및 중앙정부 공무원, 정유사 및 석유관련 공공기관 등을 포함해 분석을 시도하고 집단 간 의견 차이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넷째, 본 연구는 석유제품 소비자가격 경쟁 저해 요소에 대한 국내 주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했다는 의의가 있으며, 본 AHP 분석의 상대적 중요도가 높게 도출되었다고 하여 해당 요소가 반드시 경쟁을 저해하는 결정요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후속연구는 본 AHP 설문에서 활용된 다양한 요인들이 실제 국내 석유제품 가격경쟁(혹은 가격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자료나 수치적 근거 등을 바탕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