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Ⅱ. 연구 이론과 방법
1. 사회연대경제
2. 자산 기반 공동체 개발
3. 공동체 재생에너지
4. 연구 방법
Ⅲ. 햇빛소득마을 사업모델의 단계별 쟁점
1. 국정과제로서 햇빛소득마을 사업
2. 사업 단계별 법제도 현황 및 쟁점
Ⅳ. 법제도적 개선과제
1. 공동체 조직 관련 법제
2. 태양광 부지 관련 법제
3. 사업 수익구조 관련 법제
Ⅴ. 맺음말
Ⅰ. 서 론
정부는 마을공동체가 주도하는 햇빛소득마을 확산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정부, 2025.09).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16일 국무회의에서 농촌 유휴부지를 태양광 에너지 발전원으로 활용하고 주민들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사업을 확대・추진할 것을 지시하였고, 12.16일 국무회의에 행안부 장관이 기후부 및 농식품부와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햇빛소득마을 전국 확산 방안’을 보고하였다. 윤호중 장관은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대해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탄소중립을 통합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모델이라고 강조하고, 범정부 추진단을 구성하여 2026년부터 매년 500개소씩 조성하겠다고 보고하였다(행정안전부, 2025.12.16.).
기후 위기 대응 및 에너지 전환의 가속화로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의 갈등 및 이익 독점 문제가 사회적 과제였다. 특히 농촌 지역에 추진되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이 외지 자본의 주도로 이루어지면서, 정작 주민들은 소외되고 경관 파괴와 환경 훼손의 비용만 부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이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주민 수용성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환의 편익이 지역사회에 선순환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햇빛소득마을’은 대안적 모델로 주목받는다. 마을공동체가 태양광을 공유 자원으로 인식하여, 이를 활용한 공동체 재생에너지 사업을 개발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마을공동체 복지에 투자하거나 주민들에게 배당하는 사업모델이다. 이는 단순히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차원을 넘어,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위기에 처한 농촌지역이 공동체 연대를 형성하고 자립적 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혁신적 기제가 될 수 있다. 구양리 햇빛두레 태양광 발전소가 성공모델로 종종 언급된다. 외지인이 들어와서 돈을 벌어가고 전자파로 해롭기만 하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마을공동체가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고 수익을 공유하면서 주민들이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사업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하여 농촌 공동체 회복과 연대 형성에 기여하려는 것이 햇빛소득마을 구상이다(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2025.11.20.).
공동체 재생에너지 관련 선행연구는 주로 주민 수용성, 입지규제, 이익공유 모델, 절차적 거버넌스, 영농형 태양광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상훈・윤성권(2015), 박정호(2021), 안승혁 외(2022) 등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역 주민의 수용성 정도를 측정하고 경험적 연구를 통해 수용성을 저해하는 원인과 해법을 모색하였다. 박지혜(2018), 임현지・윤순진(2019), 이상범 외(2024) 등은 재생에너지 계획입지, 태양광 이격거리 조례, 에너지-국토-환경 연계 지역계획 수립 등 입지정책 측면에서 검토하였다. 박진희(2013), 이경민・윤순진(2018), 정성삼・이승문(2018), 진상현(2020), 채진석・이찬희(2021), 임현지 외(2023), 박종문・조공장(2023), 정연경 외(2024) 등은 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민 및 이해관계자가 참여하여 발생한 이익을 공유하는 이익공유 모델과 절차적 거버넌스에 대해 분석하였다. 김종익・조상민(2024), 김윤성(2025) 등은 영농형 태양광의 경제성 분석과 정책 방향을 검토하였다. 그런데, 이들 연구가 재생에너지 보급의 시각에서 지역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사회적 가치와 지역개발 목표를 연계한 공동체 재생에너지 전략에 대한 통합적 시각에서 사업모델 설계와 실증 연구가 보완되어야 한다(<표 1> 참조).
<표 1>
공동체 재생에너지 관련 선행연구
| 구 분 | 선행연구 | 시사점 |
| 주민수용성 | 이상훈・윤성권(2015), 박정호(2021), 안승혁 외(2022) 등 |
재생에너지 보급에 수용성 확보가 중요하며, 경제적 이익, 신뢰관계, 인식변화 등 필요 |
| 입지정책 | 박지혜(2018), 임현지・윤순진(2019), 이상범 외(2024) 등 | 이격거리 규제 완화 및 지자체 주도 계획입지 활성화 필요 |
| 주민 이익공유・절차 거버넌스 | 박진희(2013), 이경민・윤순진(2018), 정성삼・이승문(2018), 채진석・이찬희(2021), 임현지 외(2023), 박종문・조공장(2023), 정연경 외(2024) 등 |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지역의 발전 전략 속에서 추진되어야 하며, 분배적 정의와 절차적 정의 실현을 위한 모델 정립 필요 |
| 영농형 태양광 | 김종익・조상민(2024), 김윤성(2025) 등 | 영농형 태양광 제도화 바람직, 단 투기 방지, 상생모델 개발 등 필요 |
본고는 사회연대경제 관점과 자산기반 지역개발 전략을 공동체 재생에너지에 접목하여, 이론적으로 햇빛소득마을 사업모델을 설계하고, 관련 법제도 현황과 실무 적용상 쟁점을 분석하여 법제도적 개선과제를 도출하고자 한다. 이윤보다 사람과 공동체를 우선하는 사회연대경제 원칙은 에너지 생산의 주권을 주민에게 되돌려주고 호혜적 분배를 실현하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에너지 전환이라는 기술적 과제를 사회적 연대라는 공동체 가치로 연결한다. 특히 현행 법체계와 행정절차가 대규모 민간자본 중심의 사업 방식에 맞춰져 있어, 열악한 환경의 농촌지역 마을공동체가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공동체 조직화, 부지 확보, 인허가 절차, 계통 연결 등 여러 면에서 장벽이 존재한다. 본 연구는 마을공동체가 스스로 태양광 사업을 설계하고 에너지 전환과 지역 재생을 실현하도록 학문적 관심을 보태고자 한다.
II장에서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대한 이론적 틀과 연구 방법을 제시한다. 사회연대경제, 자산기반 지역개발, 공동체 재생에너지를 이론적 기반으로 사업모델을 구체화한다. III장에서는 정부의 햇빛소득마을 사업계획을 개관한 다음, 사업 단계를 사회연대경제 조직화, 공동체 자산 확보 및 사업화, 수익・비용 구조 설계로 구분하여, 각 단계별 관련 법제도 현황과 실무상 쟁점을 살펴본다. IV장에서는 상기 사업모델의 현실적 적용에서 나타난 쟁점을 중심으로 법제도 개선과제를 제시한다.
Ⅱ. 연구 이론과 방법
‘햇빛소득마을’은 정책 의도와 효과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정 용어이므로, 그 개념을 이론적으로 구체화하여 사업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햇빛소득마을이 사회연대경제 관점과 자산기반 지역개발 전략으로 공동체 재생에너지를 실현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사회연대경제, 자산기반 지역개발, 공동체 재생에너지 이론을 통해 사업 추진에의 시사점을 도출한 다음, 법제도 검토를 위한 연구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사회연대경제
사회연대경제(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이하 ‘SSE’)는 이윤 극대화 보다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경제 활동 및 관계를 의미한다. ‘사회적 경제’, ‘연대 경제’, 제3섹터 조직・기업을 포괄하는 개념이며, 시장 논리에 의해 분리된 경제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재확립하고 경제를 사회와 자연에 재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Yi et al., 2023). 저성장・저고용 경제구조로 변화하고 기존 시장경제 기제만으로 당면한 복합적 도전에 대응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시장경제 효율성을 살리면서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양극화를 완화하는 새로운 기제로서 사회연대경제가 주목받고 있다(최병권, 2025.09).
국제적으로도 SSE가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22년 총회에서 사회연대경제는 경제, 사회 및 환경 목표의 균형을 재조정하는 해결책이라며 ‘양질의 일자리와 사회연대경제 결의안(Resolution concerning decent work and the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을 채택하였고(ILO, 202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022년 회원국에 사회연대경제 관련 법적 틀 설계, 정책 수립 등을 포함한 ‘사회연대경제 및 사회혁신에 대한 권고(Recommendation on the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and Social Innovation)’를 채택하였다(OECD, 2022). 또한, 유엔(UN) 차원에서 2023년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결의안’(Promoting the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을 채택하면서 국제기구에서 SSE 용어가 보편화되었다(UN, 2023).
SSE는 각국이 강조하는 가치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첫째 사회적 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이다. 미국과 영국의 지배적 방식으로, 국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혁신적인 기술과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는 자발적 공동체 조직들이 핵심이다. 중앙 정부가 충족시키기 어려운 시민들의 요구를 어떻게 하면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지 관점에서 접근한다. 둘째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이다. 과거 유럽의 길드 조직과 현대의 변형된 조합들이 해당되며, 공공 부문이나 영리 목적의 민간 기업과는 구별되는 경제 공간, 즉 상업적 목적과 사회적 목적이 혼합된 영역에서 운영된다. 사회적 경제의 핵심 역할로 복지 증진 역량과 다른 부문을 보완하는 잠재력을 강조한다. 셋째 연대 경제(solidarity economy)이다. 남미에서 급격히 성장한 방식으로, 원주민 및 공동체 기반 조직, 지역 수준의 연대와 집단적 자조 실천에 초점을 둔다. 최근에는 유럽 부채 위기(스페인, 그리스 등)의 영향을 받은 남유럽 지역에서도 나타난다. 연대경제 관련 조직으로는 노동자 기업, 공정무역 네트워크, 식량 주권, 생태계 보존, 수공예 네트워크, 연대 금융 등이 있다. 이는 단순히 소득 창출이나 기본적 필요 충족을 넘어, 경제 시스템을 탈상품화하는 사회적 전환을 추구한다. 넷째 통합적 관점의 사회연대경제(SSE)이다. 개발 전략 및 사회・경제・정치적 변화에 관한 다양한 주체와 시각을 하나로 모으는데 집중한다. 각기 다양한 접근에도 불구, SSE 조직이라는 큰 틀에서 공동의 원칙을 추구한다는 시각이다. 그러한 원칙으로 자원 할당의 호혜성 및 재분배, 재화 생산・교환 체계에서 사회적 목적 우선, 민주적 거버넌스, 정책 과정 참여, 영토적 개발, 환경 보호 등이 제시된다(Yi et al., 2023; OECD, 2023).
SSE 이론은 햇빛소득마을 사업설계 및 주체와 관련하여 다음 사항을 시사한다. 첫째, 햇빛소득마을은 단순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아닌 경제와 사회 및 자연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공동체 혁신 모델로 설계되어야 한다. 농촌 지역은 지금 초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노인 빈곤, 농업 소득의 정체와 부의 외부 유출, 에너지 빈곤과 복지 부족의 복합적인 사회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는 시장경제 논리로 해결하기 어려우며, ‘경제의 사회・자연 재연결’ 관점에서 사업 비전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즉, 태양광 사업을 통한 경제 활동의 목적이 자본의 증식이 아니라 마을 구성원 간의 신뢰와 호혜라는 사회적 관계 속으로 편입되도록 하며, 경제 시스템이 자연을 착취하고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는 방식에서 자연 자산을 순환적으로 이용하며 공존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도록 하는 비전을 반영해야 한다. 둘째, 특정 개인이나 기업이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SSE 조직이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SSE 조직에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다양하게 포함될 수 있으며, 자발적인 협력과 상호 부조, 민주적이고 참여적인 거버넌스, 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 자산의 활용과 이윤의 배분에 있어 자본의 논리보다 사람과 사회적 목적 우선 등을 특징으로 한다. 즉, 주민들이 스스로 협동조합을 구성하여 에너지 생산의 주체가 되며, 조합은 자발적인 협력과 민주적 거버넌스에 기반하여 운영되고, 수익은 사람과 사회적 목적 중심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2. 자산 기반 공동체 개발
자산 기반 공동체 개발(Asset-Based Community Development, 이하 ‘ABCD’)은 주민, 시민단체, 지역조직들이 각자의 자산, 기술, 역량을 발굴하여 공동체를 구축해가는 전략이다. 이는 지역사회의 결핍(needs)이나 문제점에 집중하기보다, 공동체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존 자산(assets)을 식별하고 동원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변화를 구축하는 강점 중심 접근 방식이다. 지역 주민을 단순히 외부 보조의 수혜자로 보는 전통적인 결핍 모델에서 벗어나, 주민 스스로를 문제 해결의 능동적인 주체로 간주한다(Kretzmann and McKnight, 1993; 김대욱 외, 2019).
핵심 원칙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자산에 대한 집중(focus on assets)이다. 모든 공동체는 주민 개인의 재능, 지역 소모임, 제도적 자원, 물리적 자산 등 간과되기 쉬운 고유한 강점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다. 둘째, 공동체 주도(community-driven)이다. 개발 과정은 외부 조직이 아닌 지역사회 스스로에 의해 이끌어진다. 셋째, 관계 맺기(building relationships)이다. 자산을 동원하고 연결하기 위해 지역 내 강력한 사회적 네트워크와 연결망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권한 부여(empowerment)이다. 주민은 정책의 수동적 수혜자가 아니라 공동체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로 간주된다(UN-HABITAT, 2008).
실천 과정은 공동체 자산을 목록화하는 ‘자산 매핑(asset mapping)’에서 시작된다. 공동체 자산(community asset)은 토지・자연환경・시설 등 물리적 자산, 주민의 기술・경험 등 인적 자산, 협동조합・신뢰관계・장소애착 등 사회적 자산으로 구분되며, 이들 자산은 공동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사용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확인된 자산을 서로 연결하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공동체 주도 프로젝트를 실행하게 된다.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주민 주도로 내부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공동체의 자생력을 높이는 것이다(김종수 외, 2012).
ABCD 이론은 햇빛소득마을 추진방식과 관련하여 다음 사항을 시사한다. 첫째, 공동체가 스스로 자산을 발견하고 목록화하는 ‘자산 매핑’이 필요하다. 공동체 자산에는 마을 유휴부지, 풍부한 일조량, 전문적 지식, 주민 간의 유대감 등이 핵심적으로 포함된다. 특히, 물리적 자산으로 태양광 시설 설치가 가능하고 풍부한 일조량을 갖춘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을이 공동으로 소유한 건물・토지, 지자체・공공기관이 관리하는 국공유지・공공시설, 주민 개인의 농지와 주택 지붕 등이 폭넓게 검토된다. 둘째, 공동체가 물리적 자산(부지, 햇빛)을 활용하여 경제적 자산(발전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자산(공동체 역량)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조직하여 발전사업의 주체가 되는 과정에서 공동 의사결정 능력과 신뢰라는 사회적 자산을 구축하며, 생산 전력의 판매 수익을 공동체에 재투자하거나 주민에게 배분하여 지역사회의 재정적 자립을 강화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은 이러한 지역 공동체의 내생적 발전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외부 지원이 끊겨도 마을 공동체 내부의 자산과 수익 구조를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3. 공동체 재생에너지
‘공동체 재생에너지(Community Renewable Energy, CRE)’는 지역 공동체가 투자, 소유 및 운영하고, 생산된 전력 및 판매 수익을 공유하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모델이다(Walker and Devine-Wright, 2008). 지역 공동체의 소유(lownership), 통제(voting control), 이익 분배(benefit distribution)가 핵심 요소이다(IRENA, 2018). 이익공유의 목표는 발전사업 혜택을 지역사회와 공유하여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공동체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며, 가장 지원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 계층에게 수익이 배분되도록 하는 분배적 정의를 추구한다(Perez-Burito et al., 2019).
CRE의 이론적 배경으로 두 가지 시각이 있다. 하나는 에너지 민주주의(energy democracy)이다. 에너지 분야에 대안적 민주주의를 도입하는 것으로, 북미와 유럽에서 사회운동 담론으로 부상한 개념이다(진상현, 2020). 에너지 관련 의사결정이 시민과 지역사회 중심으로 분산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을 지향하며, CRE를 통해 소수 기업이 에너지 생산과 공급을 독점하는 중앙집중 구조에서 벗어나 에너지 주권을 시민과 지역사회로 되돌리고자 한다(REScoop, 2015). 다른 하나는 재생에너지 수용성(acceptance)이다. 수용성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와 정책에 대해 사회 구성원이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지를 의미한다(Wüstenhagena et al., 2007). 재생에너지가 기술적・경제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수용성을 갖추지 못하면 보급되기 어렵다. 태양광 설비가 경관 훼손, 재산권 침해 등 우려를 낳으면서 지역주민 반발을 가져오고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되어 사업 추진이 무산되는 사례가 많다. CRE를 통해 지역 주민이 재생에너지 사업에 직접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수용성을 제고하고자 한다(이상훈・윤성권, 2015; 박정호, 2021; 안승혁 외, 2022). 정책적으로 어떤 측면을 강조하는지에 따라 CRE 사업모델 및 이익공유 방식에 차이가 있다. 에너지 민주화에 초점을 두면 지역 공동체가 소유하고 통제하는 재생에너지 사업방식을 선호하고, 재생에너지 수용성에 초점을 두면 대규모 프로젝트에 주민참여를 통한 이익배당 모델을 폭넓게 검토한다(IRENA, 2018).
해외 사례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정리된다. 첫째, 공동체가 협동조합을 통해 소규모 발전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방식이다. 독일의 경우, 900여 개의 ‘시민재생에너지협동조합’이 활동 중으로, 평균 1~3MW의 태양광・풍력을 소유하고 있다. 주민-지자체-지역은행이 결합하여, 지역 내 자본으로 투자하고 편익을 배분받는 지역자본 순환형 모델이며, 정부는 재생에너지법(EEG)의 발전차액지원을 통해 이를 활성화한다(심성희, 2019). 둘째, 대규모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지역주민이 일정 비율의 지분을 소유하는 방식이다. 덴마크의 경우,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지역 주민의 주식 우선매입권을 부여하여 풍력발전 협동조합을 활성화하였다. 코펜하겐 미델그룬덴(Middelgrunden) 해상풍력단지에 주민 8천여 명이 출자한 ‘미델그룬덴 풍력조합’이 지분 50%를 참여하여 최초의 공공-시민 파트너십 해상풍력 모델을 선보였고, 이후 덴마크 전역으로 공유형 해상풍력 모델이 확산되었다(김현주, 2024).
CRE 이론의 관점에서 햇빛소득마을의 사업형태 및 재무설계에 다음 사항이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마을공동체’가 사업을 소유하고 통제한다. 마을공동체가 태양광 부지 확보, 초기 시설자금 조달, 발전사업 허가 및 계통 연결 등 사업과 관련된 전 과정을 직접 주도한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해, 마을공동체가 어떤 형태와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지가 법적으로 명확해져야 한다. 사업 주체와 이해당사자 범위가 모호하면 주민 간 갈등이 발생하여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 둘째, 발전사업의 ‘수익・비용 구조’가 경제성과 지속가능성을 갖추어야 하며, 수익이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활용되도록 ‘이익공유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정부는 사업의 금융 조달 및 수익 흐름이 원활하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마을공동체는 수익이 공동체 형성 및 발전에 기여하고 취약계층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분배적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이익공유 운영은 공정하고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주민, 지자체, 지역단체 등이 공동 참여하는 거버넌스 조직이 구성될 수 있다.
4. 연구 방법
본고는 햇빛소득마을에 대해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사회연대경제 관점에서(SSE) 마을이 스스로 공동체 자산을 발굴하고 연결하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ABCD) 공동체가 주도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공동체 재생에너지 모델(CRE)로 접근한다. 사회연대경제 이론, 자산기반 공동체개발 이론, 공동체 재생에너지 이론이 각기 다른 기반에서 출발하였지만, 지역 공동체가 주도하는 에너지 전환이라는 지역사회의 공동 비전과 경제 활동으로 모아진다고 인식하며, 이는 지역 주도 에너지 전환 및 탄소중립을 실현할 핵심 기제가 될 것으로 본다(김호철, 2025).
햇빛소득마을 사업모델에 대해 크게 가치 제안, 핵심 자원・활동, 수익 구조의 세 가지 측면으로 구분하여 분석한다. 첫째, 사회경제연대(SSE) 관점에서 마을공동체 조직을 구성하여 사업을 주도한다. 조직은 경제를 사회 및 자연과 재연결하는 공동체 혁신을 추구하며, 그 비전과 목표에 사회적 가치를 명시해야 한다. 둘째, 마을공동체가 스스로 물리적 자산을 발굴하고 인적・사회적 자산을 연결하여 사업 기회를 창출한다. 정부는 공동체의 역량 배양과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자생력을 갖추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한다. 셋째, 사업의 수익-비용 구조가 경제성 및 지속가능성을 갖추고 공동체에 이익이 공유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초기 시설자금 조달, 수익 흐름 등을 살펴본다.
연구방법으로, 사업모델 단계별로 관련 법제도 현황을 기술하고 실무현장 적용에 있어 어떤 쟁점이 있는지 파악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법제도 현황은 해당 법령, 국회 입법조사처 검토보고, 소관부처 정책발표, 전문가 연구문헌 등을 토대로 핵심 내용을 추려 작성한다. 실무 적용상 쟁점은 현장방문 간담회(구양리, 신안군 등), 탄소중립 포럼, 개별 인터뷰 등에 기초하여 실제로 법제도가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파악하고 평가 의견을 기재한다. 마지막으로 분석에서 제기된 쟁점을 모아 법제도 관점에서 향후 과제를 제시한다.
Ⅲ. 햇빛소득마을 사업모델의 단계별 쟁점
앞 장의 이론적 논의를 토대로, 햇빛소득마을 사업은 사회연대경제 조직화, 공동체 자산 확보 및 사업화, 수익・비용 구조 설계의 세 단계로 나누어진다. 여기에서는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소개하고, 사업의 각 단계별로 법제도 현황과 쟁점을 살펴보겠다.
1. 국정과제로서 햇빛소득마을 사업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 주관 39번 과제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주관 70번 과제 “균형성장과 에너지전환을 선도하는 농산어촌”에서 마을공동체 태양광과 관련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기후부 주관 39번 과제의 경우, ‘햇빛・바람연금’ 확대, 마을단위 에너지자립 등으로 지역소득을 증대하고 주민 수용성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이다. 구양리 모델의 전국 확산을 위한 마을단위 사업 지원, 공공 유휴부지를 활용한 대규모 민간사업 등 다양한 사업유형을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농식품부 주관 70번 과제의 경우, 농촌 RE100 실현을 위한 농업시설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을 구축하고 주민공동체 주도의 ‘햇빛소득마을’ 500개소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마을공동체가 농지, 저수지 등을 활용하여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고, 발전 수익을 마을 공동기금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정부, 2025.09).
국내에는 마을태양광 사업이 전국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고 있다. 사업주체(주민/외부)와 이익공유방식(마을/개인)에 따라 주민주도 마을복지형, 주민합작 영농혼합형, 주민참여 소득배당형으로 구분되며, 구양리 햇빛두레발전소, 월평마을 영농형태양광, 신안군 햇빛연금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햇빛소득마을’은 구양리 햇빛두레발전소를 모델로 하여 구상되었고, ‘햇빛연금’은 신안군 사례를 모델로 하여 제시되었으며, 농촌 태양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영농형 태양광’ 도입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들 대표 사례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겠다.
‘구양리 햇빛두레발전소’는 주민조합 주도로 소규모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판매수익을 주민복지에 활용하는 사례이다. 경기 여주시 구양리에서 마을 공동부지 6곳에 태양광 998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사업으로, 2021년 구양리 주민 67세대가 참여한 ‘구양리햇빛두레발전협동조합’이 설립되고, 2022년 산업부의 햇빛두레발전소 사업에 응모하여 선정되었으며, 2023.10월 발전사업허가를 받고 2024.4월 준공하여 상업 운전을 개시하였다. 마을조합이 사업기획 단계부터 주도하고, 주민들이 모든 사항을 함께 결정하였다. 태양광 시설자금은 총 16.7억 원 소요되었으며, 마을기금과 정책금융으로 조달하였다. 발전수익은 연간 2.5억 원 내외이며, 운영비, 이자비용 등을 제하면 월 1천만원 가량 순수익으로 환원되어 마을식당, 행복셔틀버스 등 공동체 복지에 활용한다(최재관, 2025.12.11).
‘월평마을 영농형태양광’은 주민조합이 사업주체가 되어 농지에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고 발전수익은 토지소유자와 경작자, 마을주민이 햇빛연금으로 공유하는 사례이다. 전남 영광군 염산면 월평마을에서 염해간척지 약 5만 m2에 총 54억 원을 들여 3MW 규모로 영농형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22.10월 마을주민들이 ‘월평햇빛발전협동조합’을 구성하고, 마을조합 52%와 EPC업체(승화기술) 48% 지분으로 월평발전(SPC)을 설립하였다. 2025.5월 1MW 규모의 1단계 사업이 준공되었다. 전남도는 발전수익으로 월평마을 28가구에 연간 142만원의 햇빛연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전라남도, 2025.05.08).
‘신안군 햇빛연금’의 경우,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대규모 발전사업에 주민조합이 참여하고 마을주민에게 정기적으로 수익을 배당하는 사례이다. 신안군은 2018.10월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통해 관내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주민과 신안군이 주식, 채권, 펀드 등으로 지분의 30% 이상 또는 총 사업비의 4% 이상 참여하도록 의무화하고, 안좌도(288MW), 자라도(24MW), 지도(100MW), 사옥도(50MW), 임자도(91MW), 비금도(200MW) 등 6곳에 태양광 발전소와 자은도(96MW)에 풍력 발전소를 주민참여로 건설하여, 2021년부터 햇빛・바람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2024년까지 누적 수익액이 2024년말 220억 원을 돌파하고 2025년 120억 원, 2026년에는 137억 원을 예상한다. 햇빛・바람연금 도입으로 신안군은 3년 연속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신안군, 2025.12.11).
일례로 ‘안좌쏠라시티’의 경우, 신안군 안좌도 일대의 염해농지 약 262만㎡에 총 5,340억 원을 투자하여 288MW 규모(1단계 96MW, 2단계 192MW)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한 사업이다. 2018.3월 KCH그룹이 탑솔라, 서부발전과 함께 안좌쏠라시티(SPC)를 설립하였으며, 주민들은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정책자금을 융자받아 발전사업자로부터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하였다. 1단계 사업의 경우, 주민들의 채권매입 금액은 사업비의 4%인 113억 원이며, 20년에 걸쳐 약 250억 원을 지급받게 된다. 2020.11월 상업 운전을 개시하였고, 2021.3월 신안군과 주민조합은 ‘안좌면 신재생에너지 주민・군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참여주민(약 3천명)에게 분기별로 햇빛연금을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다(안좌쏠라시티, 2025.12.18).
정부의 햇빛소득마을 사업계획으로, 행안부 장관이 지난해 12.16일 국무회의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햇빛소득마을 전국 확산 방안’을 보고하였다. 햇빛소득마을에 대해 마을공동체가 태양광 발전소의 설치・운영에 참여하여 에너지 자립 및 소득 창출・공유를 달성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전국 읍・면 지역의 행정리(理) 중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태양광 발전소의 설치・운영 및 발전수익의 주민복리 활용을 추진하고 부지・시설의 확보와 계통 접속이 가능한 일정 규모 이상의 마을을 공모를 거쳐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추진체계로, 행안부 소속 범정부 추진단이 사업 기획・조정과 햇빛소득마을 지정을 총괄하며, 지방정부 차원에서 주민수요 및 애로사항 발굴, 인・허가 신속 처리 등을 지원할 전담부서와 전담인력을 운영한다. 부지・시설과 관련하여, 공공용지(마을회관, 주차장, 창고 등), 농어촌공사의 비축농지・저수지 등 가용한 유휴부지・시설을 적극 발굴하고 국공유재산 활용도 용이하게 할 예정이다. 초기 설비투자비의 경우, 사업비의 85%까지 기후부(한국에너지공단)의 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사업으로 장기저리 융자를 제공하며, 자기자본 부담인 15%도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계통 접속의 경우, 마을공동체법에서 지원대상을 특정하고, 전기사업법 및 분산에너지특별법 개정을 통해 계통 우선접속 허용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행정안전부, 2025.12.29).
2. 사업 단계별 법제도 현황 및 쟁점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세 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 단계는 마을주민이 자발적으로 공동체 조직을 구성하고 지자체를 통해 햇빛소득마을 지정을 신청하는 것이다. 두번째 단계는 공동체 자산으로 태양광을 설치할 부지를 확보하고 인적・사회적 자원을 연결하여 각종 인허가를 추진하는 작업이다. 세번째 단계는 사업의 수익-비용 구조가 경제성 및 지속가능성을 갖추고 수익이 공동체에 공유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각 단계별 법제도 현황 및 실무 적용상 쟁점은 아래와 같다.
1) 사회연대경제 조직화
우리나라 사회연대경제 조직으로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있다(2024년말 기준, 사회적기업 3,762개, 협동조합 26,520개, 마을기업 1,800개, 자활기업 962개).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되어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이 처음 도입되었고, 2010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한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 육성사업, 2011년 농어촌 공동체회사 육성사업, 2012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근거한 자활기업 지원사업 등이 시행되었으며, 2012년 기획재정부 소관 「협동조합 기본법」 제정, 2025년 행정안전부 소관 「마을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이 이루어졌다.
사회연대경제 조직이 유형별 주무부처가 다르고 지원기관도 다양하여 체계적인 지원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 81번 “사회연대경제 성장 촉진”을 통해 사회연대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적 기반 및 통합적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금융접근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정부, 2025.09). 이를 위해 마을공동체 기본법안과 사회연대경제 기본법안이 국회에 발의되어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 중에 있다(최병권, 2025.09).1)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경우, 사회연대경제 관점의 마을공동체 조직이 필요하다. 마을공동체 조직으로 협동조합 형태가 일반적이고, 행정리 단위를 중심으로 경제를 공유하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하고 사업 공모에 참여한다. 범정부 추진단이 마을 공모 절차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아래 쟁점이 예상된다.
첫째, 사업 주체는 ‘마을공동체’이고, 햇빛소득마을 사업은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되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행정리 단위에서 마을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조직이 사업 주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계청 조사 기준, 전국 읍・면의 행정리는 3만8천여 개이며, 마을 규모는 20가구 내외가 가장 많다. 구양리의 경우, 마을 이장을 대표로 67가구 전원이 참여한 협동조합을 설립하였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마을주민 간 이견이 있거나 다른 사정으로 전원이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일부 주민으로 구성된 조합이 사업을 시작해 성과를 내면서 참여 확대를 유도할지, 아니면 사업이 늦어지더라도 마을공동체의 만남과 교류를 늘려가면서 공동체를 조성해가도록 할지 정책적 검토가 요구된다.
둘째, 마을공동체가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를 비전으로 하는 ‘사회연대경제(SSE) 조직’을 통해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갖추어야 한다.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르면, 협동조합은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을 협동으로 영위하여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려는 사업조직을 통칭하며, 조합원의 권익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협동조합과 지역주민의 권익・복리 증진 등 비영리 목적의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구분된다. ‘사회적 협동조합’에는 법인세 감면, 공공기관 우선구매 등 각종 혜택이 있지만, 공익사업 40% 이상, 관계부처 인가, 조합원 배당 금지 등의 제약이 있다. SSE 관점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이 바람직하나 수익의 주민 배당이 불가능하다. 사회연대 기본법 제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햇빛소득마을 추진을 위한 SSE 조직이 활성화되도록 제도적 보완을 검토해야 한다.
2) 공동체 자산 확보 및 사업화
태양광 발전사업을 위해 부지 확보가 필수적이다. 태양광 1MW 설치에 3,000평 규모의 부지(영농형 태양광의 경우 6,000평)가 필요하며, 일조량이 풍부하고 평탄한 지형이 유리하다. 마을 내 도로, 하천, 공공시설, 저수지, 농지, 주택지붕 등이 태양광 부지로 검토될 수 있지만, 각종 법령에 따른 규제가 걸림돌이 된다.
우선, 태양광 설비는 공작물에 해당하며, 그 설치를 위해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 제56조에 따른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한다. 법 제58조는 지역의 특성 및 개발상황을 고려하여 허가 기준을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시행령 별표1의2에서 공작물에 대한 이격거리를 시・군 계획조례로 위임하였다. 이에 근거하여 129개 기초지자체가 조례로 이격거리 규제를 도입하였으며, 재생에너지 설비는 동 규제가 적용되는 개발행위 허가대상 공작물에 해당하다. 지자체마다 거리에 차이가 있으나 평균적으로 주거 기준 360m, 도로 기준 320m이다. 이러한 이격거리 기준으로는 마을에 태양광을 설치하기 불가능하다.
또한, 국가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국・공유재산을 태양광 부지로 활용하는 경우, 「국유재산법」 또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른 대부계약을 체결하거나 사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원칙적으로, 국가나 지자체는 해당 재산의 용도나 목적에 장애가 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사용허가를 할 수 있고, 일반경쟁 절차를 거쳐야 하며, 정해진 요율에 따른 사용료를 부과하고, 허가기간은 5년 이내이며, 영구시설물 축조가 금지된다. 이에,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이하 ‘신재생에너지법’) 제26조는 국가나 지자체가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국・공유재산을 대부 또는 사용허가를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고, 수의계약, 영구시설물 축조, 사용기간 연장을 허용하였다. 그럼에도 불구, 지역일선 현장에서 재산 관리 사무를 맡은 공무원은 관리 책임을 의식하여 사용허가에 보수적이고 영구 시설물은 축조가 어렵다는 인식이며 지자체 장의 승인을 받더라도 원상회복, 높은 사용료 등 까다로운 조건을 부가하는 관행이 있다.
공공기관의 부지・시설에 대해서는 개별법 및 기관 업무지침을 살펴보아야 한다. 일례로, 도로구역을 사용하는 경우, 「도로법」 제61조에 따른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유휴부지, 성토부, 휴게소 주차장 등 도로 자산을 활용하여 태양광 설비를 직접 설치하거나 임대하고 있다. 부지 임대는 원칙적으로 일반경쟁이며, 주로 태양광 기업이 선정된다. 농촌지역 저수지의 경우, 「농어촌정비법」 제16조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업생산기반시설이며, 법 제23조는 관리기관이 시장・군수・구청장의 사용허가를 받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사용하도록 할 수 있다. 이에 근거, 공사는 전국 저수지 63곳 유휴 수면에 103MW 수상태양광을 설치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저수지 관리비용으로 충당한다.
마지막으로, 농촌마을에 가장 풍부한 물리적 자산은 농지이며, 「농지법」이 적용된다. 현행법은 농지에서 농업 생산 또는 농지 개량과 관련된 행위 이외의 토지개발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농지에 태양광 사업을 하려면 잡종지로 전용하거나 일시사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용은 경지면적 보전 문제가 있어 쉽지 않다. 일시사용허가는 농지법 제36조 및 시행령 제38조에 따라 일반 농지의 경우 8년이 상한이고, 예외적으로 공유수면 매립지 등 토양 염도가 기준 이상인 간척농지는 23년(최초 5년, 연장 18년)이다. 태양광 사업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서는 20년 이상 사용이 필요하다. 농사와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이 대안으로 제시되어 전국 100여 곳에서 실증이 진행 중이며, 국회에서 법제화를 논의 중이다.
햇빛소득마을의 경우, 마을공동체가 스스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물리적 자산을 발견하고 사업화해야 한다. 마을공동체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공동자산이 있을 경우 태양광 부지로 활용할 수 있고,2) 공동자산이 없는 경우에는 국가나 지자체가 소유한 국・공유재산을 장기 임대하거나 주민이 보유한 부지・시설을 활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마을공동체가 부지를 확보하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만들려면 아래 사항이 검토되어야 한다.
첫째, 마을이 소재한 시・군・구에 이격거리 조례가 있을 경우 햇빛소득마을 예외를 두도록 개선해야 한다. 구양리 사례를 보면, 여주시도 국토계획법 제58조에 근거한 시 조례로 주거 밀집지역 300미터 내 태양광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었다. 여주시가 시의회에 지역주민 사업에 대한 예외를 요청하였고, 시의회는 ‘여주시 에너지 기본 조례’를 의결하여 마을 공동체가 소유하거나 부지를 임대하는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해 시장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둘째, 마을공동체가 국・공유지(도로, 하천, 공원, 국유림, 군사시설 등) 및 공공시설(주차장, 체육시설, 공공건물 등)을 태양광 부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열어줘야 한다. 정부는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국・공유재산의 사용・점용 허가 및 대부계약을 위한 법적 근거 및 세부적 기준이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부지별 태양광 사업에의 대부계약 가이드라인을 지자체 및 공공기관에 배포하여 지역일선 담당자의 인식을 개선하고 실무 애로사항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재경 외, 2025).
셋째, 영농형 태양광(agrivoltaic)의 제도화가 핵심적인 과제이다. 일반 태양광은 하부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어 농지에 허용할 수 없지만, 영농형 태양광은 하부 농작물의 광포화점에 따라 필요한 일사량이 투과되도록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때문에 경작 손실이 미미하여 농작물 재배와 태양광 발전의 병행이 가능하다. 영농형태양광협회 설명에 따르면, 농지 600평이면 100kW 태양광 설치로 연간 발전수익 약 9백만원(매출 22백만원)이 가능하며, 전국 농가의 1/10인 10만 호에 100kW 영농형 태양광을 보급하는 경우 태양광 10GW 확보 및 농가소득 9천억 원(매출 2.2조원)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2025.11.18).3)
3) 수익-비용 구조 설계
태양광 사업은 초기 시설자금(1MW 설비에 10~14억 원) 투자가 필요하며, 발전된 전기 및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4)를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발전소 유지관리비, 금융이자, 각종 세금 등을 지출하는 수익-비용 구조를 가진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법」에 근거하여, 장기저리 정책금융 지원으로 초기 시설자금 조달비용을 낮추고, 발전된 전기를 고정가격으로 구매하거나 REC 가중치를 조정하여 전기 판매수익을 높이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금융지원 제도의 경우, 기후부 산하 한국에너지공단이 운영하고 있다(2026년 예산 6,480억 원). 농업인이 단독 또는 협동조합을 이루어 태양광 설치에 사용하는 시설자금의 85%까지 15년에 걸쳐(5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 낮은 이자율로(변동 금리, 1.75% 내외) 조달할 수 있다. 취급기관은 1금융권 및 일부 2금융권(신협, 지역농협 등)이고, 이들 은행이 토지 등을 담보로 대출을 시행한다.5)
발전 수익의 경우, 태양광으로 발전한 전기와 발급받은 REC를 전력거래소에서 판매한 총합이다(발전 수익 = 발전량 × [SMP + REC×가중치]). 전기는 계절, 연료비, 전력 수요에 따라 변동되는 계통한계가격(SMP)으로 정산받고, REC는 시장 가격에 따라 판매 수익이 달라지는데, 1MW 설비당 연간 2.5억 원 내외로 본다.6) 한편, 소형 태양광 고정가격제도(한국형 FIT)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SMP + 1REC×가중치 통합 기준가격을 정하고 20년 장기계약으로 수익을 보장받는다.7)
재생에너지 주민참여에 대해서는 REC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2018년 「신재생에너지법」 제27조의2를 신설하고, 이에 근거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 및 연료혼합의무화 제도 관리・운영 지침(이하 ‘RPS 고시’)」을 통해 REC 주민참여 가중치를 도입하였다. 태양광 500kW 이상 발전사업에 대하여, 주민참여율이 총 사업비 대비 2% 이상이고 자기자본의 10% 이상일 때 REC 가중치 0.1, 총 사업비 대비 4% 이상이고 자기자본의 20% 이상일 때 REC 가중치 0.2를 추가 부여하며, 주민참여로 인한 REC 가중치 수익은 지역주민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하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2021년 마을 태양광 사업으로 추진한 ‘햇빛두레발전소’ 사업을 사례로 들어보겠다. 사업 공모를 실시하여 7곳 후보를 선정하고 최종적으로 2곳(경기 여주 구양리, 대신리)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였다.8) 햇빛두레 발전소에는 세 가지 지원이 제공되었다. 첫째, 총 사업비의 90%까지(최대 15억 원) 1.75% 금리로 융자 지원을 받도록 하였다. 둘째, 자기자본 금액의 20%를 지역 주민이 투자할 경우 REC 가중치(+0.2)를 부여하였다. 셋째, 햇빛두레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한국형 FIT’를 통해 장기 고정가격으로 구매하였다.
한편, 발전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계통 연계가 필수적이다. 태양광 사업은 사업 신청, 주민 의견수렴, 전기사업 허가, 개발행위 허가, 설치 공사, 계통 연계 등 절차를 거친다. 전기사업 허가의 경우, 전기사업법 제7조에 따라 전기위원회가 허가권자이며(3MW 이하 시설은 지자체 위임), 법상 허가 기준으로 “발전소가 특정 지역에 편중되어 전력계통의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아니할 것”을 규정하여(전기사업법 제7조 제5항 4의2), 계통이 포화된 변전소에 연결된 송・배전망 접속을 신청하는 전기사업 허가의 경우 제한될 수 있다. 또한, 전기사업 허가와 개발행위 허가를 받으면 공사를 개시하고 착공한 다음에 한국전력에 송배전용설비 이용신청을 제출하는데, 이 과정에서 계통 포화로 접속대기가 길어지기도 한다.9)
햇빛소득마을에 적용해보면, 기존 재생에너지 지원제도를 활용하면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가능하다. 초기 시설자금의 85%까지 한국에너지공단의 장기저리 정책금융으로 조달하면 정기적으로 지불하는 이자비용 부담이 1.75%로 크게 낮아지며, 생산된 전기를 판매하고 REC를 발급받아 시장에 판매하면 1kWh당 150~200원의 수익이 확보되므로, 수익-비용 흐름이 충분히 안정적이다. 하지만, 현실적 측면에서 다음 몇 가지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다.
첫째, 마을공동체가 여전히 초기 시설자금 일부를 자기자본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책금융 한도가 85%이고 은행 대출심사를 거치면 80% 수준에 그친다. 1MW 설비 기준 10~14억 원의 20%를 마을공동체 조직이 자체 조달해야 한다. 마을공동체 기금과 협력체계가 갖추어진 경우에는 문제되지 않겠지만, 새롭게 공동체 조직을 시작하는 마을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고 외지 기업이 자금 지원을 미끼로 사업 지분을 요구할 우려도 있다. 정부에서는 인구감소지역 시・군・구가 햇빛소득마을 투자를 신청하는 경우 지역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하여 마을공동체의 자기자본 부담을 완화해 주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둘째, 전력계통 연결 문제이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전력계통 포화로 인해 신규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를 받기가 어렵다. 일례로, 호남권은 전력 수요에 비해 전력 설비가 과다하게 공급된 상황이고, 과잉 전력을 기존 송전망이 충분히 수용할 수 없어 신규 발전사업 허가를 중단하고 발전사업자에 대한 출력제어도 시행하고 있다. 호남권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송전망 및 변전설비 확충을 추진 중에 있으나, 공사에 수 년이 걸리고 고압 송전선로에 대한 주민 반대로 공사 진척도 더딘 상황이다. 마을공동체가 태양광 사업을 위한 부지와 금융을 확보했더라도 계통 연결에 수 년을 대기해야 하면 발전사업이 불가능하다. 공동체 태양광 사업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하려면, 전력계통 우선접속을 제공해야 한다.
한편, 지자체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주민참여 및 개발이익공유제가 발전해왔다. 제주도는 2011년 풍력발전사업 허가 및 지구 지정 등에 관한 조례로 개발사업자가 ‘개발이익공유화 계획’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하였고, 2016년에는 ‘풍력자원 공유화기금’을 도입하여 풍력발전 사업자에게 매출액의 7% 또는 당기순이익의 17.5%를 기부받아 지역 에너지 복지에 사용한다. 전라남도 신안군의 경우, 2018년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관내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주민과 신안군이 발전소 설립 법인에 주식, 채권, 펀드 등으로 지분의 30% 이상 또는 총 사업비의 4% 이상 참여하도록 의무화하였다. 2021년 신안군은 주민참여형 태양광 발전사업 수익을 주민들에게 ‘햇빛연금’으로 배당하기 시작하였고,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도 농가 태양광을 확대하여 ‘햇빛연금’을 지급하고 주민이 주도하는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바 있다. 따라서, 햇빛소득마을 사업이 당장은 1MW 규모의 소규모 태양광 보급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대규모 프로젝트에 주민참여 및 이익공유를 의무화하여 농촌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햇빛연금 모델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Ⅳ. 법제도적 개선과제
햇빛소득마을 사업이 성공하려면 통합적 관점에서 법체계를 점검하고 정비해야 한다. 상기 사업모델 단계별 분석을 통해 도출된 법제도 쟁점을 중심으로 하여, 여기에서는 공동체 조직 관련 법제도, 태양광 부지 관련 법제도, 사업 수익구조 관련 법제도로 나누어 개선과제를 제시하겠다.
1. 공동체 조직 관련 법제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추진할 마을공동체 조직에 대한 법체계를 갖추고 사회연대경제 관점에서 조직의 활성화를 지원해야 한다.
우선, 햇빛소득마을 사업 주체인 마을공동체 조직의 법적 지위가 명문화되어야 한다. 현재 국회에 「마을공동체 활성화 기본법안」(박정현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208551)이 발의되어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법안 제2조(정의)는 마을공동체에 대해 읍・면・동 또는 통・리 등 지역 중심으로 생활하면서 경제를 공유하는 주민 등이 사회적・심리적 유대관계에 기반하여 자발적으로 구성한 모임, 단체 또는 법인 등으로 정의하였다.10) 그런데, 법안의 마을공동체 범위에 민법상 법인, 상법상 회사,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다양한 조직이 포함될 수 있어,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추진할 마을공동체의 적격성이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다. 마을공동체 조직이 아무런 제한없이 설립되면 주민자치회와의 중복, 마을 내 복수 조직 난립 등으로 주민 갈등 소지가 있다. 필자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추진할 마을공동체 조직은 공공성과 주민대표성을 갖춘 경우로 엄격하게 제한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차원에서 법안에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추진할 마을공동체 조직의 자격요건을 두거나 하위 법령에 위임하는 근거를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마을공동체 조직이 사회연대경제 원칙에 따라 운영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국회에 「사회연대경제기본법안」(윤호중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208562호)를 포함하여 8건의 법안이 발의되어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이와 관련, 현재 법안은 제2조(기본원칙)에 공동이익과 사회적가치 우선, 자율적・독립적 운영, 이해관계자 참여 및 민주적 운영, 이익의 사용과 배분, 상호 부조와 협력 등을 명시하고 있으나, 제3조(정의)의 ‘사회연대경제 조직’에는 이들 운영 원칙과 무관하게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자동적으로 포함되도록 규정하여 조직의 법적 지위와 성격이 모호한 문제가 있다(안수정・조성호, 2023). 사회연대경제를 활성화하는 관점에서, 사회연대경제 원칙을 준수하는 조직에 대한 인증절차와 제도적 혜택을 설계하고, 햇빛소득마을 사업과 연계하여 마을공동체 조직이 사회연대경제 원칙에 맞게 운영되도록 법안을 보완해야 한다.
2. 태양광 부지 관련 법제
마을공동체가 태양광을 설치할 부지를 스스로 확보하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각종 법령과 조례를 사업자 관점에서 재검토하여 개선해야 한다.
우선, 지자체의 이격거리 조례가 개선되어야 한다. 그간 이격거리 규제가 태양광 보급의 대표적인 걸림돌로 제기되어 왔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입법적 논의가 있어왔다.11) 그러한 배경 하에 지난해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신재생에너지법을 개정하여 이격거리 기준을 합리화한다는 방침을 정하였고, 국회에서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위원장 대안, 의안번호 2216797)」을 마련하여 지난 2.12일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신재생에너지법 제27조의3를 신설하여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이격거리 규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이다. 동 개정안이 시행되면, 햇빛소득마을의 사업 주체는 이에 근거하여 지자체에 이격거리 조례 개정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마을 단위에서 공공 유휴부지 발굴 및 활용이 용이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법 제26조는 국·공유재산을 태양광 사업에 수의계약으로 임대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현실에서는 타용도 임대에 따른 책임 소지로 일반경쟁을 선호하며, 영구시설물 여부, 개발제한구역 허가 등 법령의 엄격한 해석에 따른 소극적 관행이 여전하다. 신재생에너지법 제12조13(공영주차장의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의무화) 사례에서 보듯이, 공공 유휴부지에 대한 태양광 설치 의무를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영농형 태양광이 조속히 제도화되어야 한다. 국내 영농형 태양광은 2016년 오창에 15kW 설치를 시작으로 전국 92개소에서 시범단지 실증사업(총 7MW) 중에 있으며, 2018년 한국에너지공단의 영농형태양광 시범사업 시공 가이드라인, 2020년 농식품부의 영농형태양광 재배모델 실증지원사업 시행지침 등 태양광 시설기준과 하부 영농지침도 마련되어 있다(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2025.11.18). 국회에서 2021년부터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제정을 논의해왔고, 농식품부도 2024.4월 ‘영농형 태양광 도입전략’을 발표하여 제도화 방침을 밝힌바 있다.
현재 국회에 영농형 태양광 도입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 7건12)과 농지법 개정안 3건이 계류 중이며, 사업주체, 대상농지, 허가기간, 수익성 등에 대한 이견으로 통합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첫째, 사업주체는 농업인, 농업법인 및 주민조합 등이다. 농업인은 자경농을 기본으로 하며, 임차농에도 허용할지, 농업법인 요건은 어떻게 할지 등이 검토된다. 둘째, 대상농지는 원칙적으로 농업진흥구역 이외 농지이며, 농업진흥구역에도 조건부 또는 특례로 허용될 수 있다. 셋째, 일시사용허가 기간은 기존 8년에서 23년으로 늘린다. 농지 지목을 유지한 상태에서 일시사용허가를 통해 발전 사업을 수행하고 사업이 종료되면 원상복구한다. 넷째,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공익직불금 지급, 시설자금 융자, REC 가중치 등이 논의된다. 우선적으로 합의 가능한 내용을 중심으로 특별법의 조기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
3. 사업 수익구조 관련 법제
햇빛소득마을의 태양광 사업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이익을 주민들에게 환원하도록 법제도를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우선, 전력 판매 수익이 비용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정부는 RPS 제도를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관리 및 정부 중심의 계약시장제도로 개편한다는 방침이고, 국회에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김정호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215929)이 발의되어 있다. 현행 RPS 제도 하에서 발전 수익(SMP+REC×가중치)이 kWh당 150~200원 수준으로 안정적이지만, RPS 개편으로 소형 태양광 사업자도 현물시장에서 장기 계약시장으로 이동하게 되면 수익구조가 달라진다. 제도 전환 과정에서 마을태양광 사업에 대한 별도의 수익보장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햇빛소득마을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전력계통 접속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기사업법 제20조는 송배전 사업자가 전기설비를 사업자에게 차별없이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특정 사업자에게 망이용 우선권을 부여하기 어렵다.13) 이를 감안, 정부는 수도권 등 계통여유지역을 중심으로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우선 시행하고, 계통부족지역에는 배전망 ESS 보급사업(2026년 1,196억 원)을 활용하여 장주기 ESS(배터리용량 5시간) 구축과 연계한 계통 연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와 여당은 마을공동체 태양광 등 공익성이 높은 사업에는 전력계통 우선접속을 인정하는 법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국회에 「전기사업법 개정안」(김주영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216259) 및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개정안」(김주영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216260)이 발의되어 있다. 전기사업법 제20조제1항 및 분산에너지법 제16조제3항 단서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는 공익적 목적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대해 다른 사업자에 우선하여 전기설비에 접속하도록 허용하는 근거를 추가하는 내용이다.
Ⅴ. 맺음말
햇빛소득마을은 태양광을 지역 공동체의 공유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를 활용한 공동체 재생에너지 사업을 운영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마을공동체 복지에 투자하거나 주민들에게 배당하는 사업모델이다. 단순히 재생에너지 보급 차원을 넘어,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위기에 처한 농촌지역 경제의 자립 기반을 제공하고 지역 주도 에너지 전환을 실현하는 혁신적 기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본고는 사회연대경제 및 자산기반 지역개발 이론을 공동체 재생에너지에 접목하여 통합적 시각에서 접근하였다. 이론적으로 사회연대경제, 자산기반 공동체개발, 공동체 재생에너지에 기반하여 햇빛소득마을 사업모델을 설계하고, 사업 단계별 법제도 현황과 실무 적용상 쟁점을 분석하여 법제도적 개선방향을 제시하였다.
햇빛소득마을 사업모델은 사회연대경제 조직화, 공동체 자산 확보 및 사업화, 수익・비용 구조 설계의 세 단계로 구분된다. 첫번째 단계는 마을공동체가 자발적으로 공동체 조직을 구성하고, 지자체를 통해 햇빛소득마을 지정을 신청하는 것이다. 조직의 설립 비전과 운영 목적에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사회연대경제 조직이 사업을 주도하도록 하며, 햇빛소득마을 지정이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는 마중물이 되도록 해야 한다. 두번째 단계는 공동체 자산으로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부지를 확보하고 인적・사회적 자원을 연결하며 사업 파트너와 협력관계를 통해 각종 인허가를 추진하는 작업이다. 전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마을공동체가 스스로 공동체 자산을 인식하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이격거리 규제 예외, 국・공유지 및 공공시설 사용허가 및 대부계약 활성화, 영농형 태양광 제도화 등이 필요하다. 세번째 단계는 경제성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수익-비용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마을공동체가 현행 태양광 발전사업 지원제도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초기 시설자금 자부담 완화, 전력계통 우선접속 제공 등을 검토해야 한다. 종합하면, 마을공동체 조직 법제화 및 활성화, 이격거리 규제 개선, 영농형 태양광 제도화, 전력계통 우선접속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마을공동체 기본법, 사회연대경제 기본법,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신재생에너지법, 전기사업법 및 분산에너지법 등의 제・개정 작업이 통합적 시각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한편, 이번 햇빛소득마을 정책이 1MW 규모의 마을태양광 확산에 그치면 안되고, 농촌 햇빛연금 실현을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필자는 3단계 전략 로드맵 수립을 제안한다. 1단계는 마을공동체 주도로 공공부지에 1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정책금융으로 재원을 조달하며, 수익을 마을공동체 조직을 통해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이다. 2단계는 마을 공동 농지에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여 발전사업 규모를 3MW 내외로 확장하고, 전동 농기계를 활용한 공동 영농으로 전환되며, 수익의 현금배당을 도입하는 ‘햇빛영농마을’이다. 3단계는 마을주민 주택에 지붕 태양광 및 개인 농지에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여 태양광 규모를 5MW 이상으로 확대하고, 마을 냉난방 전기화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한 분산에너지를 구축하여 에너지 자립을 달성하며, 수익을 통해 기본소득을 실현하는 ‘햇빛자립마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