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2. 연구의 내용과 방법
Ⅱ. 해상풍력법에 따른 시나리오 설계
1. 해상풍력법상의 예비지구
2. 연구 설계
Ⅲ. 분석 결과
1. 시나리오별 예비지구 가능해역 변화
2. 규제요인에 대한 우려사항
Ⅳ. 요약 및 결론
Ⅰ. 서 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국제에너지기구는 2024년 세계에너지전망 보고서를 펴내면서, 전 세계 에너지 시스템은 빠른 속도로 ‘전기의 시대(age of electricity)’로 진입하고 있다고 봤다(IEA, 2024.10.27). 과거 석탄과 석유의 시대를 지나 전기를 생산하는게 가장 중요한 에너지 수요가 되었다고 본 것인데, 해상풍력은 대규모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앞으로도 전기 에너지 공급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말 기준으로 해상풍력발전의 전 세계 설치 용량은 83.2GW에 달한다(Williams et al., 2025.06.25). 지역별로는 중국이 전 세계 누적 용량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만,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흥 시장들이 대규모 입찰과 정책 정비를 통해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자본 비용 상승이나 복잡한 인허가, 계통 연계 지연 등의 어려움도 있는 것도 사실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CfD(Contracts for Difference) 경쟁입찰을 통해 해상풍력 보급을 확대해 왔으며, 최근 Allocation Round 7 결과에서 대규모 용량의 해상풍력 단지가 계획되는 등 정책 추진이 지속되고 있다(DESNZ, 2026.02.10). 과거 가장 빠르게 해상풍력을 확대한 영국은 정부와 준정부 기구인 크라운 이스테이트(The Crown Estate)가 주도하여 해상풍력발전단지를 단계별로 나누어 지정하고 있으며(Jaspert, 2023, 2024), 현재 Round 7이 진행 중이다. 또한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대만, 일본 등 다수의 국가에서 정부가 주도하여 해상풍력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이유봉, 2015).
우리나라 역시 해상풍력 활성화와 에너지 전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2038년까지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등) 총 121.9GW의 전력 보급을 목표로 제시했다(전력산업정책과, 2025). 가장 최근인 2025년 12월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친 끝에 「해상풍력 기반시설(인프라) 확충 및 보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매년 4GW의 해상풍력 시설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풍력정책과, 2025). 이를 위해 해상풍력 지원시설을 확대하고, 금융조달을 지원하며, 복잡한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상풍력 확대에 대한 정책 의지를 정부가 여러 차례 국가 계획을 통해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전기사업법」 체계에서는 입지에 대한 사전 고려나 수용성 부족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할 수 없었다. 이에 국회는 해상풍력사업 추진에 필요한 제도적 대안을 담은 별도의 법 제정을 시도했는데, 2021년 김원이 의원이 대표 발의했던 「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안」을 시작으로 총 11건의 의안이 제안되었다. 최종적으로 2025년 3월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2026. 03.17)」(이하 해상풍력법)이 제정되었으며, 2026년 3월 26일부터 시행되었다.
해상풍력법에서는 해상풍력 발전을 촉진하면서도, 체계적인 개발・시행을 위해 예비지구와 발전지구로 단계를 나누어 입지를 접근하고(「해상풍력법」 제14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민관협의회’ 구성을 의무하했다(「해상풍력법」 제17조), 이밖에 환경성평가 실시(「해상풍력법」 제26조), 인허가 의제(「해상풍력법」 제27조), 항만시설 등의 지원(「해상풍력법」 제40조), 수산업 등의 지원(「해상풍력법」 제41조) 등 다양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해상풍력법에 여러 정책적 고려가 포함되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사전에 해상풍력발전이 가능한 입지를 정부가 주도하여 발굴하고, 이 과정에서 관련된 부처와 지역민의 검토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전기사업법」이 선(先) 발전사업 허가 이후, 관련 부처와의 인허가 과정을 거쳐 허가받은 입지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는 측면에서 해상풍력법은 다른 접근을 보여준다(백옥선, 2025). 즉, ‘계획입지’라는 개념을 통해 발전사업자를 선정하기 전에 해당 입지가 해상풍력에 적절한지를 검토하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실제 해상풍력 발전이 가능한 공간적 범위를 우리 해역의 여건을 고려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제주 및 서남해권을 대상으로 한 다기준 입지선정 연구들에서는 보전・이용・기술 조건을 종합하여 갈등을 완화하려는 기준체계를 제시해 왔다(Kim et al., 2013, 2016, 2018). 다만 해상풍력법에서 규정한 예비지구 지정요건을 중심으로 규제요인을 체계적으로 공간화하고, 그 누적 적용에 따른 발전 가능 면적 변화를 시나리오로 비교・계량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며, 어느 정도의 해역이 해상풍력 예비지구로서 가능성을 지니는지에 대해서는 기존의 정책과 연구에서 아직 명확히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해상풍력과 같이 정부와 주민과의 갈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될 수 있는 정책의 경우 정보 공유와 소통의 기회 제공이 선행되어야 한다(최민규, 2023; 이슬기 외, 2024; 최민규, 2024; 배정생, 2025).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해상풍력법의 시행 전에 규제조건을 공간적으로 반영하여 예비지구 가능 지역의 실제 공간적 범위와 면적을 정량적으로 확인하고, 이러한 입지선정의 흐름을 제도적 프레임으로 재구성하여, 예비지구 지정 단계에서 우선 검토・협의해야 할 제약요인을 도출하는 데 초점을 둔다.
또한 본 연구는 해상풍력법상 예비지구 선정요건을 공간적으로 구현하여, 규제요인의 누적 적용이 해상풍력 예비지구 가능구역을 어떻게 제약하는지 정량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기존 해상풍력 입지평가 분야에서는 다양한 제약 요인(레이어)을 공간적으로 중첩하여 후보지를 스크리닝하고, 제약요인의 정의・자료 출처・해상도・갱신주기 등을 명시함으로써 재현가능성을 확보하는 접근이 표준적으로 활용되어 왔다(김지원 외, 2025; Peters et al., 2020). 일부 연구에서는 해양공간에서의 다중 이용을 반영하기 위해 제약요인을 일괄 배제하기보다는 ‘엄격 배제’와 ‘협의・조정 가능’ 제약으로 구분하여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틀을 제시하기도 했다(Schillings et al., 2012).
국내외에서는 해상풍력 입지평가를 위해 GIS 기반의 공간중첩・스크리닝 접근이 널리 활용되어 왔다. 국내 선행연구는 경제성 평가나 다기준 평가를 통해 해상풍력 적지를 도출하고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데 주로 초점을 두었으며(Kim et al., 2013, 2016), 해외에서는 해양공간계획(Marine Spatial Planning, MSP) 관점의 의사결정지원체계(Decision Support System, DSS)나 아틀라스 구축 등을 통해 환경・이용 제약을 반영한 잠재량을 제시해 왔다(Schillings et al., 2012; Peters et al., 2020). 다만 이러한 연구들은 특정 국가의 법령 및 제도가 규정한 ‘예비지구 지정요건’을 기준으로 규제요인을 체계적으로 공간화하고, 그 누적 적용에 따른 가능면적 변화를 시나리오로 정량 비교하여 제도 시행 초기의 정책 판단 근거로 제시하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해상풍력법상 예비지구 지정요건을 공간적으로 구현하고, 격자 기반 시나리오 비교를 통해 다층 규제요인의 중첩이 해상풍력 공급가능 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사전적으로 계량함으로써 예비지구 지정의 검토범위 설정과 협의 의제 도출에 활용 가능한 실증 근거를 제시한다.
본 연구는 해상풍력법상 예비지구 지정요건에 해당하는 규제요인을 1′ 격자 기반 공간분석으로 구현하고, 수심 기준(-60m/-200m)과 계통연계 거리 기준(75km/150km)을 결합한 4개 공간 시나리오와 법・정책 규제요인의 단계적 적용을 반영한 4개 시나리오(총 16개 조합)에서 예비지구 가능면적(km2)의 변화를 정량 비교한다. 해양공간은 다양한 이용과 규제가 중첩되는 ‘혼잡한(crowded)’ 공간이므로, 제약요인의 반영 순서와 누적 적용 여부에 따라 가능구역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Putuhena et al., 2023). 이에 본 연구는 예비지구 지정 요인을 시나리오 누적 방식으로 적용함으로써 제도 시행 이전 단계에서 예비지구 지정 논의에 필요한 기초 계량근거와 주요 병목 요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결과는 예비지구 지정의 검토범위 설정과 협의 우선순위 도출, 계통연계 검토의 선제적 연계, 이해관계 조정 전략 설계에 실증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 연구의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1) “법정 규제, 항행, 조업, 군사훈련 요인의 누적 적용은 예비지구 가능면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2) “규제요인별 영향은 어떻게 다른가?”
2. 연구의 내용과 방법
본 연구는 해상풍력 예비지구의 공간적 가능 범위를 규명하기 위해 시나리오 기반의 분석을 수행한다. 먼저, 고정식(fixed-bottom)과 부유식(floating) 해상풍력의 기술적 특성을 고려하여 수심 범위와 변전소로부터의 거리 특성을 구분한다. 이어서 해상풍력법의 예비지구 선정 조건에 따른 법적 규제요인(보호구역, 해양보전구역 등)을 반영하고, 사회적 규제요인이라 볼 수 있는 항로, 어업 활동(조업 밀도), 군사 활동(사격 훈련구역) 등을 추가하여 정책적 시나리오를 설정한다.
본 연구의 특징은 시나리오를 설정했다는 점 자체보다, 해상풍력법상 예비지구 규제요인을 격자 기반 공간분석으로 실증적으로 구현하여 시나리오별 가능면적 변화를 정량 비교함으로써 예비지구 지정 논의에 활용 가능한 정책판단의 근거를 제시한다는 데 있다.
각 시나리오는 법정 최소 요건만 반영한 기본 시나리오에서부터, 모든 사회적 규제요인을 확대 적용한 시나리오까지 단계적으로 구분된다. 이를 통해 규제요인의 누적적 적용이 예비지구 가능해역의 면적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분석하고, 모든 규제요인을 동시에 수용할 경우 나타나는 정책적 한계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Ⅱ. 해상풍력법에 따른 시나리오 설계
1. 해상풍력법상의 예비지구
해상풍력법은 해상풍력발전입지의 계획적인 조성을 통하여 해상풍력 보급을 촉진하고, 해상풍력산업의 발전과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다. 또한 해양공간의 공공성을 고려한 균형 있는 개발・활용을 통하여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실현에 이바지하고, 해상풍력산업의 경쟁력 강화, 국가・에너지 안보 및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제정되었다.
해상풍력법에 따르면 해상풍력 예비지구는 국무총리 소속의 해상풍력발전위원회가 지정・해제하며, 발전지구 지정, 해상풍력발전사업자의 선정, 실시계획의 승인 등 해상풍력발전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해상풍력법」 제6~10조). 또한 예비지구 및 발전지구의 지정을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과 해양수산부장관이 풍황, 어업활동, 환경・해양환경 등의 신속한 수집・분석을 위하여 공동으로 해상풍력입지정보망을 구축・운영해야 한다(「해상풍력법」 제12조). 그리고 해상풍력법은 해상풍력발전단지의 입지에 대해 해상풍력입지정보망을 활용하여 해상풍력발전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예비지구를 지정(「해상풍력법」 제14조) 하도록 하고 있으며, 그 조건은 다음과 같다.
「해상풍력법」 제14조 제1항
1. 해상풍력발전에 적합한 풍황을 보유할 것
2. 어업활동에 영향이 적을 것
3. 해상교통상의 안전 확보에 장애가 되지 아니할 것
4. 항만・어항의 이용과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아니할 것
5. 해양환경・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
6. 군사작전의 수행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
7.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출 것
예비지구는 풍력발전을 위한 기술적 조건(풍황), 입지적 요건(기존 이용행위), 환경적 조건만 고려되었으며, 계통연계 등 발전을 위한 전기공학적요건, 경제성, 산업 생태계 고려는 다음 단계인 발전지구의 조건에서 정의하고 있다(「해상풍력법」 제19조).
<표 1>을 통해 예비지구의 각 조건에 대응하는 법령과 공간적 영역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으며, 법적 규제는 아니지만 기존 이용행위로 인해 사회적・제도적 협의가 요구되는 정책적 규제요인을 별도로 구분하였다.
<표 1>
해상풍력법에 기반한 규제요인
| 구 분 | 법・제도적 규제 | 비법적 규제 | |
| 근거법률 | 데이터 | 데이터 | |
| 풍황* | - | - | - |
| 어업활동 | 「수산자원관리법」 | 수산자원관리수면 | 조업밀도 |
| 해상교통 |
「해사안전법」 「선박교통관제에 관한 법률」 「항로표지법」 | 법정 해상교통로 | 해상교통로 |
| 항만・어항 |
「어촌어항법」 「항만법」 |
국가어항 어촌정주어항 소규모어항 지방어항 무역항 연안항 마리나항 | - |
|
해양환경・ 생태계 |
「독도 등 도서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무인도서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연안관리법」 「자연유산법」 「국가유산기본법 「습지보전법」 「해양생태계법」 「자연공원법」 |
특정도서 절대보전 및 준보전무인도서 연안침식관리구역 세계유산지구 국가유산 해양보호구역 국・도・군립공원 생태경관보전지역 생물권보전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연안습지보호지역 | - |
| 군사작전 |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 군사기지, 군사보호구역 | 해상사격훈련구역 |
| 기타 |
「골재채취법」 「해양조사 및 관측에 관한 법률」 「국가공간정보기본법」 「해상풍력법」 |
골재채취단지 종합해양과학기지 기존 해상풍력 발전사업허가단지** | - |
* 풍황 조건의 경우 Global Wind Atlas(https://globalwindatlas.info/en/)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경우 해상풍력 터빈이 위치하는 고도 약 100m에서의 풍속이 6.5m/s 이상으로 해상풍력 설치에 대체적으로 적합하기에 규제요인으로 반영하지 않음
2. 연구 설계
1) 연구의 공간적 범위와 설계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우리나라 해역의 지정학적 범위와 경계를 고려하여 지정하였다. 북쪽으로는 「어선안전조업 및 어선원의 안전・보건 증진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동・서 조업한계선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남쪽으로는 한일어업협정에 따른 한일중간수역의 외곽선을 기준으로 하였다. 동서의 범위는 시나리오에 따른 수심과 거리를 기준으로 범위를 설정하였다.
규제요인들을 공간적 범위를 반영하고 계산하는 과정에서 동일한 기준과, 원활한 비교를 위해 분석 범위를 1′크기(약 1해리 ≒ 1,852m)의 격자로 일정하게 분할하였다. 1′ 격자는 해상 공간계획 및 해양환경・이용 자료가 갖는 공간적 불확실성과 해상풍력 입지 검토의 ‘1차 스크리닝’ 목적을 동시에 고려할 때, 과도한 세밀화로 인한 계산 부담을 줄이면서도 제약요인의 공간적 중첩 패턴을 안정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상 규모의 분석 단위로 판단된다. 또한 규칙 격자 기반의 스크리닝은 다양한 제약 레이어(보전구역, 항행, 어업, 군사 등)를 동일한 공간 단위에서 중첩・비교할 수 있어 시나리오 간 결과의 비교가능성과 재현가능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Peters et al., 2020). 이러한 격자 기반 잠재량 평가 및 의사결정 지원 접근은 해외 해상풍력 입지평가에서도 널리 활용되어 왔다(Schillings et al., 2012). 다만 경위도선을 기준으로 하는 공간적 단위이기에 각 격자의 면적은 위도에 따라 조금 다르며, 부산 주변(35°N)에서는 약 2.81km2, 서울 주변(37°N)에서는 약 2.74km2 정도의 미세한 차이가 있다.
2) 공간적 시나리오 설정
고정식과 부유식 해상풍력의 특징과 현재 기술적 한계를 고려하여 수심과 변전소로부터의 거리를 기준으로 4가지의 공간적 시나리오로 구분하였다. 먼저 수심이 60m보다 깊으면 고정식 해상풍력의 설치가 적절하지 않으며, 그 이상은 부유식 해상풍력이 적합한 해역으로 가정하였다(Li et al., 2016). 부유식 해상풍력의 최대 수심 범위는 일반적으로 수심 200m에서 경제성을 가지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Bayati et al., 2015; Lin et al., 2021).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최대 수심 200m 이내에서 수심 60m를 기준으로 0m에서 60m 사이를 ‘고정식 해상풍력’, 0m에서 200m 사이의 ‘고정식+부유식 해상풍력’의 2가지 범위로 설정하였다.
또한 해상풍력 단지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육지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육상변전소로부터의 거리 또한 중요한 공간적 변수이다. 따라서 해상풍력 발전 단지가 건설되었을 경우 현시점의 기술로 육지의 변전소로 직접 연결된다고 가정했을 때의 가능 거리를 75km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현시점에서는 기술적・시간적 어려움으로 인해 해상풍력법 시행 직후 바로 적용이 어렵지만 향후 단계에서 고려 할수 있도록 해상변전소를 추가로 설치 했을 상황을 가정하여 150km의 거리를 추가로 가정하였다. 따라서 육상변전소로부터의 거리 0km에서 75km를 ‘현재 가능 범위’, 육상변전소로부터의 거리 0km에서 150km 사이를 ‘해상변전소 추가 시 가능 범위’로 구분하였다. 수심과 계통연계 거리는 시공성 및 연계 비용과 직결되는 대표적 공학・시스템 제약으로, GIS 기반 해상풍력 잠재량 평가에서 핵심 변수로 반복적으로 활용되어 왔다(Cavazzi and Dutton, 2016)
위와 같은 수심과 변전소로부터의 거리의 2가지 변수를 조합하여 총 4가지 공간적 시나리오를 설정하였다. 현시점에서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수심 60m, 변전소로부터의 거리 75km(시나리오 A)부터 수심 200m, 변전소로부터의 거리 75km(시나리오 B)와 수심 60m, 변전소로부터의 거리 150km(시나리오 C), 마지막으로 가장 장기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수심 200m, 변전소로부터의 거리 150km(시나리오 D)의 4기지 공간적 시나리오를 구성하였다([그림 1]).
3) 법・정책적 시나리오 설정
해상풍력법에서 제시한 예비지구 선정의 조건에 따라 법・정책적 시나리오를 설계하였다. 해당 조건에 요인별로 해역과 겹치는 분석범위를 배제(exclusion)하는 방식으로 설계하였다. 법・정책적 규제요인 유형에 따라 시나리오를 구축하였으며, 먼저 법령에서 다른 이용행위가 제한되는 법・제도적 규제요인만을 배제하는 경우를 기본 시나리오 0으로 규정하였다.
이후 기존의 해상풍력법 연구에서 법 시행 이후 쟁점의 가능성이 높은 요인들을 고려하여 시나리오 0에 더해 항행의 밀도가 높은 지역(해상교통로1); 제1광역항로, 제2광역항로, 지선항로)을 추가로 배제하는 ‘법・제도+항행’의 시나리오 1(해사안전정책과, 2025), 어업활동을 고려하여 분석지역 내 조업밀도가 높은 상위 20% 해역을 추가로 배제하는 ‘법・제도+항행+조업’의 시나리오 2, 군사활동을 고려하여 해상사격훈련구역을 추가로 배제하는 ‘법・제도+항행+조업+군사훈련’의 시나리오 3을 설정하였다. 이와 같은 규제요인의 누적적 적용은 단계별로 해양수산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해상풍력발전위원회가 협의하는 현실적 협의 순서를 반영하고자 하였다([그림 2]).
4가지 공간적 시나리오와 4가지 법・정책적 시나리오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총 16가지 시나리오를 구성하였으며, 이에 따른 규제요인의 배제와 해상풍력 예비지구의 면적 변화를 GIS 이용해 분석하였다. 다만 본 연구의 ‘배제’는 법정 규제・정책적 제약을 동일한 공간 레이어로 구현해 1차 스크리닝을 수행하기 위한 연산적 처리이며, 실제 정책 집행 과정의 ‘협의・조정 가능성’을 부정하는 의미가 아니라, 제약의 공간적 범위와 중첩을 보수적으로 가시화하는 절차적 선택이다.
Ⅲ. 분석 결과
1. 시나리오별 예비지구 가능해역 변화
본 연구에서 설정한 시나리오에 따른 예비지구 가능해역의 범위와 면적은 다음의 [그림 3] 및 <표 2>와 같다. 시나리오 A의 경우 법・제도적 규제요인만 배제하였을 때(시나리오 A-0) 육지와 가까운 지역이 주로 제외되기에 서해와 남해 일부 지역에서 예비지구 가능해역이 나타난다. 시나리오 A-1과 시나리오 A-2의 해역을 비교하였을 때 법・제도적 규제요인 및 항행 밀집지역과 조업밀도가 높은 지역이 남해안에서 중복되는 경향이 있어 감소 되는 면적이 크지 않다. 반면 시나리오 A-3의 경우 해상사격훈련구역이 추가적으로 제외되면서 서해의 대다수 지역이 제외되며 최종적으로 인천, 전북 앞 바다의 영역과 전남 서남해의 일부 해역만 남게 된다. 현시점에서 모든 규제요인을 고려하였을 때 고정식 해상풍력이 가능한 지역은 시나리오 A-3의 해역이고 면적은 총 8,779km2으로 시나리오 A전체 면적의 19.2%에 해당한다.
시나리오 B-0의 경우 시나리오 A-0에 비해 남해안 지역이 크게 확장되었다. 시나리오 B-1과 시나리오 B-2의 해역에서 특히 조업 밀도가 높은 경남 주변의 해역이 제외된다. 시나리오 B-3에서 마찬가지로 서해안 영해 안쪽의 대다수 해역이 제외된다. 시나리오 B-3의 결과는 시나리오 A-3와 유사하나 남해 일부 지역과 강원, 경북의 일부 지역, 울산 앞의 동남해 해역이 추가되었다. 해당 지역은 현시점에서 고정식 및 부유식 해상풍력이 가능한 지역이며 면적은 16,369km2으로 시나리오 B 전체면적의 23.3%이다.
시나리오 C의 경우 시나리오 A와 큰 차이가 없다. 변전소와의 거리가 늘어나면서 추가된 해역과 해상사격훈련구역이 크게 중복되면서 시나리오 C-3부터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시나리오 C-3에서 최종적으로 인천 먼바다도 예비지구 가능해역으로 나타나는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해상변전소가 추가된다면 고정식 해상풍력은 시나리오 C-3에 따라 인천 먼바다 까지 가능하다. 이때 해상풍력 가능 해역의 면적은 10,080km2으로 시나리오 C 면적의 20.0%에 해당하여 시나리오A와 크게 차이가 없다.
마지막으로 시나리오 D의 경우 고정식과 부유식, 해상변전소 추가 여부를 모두 고려한 결과이다. 시나리오 D-0에서 육지와 가까운 지역을 제외한 대다수의 해역이 포함되며, 전체 면적대비 예비지구 가능해역의 면적의 비율이 84.9%로 다른 공간적 시나리오에 비해 감소율이 높지 않다. 시나리오 B와 유사하게 시나리오 D-1과 시나리오 D-2에서 조업밀도가 높은 경남 주변의 해역이 제외된다. 이는 제주 주변의 해역도 동일하다. 시나리오 D-3에서 해상사격훈련구역으로 인해 서해의 대다수 해역과 경남의 남해 해역이 대다수 배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 D-3에서 최종적으로 서남해의 대규모 해역이 예비지구 가능해역으로 남아 있으며, 인천, 충남, 전북의 먼바다와 울산의 동남쪽 해역도 가능하다. 즉 시나리오 D-3를 기준으로 해상풍력 가능 해역의 면적은 43,164km2이며 시나리오 D 전체면적의 34.2%로 가장 넓은 면적을 보인다. 다만 이 가능 해역의 대부분은 영해 바깥에 위치해 있어 부유식 해상풍력과 해상변전소 추가가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표 2>에서 제시한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예비지구의 입지가 아닌 예비지구 가능해역을 배제의 방식으로 도출한 것이다. 또한 단순 배제의 방식이기에 가능해역이 이산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건설에는 부적합한 영역도 존재한다. 이처럼 도출된 모든 해역에서 해상풍력 발전이 가능하지는 않기에 실제 해상풍력단지 가능해역은 본 연구에서 제시한 최대 영역보다 적을 것이다.
<표 2>
시나리오별 예비지구 가능해역 면적 및 전력 생산량
2. 규제요인에 대한 우려사항
1) 해상사격훈련구역의 과도한 영향
<표 2>의 분석영역의 전체 면적 대비 시나리오별 면적 비율의 감소 폭을 살펴보면, 법・정책적 시나리오 3의 해상사격훈련구역이 반영된 규제요인이 모든 공간적 시나리오에서 감소 폭이 가장 크다. 공간적인 범위에서도 서해의 영해 내 대다수 해역이 제외되기에 영향력이 매우 크다. 특히 해상사격훈련구역에서 모든 시기에 훈련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해당 영역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해상풍력발전위원회에서 국방부와의 협의를 통해 해상사격훈련구역을 조정한다면 현시점에서 바로 영해 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고정식 해상풍력단지의 건설이 가능할 것이다.
추가로 레이더 기지와 같이 정확한 위치가 군사적 보안 문제로 인하여 공개되지 않지만 해상풍력 시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군사적 시설이 존재하므로 실제 해상풍력 예비지구의 선정 단계에서 제외되는 해역이 추가로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2) 주민 수용성의 범위와 지역 균형
시나리오 B-2와 시나리오 D-2의 경남 주변 해역에서 조업밀도의 영향이 크다. 해당 해역에 해상풍력 예비지구를 선정한다면, 조업 행위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에 어민들과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신안군처럼 ‘바람 연금’을 통해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으로 얻는 수익을 지역 주민에게 연금 형식으로 지급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사업성의 문제와 전력 소비자에게 과중 부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안고 있다. 해상풍력발전단지 주변 해역에서의 조업 활동이 완전하게 제한되는 것은 아니므로 예비지구 선정 및 발전지구 건설 단계에서 지역 주민 및 조업 행위자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어민 및 어업 종사자와의 공간갈등은 해상풍력 확대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핵심 이슈로 보고되며(Szostek et al., 2025), 예비지구 지정 단계에서부터 어업 관련 제약을 ‘협의 의제’로 구조화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또한 고정식 해상풍력단지만을 고려한다면 동해안에 위치한 강원, 경북, 울산, 부산에서는 해상풍력 예비지구 가능해역이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같이 고려해야 하지만, 이 경우 기술적・경제적 문제로 인해 예비지구 선정 과정에서 후 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해당 지역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지역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과 빠른 대체에너지 전환을 위해서, 부유식 해상풍력 도입을 계속해서 고려해야 할 것이다.
3) 변전소 전력수요 고려
모든 규제요인을 제외한 시나리오에서 전남 일부 해역에서 예비지구 가능해역이 나타난다. 그러나 전력거래소의 26~30년 권역별 수용여유용량의 발표에 따르면 전남지역에 위치한 변전소의 전력 여유 용량은 매우 부족하므로2), 해상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육상 계통에서 수용하기 어렵다. 이는 법・제도상 입지 가능성이 확보되더라도, 계통 수용 제약이 존재할 경우 실제 사업화가 지연되거나 출력제한의 위험이 커져 개발의 실현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계통 보강과 인허가에는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예비지구 지정 단계에서부터 대상 해역의 계통 연계 경로와 수용 여건을 함께 점검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따라서 여유 용량이 있는 인근 지역으로 해저케이블을 연계하는 방안, 변전소 증설・신설 및 송전선로 보강 등 계통 강화 계획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산업단지・데이터센터 등과의 연계를 통한 지역 수요 기반 확충, 전력계통 운영기관과의 협의에 근거한 접속 가능 용량의 사전 공표 등도 예비지구 지정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보완책이 될 수 있다. 해상계통계획 관련 선행은 해저케이블 부설 제한구역 등 공간 제약을 계획 단계에서 명시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며(Tao and Jiang, 2024), 입지 가능성과 계통 연계 가능성의 정합성이 사업 실현가능성을 좌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예비지구 및 발전지구의 지정은 공간적 가능성뿐 아니라 계통 수용 및 수급 안정성까지 연동해 추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선제적 전력수급 대응체계가 요구된다.
Ⅳ.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해상풍력법의 예비지구 지정요건이 실제 해역에서 해상풍력 개발의 공급가능 공간을 어느 정도 제약하는지에 대한 사전적・정량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해상풍력법상 예비지구 지정요건에 해당하는 입지 규제요인을 공간적으로 구현하고, 전국 해역을 1′ 격자로 구분한 뒤 수심 기준(-60m/-200m)과 계통연계 거리 기준(75km/150km)을 결합한 4개 공간 시나리오와 법・정책 규제요인의 누적 적용을 반영한 4개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총 16개 조합에서 예비지구 가능면적의 변화를 비교・평가하였다.
분석 결과, 규제요인의 누적 적용은 예비지구 가능면적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규모는 최소 8,779km2(19.2%)까지 축소되었다. 특히 항행 및 군사훈련 요인을 반영할 경우 가능면적 감소 폭이 두드러져, 예비지구 지정 과정에서 해당 요인이 사실상 주요 병목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항로 및 군사구역과 같은 정책기반 배제요인은 해외의 대규모 해상풍력 잠재량 평가에서도 핵심 제약으로 반복적으로 고려되어 왔으며(von Krauland et al., 2023), 본 연구에서 항행 및 군사훈련 요인이 가능면적을 크게 감소시킨 결과는 이러한 경향과 부합한다. 이는 예비지구 지정요건의 공간적 적용이 단순한 “적합/부적합” 판단을 넘어, 규제요인의 중첩 구조에 따라 공급가능 공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제도 시행 초기 단계의 정책 운영 측면에서 다음의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예비지구 지정 과정에서 항행 및 군사훈련 관련 제약은 초기 단계에서 우선적으로 검토・협의되어야 할 핵심 의제로 설정될 필요가 있다. 가능면적 감소에 대한 기여가 큰 제약요인을 초기에 확정하지 못할 경우, 후보지의 반복적 재검토와 이해관계 조정 지연으로 인해 행정・사회적 비용이 확대될 수 있다. 둘째, 본 연구의 공간적 적용 결과는 예비지구 지정의 검토범위 설정과 스크리닝 기준 정립에 활용될 수 있다. 즉, 다층 규제요인의 공간적 중첩을 계량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후보 해역의 탐색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협의가 필요한 쟁점을 선제적으로 도출하는 데 기여한다. 셋째, 규제요인의 공간화와 동일 기준 적용은 이해관계자 간 논의를 정성적 주장 중심에서 계량 근거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는 예비지구 지정 절차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협의・조정 과정에서 요구되는 정보의 범위와 우선순위를 명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본 연구에서 도출한 가능면적은 예비지구 지정의 1차 스크리닝 결과로서, 실제 예비지구를 선정하고 개발계획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는 보다 정교한 입지기반 분석이 병행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공간적 적합성이나 우선순위를 도출할 수 있는 해양환경 및 생태계, 해상교통 안전성, 어업활동의 공간적 특성, 수심 및 풍속 등의 자연적 요인, 경제성 및 지역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다기준 평가가 요구된다. 또한 일부 정책적 규제요인은 자료의 기준・갱신주기 및 공간적 정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제도 운영 과정에서 데이터의 지속적 관리와 기준의 명확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본 연구는 해상풍력법에서 규제요인의 공간적 중첩이 해상풍력 공급가능 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사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예비지구 지정의 검토범위 설정과 협의 의제 도출 등 초기 정책 의사결정에 필요한 기초 근거를 제공한다.





